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일기를 쓰듯, 스팸수거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오랜만에 풀어볼까 한다. 정말 오랜만에...
그러고 보면, 최근 본 영화는 10월 말에 본 영화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이렇게 오랜 시간 뒤에 영화 영화 이야기를 하려니 좀 어색하다.
얘기하려는 영화도 '시간여행자의 아내'라는 시간을 여행하는 사람의 이야기라 좀 편안하다고할까?
음~ 풀다보면 연관이 있으려나...
시간여행의 운명을 지닌 남자, 헨리(에릭 바나).
그는 시간여행자다. 어릴 때 교통사고를 당할 때 시간이동을 경험한 이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간 여행을 하게 되었다. 갑작스런 시간 이동 후엔 알몸으로 낯선 곳에 떨어지기 때문에 늘 추위에 떨거나, 옷을 훔쳐 경찰에 쫓겨야 하는 신세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의 현재의 삶은 언제나 외롭다.
그렇게 매일 혼자 맞는 외로운 아침이 익숙해져 갈 때쯤 그녀가 나타났다. 아침 햇살처럼 빛나는 그녀가...
평생 그를 기다리는 여자, 클레어(레이첼 맥 아담스).
그녀는 헨리를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하고 있다. 여섯 살이던 해, 그녀 만의 비밀 초원에 나타난 그는 자신을 시간여행자라고 소개했었다. 그는 먼 훗날 그들이 친구가 될 것이라 했다. 그녀는 매일매일 그가 찾아와주길 기다렸고, 그와 사랑에 빠지기를 기다렸다.
스무 살이 되던 해, 드디어 그를 도서관에서 다시 만났다. 그녀를 기억하지 못하는 스물 여덟 살의 그를 말이다.
이렇게 이야기가 전개되며 둘은 사랑에 빠진다.
지나고 나서 쓰게 되는 영화는 역시 스포일러여도 문제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어쨌든...
결국 둘은 만나 긴 기다림 끝의 사랑을 이루고, 또 다른 사랑으로 헨리의 시간 여행의 고통을 바꿔가게 된다.
헨리는 시간을 오가는 속에 사랑하는 클레어의 어린 시절로도 가고, 또 예상치 못한 미래의 딸을 만나기도 한다.
그 속에서 삶에 대한 지혜를 논해주기도 하고, 또 희망을 얘기하기도 한다. 때론 절망을 보기도 하지만...
이 영화는 원작이 책이다. 그래서 책을 재미있게 읽은 사람들은 영화가 그 감동을 줄여버린다고 해서 보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뭐랄까... 책을 안봐서 보게된 영화기도 하나, 간만에 잔잔한 삶의 영화를 본 느낌이라고 할까.
시간을 여행하는 남자에 대한 어떤 신비스러움, 아니면 호기심, 또는 기발함을 만나게 해준 영화라기 보다는
살아가면서 일어날 수 있는 행복들과 문제들 속에서 어떻게 그것들을 이해하고 이겨내야 하는지 얘기해주는 영화라고 해야할것 같다.
자신이 컨트롤할 수 없는 시간을 여행할 수 밖에 없는, 사랑하는 여인 곁에 있지 못하는 남자의 안타까운 사랑도
언제 떠날지 모르는 남자 곁에서 살던 외롭고, 그리움을 가졌던 여인도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짐과 또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게 되는 이기적인 모습들이 서서히 나타나게 된다.
결혼한 사람들이 말하는 뭔지 모를 그 익숙함의 느낌이랄까.
삶은 그런 것 같다.
어떤 이벤트와 기적이 일어나더라도 그것에 익숙해지고, 또 그것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해결책을 찾아갈수록
어떤 신비한 삶도 평범한 일상이 되어갈 수 있다는 것.
인생은 어떻게 보면 재미없다. 시간여행을 하는 사람조차도 그 재미를 못느낄 수 있는 순간이 오게 되니까.
그런 익숙함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복.
영화에서 주인공이 서로를 바라보며 행복해하던 것에서
그들의 자신들의 딸을 함께 바라보면서 행복해하던 모습 속에서
관객은 함께 느낄 수 있다.
영화는 삶이 익숙해져갈 때쯤 다시 한번 행복과 사랑에 대해 얘기한다.
그런 익숙함 속의 작은 행복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말이다.
지금의 삶에 익숙함 속에 그런 작은 행복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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