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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Movies

‘수상한 그녀’ 울고 웃다 보니 어느새 나이가 들어버렸네

by HyggePost 2014. 2. 4.

지금 내 나이가 몇 살이지?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면서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자신의 나이이다. '벌써…'라고 생각한다면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것이고, '아직도…'라고 생각한다면 아직 나이가 어린 경우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벌써!'에 해당된다.

 

지금의 나이가 몇 살이든 20살 때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살고 싶을까? 20대 중반이 넘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생각해 봄직한 이슈다. 영화 '수상한 그녀(2014년 1월 22일, 황동혁 감독)'는 그 이야기를 펼친다.

 

 

노인카페에서 일하며 시어머니의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입이 거친 오말순 할머니. 자신 때문에 며느리가 스트레스로 쓰러지는 지경에 이르자 아들은 고민 끝에 자신의 어머니인 오말순 할머니를 요양원에 보내기로 결정한다. 그날 오말순 할머니는 자신의 영정사진을 찍고자 청춘 사진관에 간다. 그곳에서 사진을 찍고 난 할머니는 20대의 오두리(할머니가 오드리 헵번을 좋아해서 급하게 짓게 된 이름이다)로 가게 된다. 그리고 나서 자신의 변한 모습에 오말순 할머니, 아니 오두리는 자신이 잘했던 '노래'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고 20대의 풋풋한 사랑 감성까지 느끼는 삶을 시작한다. 그러다가 다시 할머니로 돌아올지 말지를 선택하는 순간을 맞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보면서 고민했던 것은 '20살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할까?'가 아니라 '20살로 돌아갔다가 다시 선택의 순간이 주어질 때 다시 지금의 나이로 돌아오고 싶어질까?'였다.

 

대부분 사람들은 지금의 삶을 후회하며 과거로 돌아간다면 지금과 다르게 살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우리는 지금의 삶을 살아오면서 스스로가 최선의 선택을 하면서 살아온 것일 수도 있다. 돌아보면 후회가 되고 미래에 살면서 "과거에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의 후회를 하긴 하지만, 그 과거의 순간에는 그게 최선의 선택이었으니까. 미래에 와서야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상상하는 것이지 그때로 돌아가면, 다시 지금의 상황에 이르는 선택을 하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만약, 과거로 돌아가서 살게 되는데 지금의 소중한 것을 잃게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지금의 소중한 것을 잃게 된다면, 젊고 예쁜 과거에 머물기보다 다시 과거가 아닌 현재로 돌아오는 선택을 하게 될 것 같다. 현재의 삶에 소중한 것이 없고, 아무런 미련이 없다면 과거에 머물겠지만 말이다.

 

영화는 초반 몇 분 약간의 지루한 전개를 벗어나면, 중간중간 울다가 웃다가를 반복할 수 있는 재미를 담았다. 극적인 웃김의 순간이 몇 번 있기도 한데, 어쨌든 그렇게 울다 웃다 보면, 영화는 끝난다. 그러고 보면 영화 '수상한 그녀'는 우리의 삶을 닮았다. 우리의 삶도 극적인 몇 번의 상황들이 있기도 하고, 웃다가 울다가 보니 지금의 나이를 먹었듯이 말이다.

 

영화 '수상한 그녀' 예고편


 

추천…

재미있는 '수상한 그녀' OST, 장미여관과 만든 '나성에 가면' MV다.




수상한 그녀 (2014)

Miss Granny 
9.1
감독
황동혁
출연
심은경, 나문희, 박인환, 성동일, 이진욱
정보
코미디, 드라마 | 한국 | 124 분 | 2014-01-22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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