만약,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어느 때로 돌아가고 싶을까?
영화 '어바웃타임(About Time)'을 보면서 생각했다. 그러자 바로 과거에 후회했던 선택의 순간들이 떠오르며 그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는 돌아가지 않기로 했다. 사실, 돌아갈 수도 없고. ^^:
여자친구가 없어서 고민인 주인공 팀(돔놀 글리슨)은 성인이 되던 날, 아버지(빌 나이)로부터 놀라운 비밀을 듣게 된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로부터 내려오는 집안 남자들만의 비밀, 즉 과거의 원하는 순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벽장같이 어두운 곳에서 두 손을 꼭 쥐고 과거의 특정 순간을 떠올리면,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 팀은 그 사실을 알고 아쉬운 순간들이 있을 때 마다 과거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그래서 다시 한번씩 살게 되는 삶. 과거로 돌아가서 다른 선택을 하는 순간, 그가 다시 돌아온 미래는 변해있었다.
당연한 결과지만, 과거 선택을 다르게 하면 미래는 변할 수 있다.
그는 여자친구를 만들 때에도 어색한 자신의 모습을 후회하며 다시 과거로 돌아가 긴장하지 않은 상태로 여자친구(레이첼 맥 아담스)를 대하며 사랑을 만들어 간다.
지금 소개한 이 이야기는 전체 스토리의 한 부분이다. 나름 주인공의 애인은 우리에게 익숙한 레이첼 맥아담스라서 그 여인이 예고편에서 두드러지게 등장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그냥 이야기의 부분일 뿐이다.
그리고, 애인을 만들기 위한 부분으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노출해서 그렇지, 사실 애인 만들기보다 오히려 아버지와의 관계가 더 와 닿을 수도 있다.
같이 봤던 친구가 아버지와 지내던 장면들에서 계속 눈시울을 뜨겁게 달궜던 것을 생각하니, 그 부분이 더 인상적인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그 어느 것도 큰 에피소드는 아니었다. 그런 영화 속 에피소드가 아니라, 실제 나의 과거를 생각하며 내가 돌아가서 되돌리고 싶은 과거는 언제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것이 이 영화가 나에게 주는 엄청난 감동의 순간들이었다.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의 나의 전체 삶.
그 과거 속에서 돌아가보고 싶은 순간은 언제일까 생각하게 만들면 나의 인생을 돌아보게 했다. 바로 내 과거로의 여행 시간이었다.
난, 나의 과거 어느 순간으로 돌아갈까?
그렇게 가서 어떤 다른 선택을 할까?
그러면 지금의 삶은 어떻게 변화되어 있을까?
이런 고민들로 머리 속이 엄청나게 복잡할 때 영화는 "툭" 던진다.
"지금 이 순간을
다시 사는 것처럼 그냥 살아가라"
라고..
다시 과거의 어느 순간으로 돌아갈까 고민하던 내 머리 속이 하얗게 변한 건 물론이고,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던 걸까 하는 깨우침.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 왜 계속 어느 순간으로 돌아가서 어떻게 다른 선택을 할까를 고민하던 내가 참 부끄러우면서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결국, 지금의 삶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영화의 자막이 올라갈 때, 과거로 돌아가서 어떻게 고쳐볼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을 어떻게 더 충실하게 후회 없이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는 당연한 진리를 깨달았다. 그래서 영화가 끝나도 일어날 수가 없었다.
지금 내 삶의 순간을 돌아보고 있었으니까…
지금 이 순간을 다시 사는 것처럼, 한번은 살아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처럼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금의 살아가는 방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반복해서 살아간다고 해도 어떤 선택에 대해서 다시 후회를 할 수도 있는 가능성은 존재한다. 인생에는 정해진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만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면서 돌아봤던 나의 과거의 인생, 그 인생들의 선택이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들었고, 지금 이 순간 선택이 미래의 나를 만들어 간다.
정답이 존재하지 않았던 인생의 순간들.
이제 지금 살아가는 이 순간이 언젠가 과거에 한번 살아봤던 순간이라고 생각하면서 선택해보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좀 더 최선의 선택을 고민하며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지나가면 되돌릴 수 없는 순간의 것들을 살펴보면서 말이다.
나의 미래에 서서, 지금 선택이 후회하는 과거가 아닌 최선의 선택을 한 과거 순간이 될 수 있게 지금의 순간들을 보내보려고 한다.
비록 최고의 선택이 아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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