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지금의 이 나라, '대한민국'이 있는 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라를 위해 움직였던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목숨조차 아까워하지 않으며 나라를 생각했던 우리들의 선배들과 우리들의 조상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불령선인'
불온하고 불량한
조선 사람이라는 뜻으로
일제 강점기,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박열’을 비롯한
자신들의 말 안 듣는
조선인들을 지칭하던 말
불량한 젊은 이들이라고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고,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지 않는다고 독립투사가 아닌 건 아니다. 그 시대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나라를 지켜냈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 중하나인 박열! 그의 이야기가 영화 '박열'로 우리에게 찾아온다.
“조선인에게는 영웅,
우리한텐 원수로
적당한 놈을 찾아”
1923년, 간토(關東, 관동)대지진 이후 퍼진 괴소문으로 6천여 명의 무고한 조선인이 학살된다.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관심을 돌릴 화젯거리가 필요했던 일본내각은 ‘불령사’를 조직해 항일운동을 하던 조선 청년 박열(이제훈 분)을 대역사건의 배후로 지목한다.
불령사: 1923년 4월경 조선인 아나키스트 박열과 그의 처 가네코 후미코가 한인 14명과 일본인 5명 등을 규합해 만든 사상단체. 불량한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뜻
“그들이 원하는
영웅이 돼줘야지”
일본의 계략을 눈치챈 박열은 동지이자 연인인 가네코 후미코(최희서 분)와 함께 일본 황태자 폭탄 암살 계획을 자백하고, 사형까지 무릅쓴 역사적인 재판을 시작한다.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고 나섰던 박열.
어리다고 느낄 수 있는 나이 22살에 나라를 위해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펼쳤던 박열은 우리의 피가, 우리의 젊은 피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나라를 생각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영화 '박열'처럼 찬란한 젊음의 시절에 우리 역사상 가장 암울했던 일제강점기를 보내야만 했던 우리의 젊은 조상들의 이야기가 있다.
영화 '도마 안중근'과 '동주'.
33세에 세상을 떠났던 우리의 영웅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담은 영화 '도마 안중근'과 절망적인 순간에도 시를 쓰며 시대의 비극을 아파하던 윤동주 시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동주'.
을사조약의 부당함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에 나섰던 독립투사 안중근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도마 안중근'은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목숨도 내놓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그러나 그렇게 어려운 일을 하면서도 그 어떤 두려움도 없었던 독립을 향한 의지를 보여준 영화였다.
그리고 암살을 하거나 독립투사로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이름도, 언어도, 꿈도 허락되지 않았던 어둠의 시대 속에서도 시인의 꿈을 품고, 나라를 걱정하던 청년 윤동주의 삶을 정직하게 그렸던 영화 '동주'도 그 시대의 청년들의 고민을 그대로 담고 있는 영화다.
또한, 이런 일제강점기 시대에 숨어서 많은 일들을 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화려한 영상과 함께 담은 영화가 '암살'과 '밀정'이다.
화려한 이야기로 포장했지만, 각자 주어진 위치에서 나라를 위해 애쓰며 하나하나 독립을 위해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았던 우리의 조상들의 치열했던 삶을 담은 영화 '암살'과 '밀정'. 그들이 왜 그런 고민을 했으며 왜 목숨을 버리면서 까지 조국을 위해 애썼는지 뭉클뭉클하게 다가왔던 영화들이었다.
이 영화들은 우리가 평소 잘 알지 못했던 독립운동가들과 독립을 위한 조직들을 알게 해주었고, 또한 큰 사건이 아니더라도 작게, 티나지 않게 나라를 위해 애썼던 많은 이들이 있음을 깨닫게도 했다.
그리고...
곧 개봉할 영화 '군함도'도 있다.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예고가 공개되고 나서 이런 일이 정말 있었나 싶을 정도로 너무 울분하게 만들었다.
영화 '박열'의 이준익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자료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조선의 독립 운동의 역사를 다룬 다양한 서적에 등장하는 수많은 독립투사 가운데 박열을 주목했다고 밝혔다. 1919년 3.1운동 당시 고등학생의 신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제의 폭압에 강한 분노를 느끼고 일본 제국주의의 심장부인 도쿄로 건너가 적극적으로 투쟁했던 청년 박열에게 매료되었다고.
이준익 감독은 연출의도를 이렇게 말했다.
“박열이라는 인물 자체가
아나키스트(무정부주의자)로서
탈 국가적이고, 탈 민족적이었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온전한 삶의 가치관을
추구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쁜 일본인’
‘억울하지만, 선량한 조선인’
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적인 사고로
영화를 그려내고 싶지 않았다”
또한, 꼭 봐야 할 것 같은 멘트도 남겼다.
“참혹한 역사를 묻으려는
일본 내각을 추궁하고,
적극적으로 항거했던
‘박열’에 대해
우리가 모르고 살았다는 것이
스스로 부끄러웠다
영화로나마
‘박열’의 삶과 가치관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었고,
20년을 공들인 끝에
드디어 영화 <박열>이
탄생할 수 있었다"
이준익 감독의 박열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말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던 다양한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었던 이야기 하나하나는 우리가 누리는 지금의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한다.
'간토(關東, 관동)대지진'은 1923년 9월 1일, 일본 간토지역에서 발생한 진도 7.9 규모의 대지진으로 사망자와 행방불명이 총 40만 명에 달했다. 그래서 일본은 간토대지진 당시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일본 내각에서 선포한 계엄령 하에 일본 군대, 경찰과 일반인으로 구성된 자경단이 3일 만에 6천 여명의 무고한 조선인을 학살했다. 이것이 바로 영화에서 다루는 '간토(關東, 관동)대학살'이다.
이렇게 처참했던 일제강점기를 이겨내고 현실에 '대한민국'을 존재하게 했던 우리의 선조들에게 박수를 보내면서 청년 '박열'의 매력을 영화에서 꼭 만나봐야겠다.
나는 잡힌다!
그들이 원하는 영웅이 돼줘야지!
영화 '박열'의 예고편은 시대의 암울함보다 이준익감독 특유의 해학적임이 담겨 있음이 느껴진다. 웃지만 울게 되는 이준익 감독의 연출이 이번 영화 '박열'에서도 밝휘될까? 어떻게 시대의 암울함을 포장해서 우리에게 선사해줄까... 그 연출을 너무 궁금하게 하는 예고편이다.
마지막으로 박열이 쓴 시 '개새끼'다.
1922년 청년조선에 나갔던 글이다. 이준익 감독이 필사한 이미지.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욕을 읽는데, 욕같지 않고, 왜 슬픈지 모르겠다. 영화 '박열'에서 그의 청년 시절을 꼭 만나고 싶다. 영화 개봉은 6월 28일이다!
"절대 잊지 않겠다"
우리의 지난 역사. 그리고 그 처절했던 과거의 아픔을 절대 잊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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