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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Books

찬란한 우울 '거대한 고독'

by HyggePost 2012. 7. 9.

고독에 대해 생각하게 될때 항상 꺼내드는 책이 있습니다.

프레데릭 파작이 쓴 '거대한 고독'.

울트라슈퍼캡숑짱 디자이너hyun님이 책표지를 디자인했다구 준 책이기도 한데요. (받은 책중에 제일 비싼책... ^^; )

 

'거대한 고독'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 프리드리히 니체와 체사레 파베세의 비극적 일생을 이탈리아의 북부도시 '토리노'를 매개로 그림과 글을 함께 보여주고 있는 파작의 저서입니다.

 

다섯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일생을 통해 어느 여인에게도 사랑받지 못했던 니체,

여섯살에 아버지를 잃고 평생 홀로산 파베세,

아홉살에 아버지를 잃은 저자 파작.

 

책은 그림 하나에 글하나의 형식으로 서술되고 있습니다.

책 속의 흑백의 그림은 우울함 그자체이기도 합니다.

제가 철학에 관심이 많아 왠만하면 좀 이해가 되는 편인데,

이 책은 너무 어려워서 읽고 또 읽어도 이해가 갔다 안갔다 합니다. ^^:

 

 (고독하고 우울한 모습의 사진으로 찾아봤는데... -.-; 그래도 이쁜걸요..)

 

'거대한 고독'은 인간의 우울에 대해 서술하고 있습니다. 직접적이 아니고 간접적으로 말이죠.

어쨋든, 오늘 잠시 꺼내들었다가 새로운 걸 발견했습니다.

 

우울은 상실감에서 비롯됩니다.

자기 것이라고 믿고 있던 무언가가 자기의 것이 아닌 것을 알았을 때

그 순간 온몸에 퍼지는 그 상실감의 허탈함이 우울함으로 바뀌어 집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처음부터 내것(!)이라고 규정되었던 것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상실감과 우울함을 통해 계속 깨닫게 됩니다.

지금 살아가는 세상이란 것에 대해 말입니다.

 

그래서 우울은 세상을 알기 위한 반응일 뿐이고,

종종 우울한 것은 세상을 하나씩 더 알아간다는 증거이기도 하기에

우린 우울함을 통해 세상에 지금 자신이 존재함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울함이 계속되는 사람들은 세상을 다 알았다고 생각해서 자살을 하기도 하나봅니다. -.-;

책속의 주인공들 처럼 말입니다.

 

우울함으로 치닫고 있을 지도 모를 누군가가 손을 내밀었을 때 그 손을 잡아줄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런 의미로 책에 있는 글 하나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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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세상과 소통할 편지를 기다리는 그녀... )

-"나는 파괴되었고 누구도 보고 싶지 않다. 내가 잠든 틈을 타서 비수를 꽂는 살인자가 있다면 그에게 두둑한 사례를 할 텐데."

 

1950년 8월 26일 토요일. 3층 방에서 그는 전화를 건다. 한 여자에게. 또 다른 여자에게. 그리고 다시 다른 여자에게. 그는 그들을 식사에 초대한다. 모두 거절한다.

 

그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한다. 휴가철이라 아무도 없다. 그는 다시 며칠 전 댄스파티에서 만났던 젊은 여자에게 전화를 건다. 그녀는 "안 갈래요. 당신은 성질도 나쁘고 지루해요"라고 대답한다.

그는 전화를 끊는다. 그는 자신의 책 <레우코와의 대화>의 첫 페이지를 열고 이렇게 쓴다.
 "나는 모든 사람을 용서하며 모든 사람에게 용서를 구한다. 됐지? 너무 잔소리하지 마라."

그는 신발을 벗고 옷을 입은 채 침대에 눕는다. 그리고 열여섯 알의 수면제를 독약에 섞어 들이킨다.

하루 종일 손님이 눈에 띄지 않자 불안해진 하인이 식사 시간에 방문을 두드린다. 

아무 대답이 없다.
살며시 문을 밀자 그의 시 <고양이들은 알리라>에서처럼 고양이 한 마리가 슬그머니 방 안으로 들어간다.
"다른 날이 있을 것이고,  다른 목소리가 있을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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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세상이 우울함으로 가득차 다른 세상으로 떠나려는 분들에게

우울함에 찬란함을 달아서 빛을 따라 그 우울함을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 글을 마칩니다.




거대한 고독

저자
프레데릭 파작 지음
출판사
현대문학 | 2003-06-26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저자가 토리노에서 4년간 머물며 쓰고 그린 작품. 똑같이 어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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