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욱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제2번 ①② (11.3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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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악 시리즈 7: 시간의 종말을 위하여 (12.2)
* 공연문의 : (재)서울시립교향악단 1588-1210
■ 공연명 : 김선욱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제2번 ①② SUNWOOK KIM PLAYS BRAHMS ①② ■ 일시 및 장소 : 11월 30일 (목)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12월 1일 (금)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 양일 공연의 출연자와 프로그램은 동일 합니다. ■ 지 휘 : 오스모 벤스케 Osmo Vänskä, conductor ■ 피아노 : 김선욱 Sunwook Kim, Piano ■ 프로그램 닐센, 교향곡 제4번 '불멸' Nielsen, Symphony No. 4, Op. 29 'The Inextinguishable'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제2번 Brahms, Piano Concerto No. 2 in B-flat major, Op. 83 ■ 티켓가격 : 90,000원(R), 70,000원(S), 50,000원(A), 30,000원(B), 10,000원(C) |
●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오는 11월 30일부터 12월 2일까지 핀란드의 거장 오스모 벤스케, 그리고 한국이 자랑하는 젊은 거장 김선욱과 함께 교향악부터 협주곡, 실내악까지 다양한 무대를 선보인다.
오스모 벤스케와 김선욱, 거장들의 만남 <김선욱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제2번 ➀➁>(11.30-12.1) |
● 11월 30일(목), 12월 1일(금) 저녁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는 <김선욱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제2번 ➀➁>가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에는 2016년에 서울시향과 함께 입체적인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으로 관객을 압도한 바 있는 핀란드의 거장, 오스모 벤스케와 베토벤과 브람스 등 깊이 있는 독일 음악으로 성숙한 음악성을 자랑하는 젊은 거장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찾아온다. 격정적인 에너지의 닐센의 교향곡 제4번 '불멸'과 최고의 피아노 협주곡으로 꼽히는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연주하며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공연을 선사할 것이다.
핀란드의 거장, 오스모 벤스케
● 세계적인 거장 오스모 벤스케(1953년생)가 2016년에 이어 다시 서울시향에 찾아온다. 10년 이상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와 함께 발매한 총 15장의 음반 중 시벨리우스 음반과 베토벤 음반으로 뛰어난 찬사를 받아왔다. 벤스케는 라티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BBC 스코티쉬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왔으며 세계 주요 오케스트라로부터 꾸준히 초청받아 지휘하고 있다. 이번 2017/18 시즌에는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와 함께 차이콥스키 교향곡 마라톤, 말러 교향곡 제1번과 제4번을 지휘하는 등 다채로운 대작을 다루고, 핀란드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다양한 핀란드의 작곡가를 소개하는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파리 오케스트라,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등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와의 무대에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한국이 자랑하는 젊은 대가, 피아니스트 김선욱
● 젊은 대가 피아니스트 김선욱(1988년생)이 2년만에 서울시향과의 협연 무대에 오른다. 18세의 나이로 세계적 권위의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꾸준하게 연주 활동을 해온 그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NDR 심포니 오케스트라, 콘체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등 세계 최고 관현악단과의 협연 무대에 서왔다. 이에 더해 독주 활동에도 남다른 열정을 갖고 위그모어홀, 도쿄 키오이홀, 오사카 심포니 홀, 브뤼셀 클라라 페스티벌 등 권위있는 무대에서 독주 활동을 펼쳐왔다. 2012/13 시즌에는 한국에서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연주하는 대형 프로젝트 또한 성공적으로 마친바 있다. 김선욱은 꾸준히 서울시향의 무대에 서온 대표 피아니스트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5번과 진은숙 피아노 협주곡(2014)의 음반에 참여하여 큰 인기를 끌기도 하였다. 독일 고전/낭만주의 음악을 중심으로 한 레퍼토리로 꾸준히 관객을 만나고 있는 그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제2번 연주가 궁금하다면 이 공연을 놓칠 수 없을 것이다.
꺼지지 않는 불멸의 열정
닐센, 교향곡 제4번 '불멸'
● 첫 곡으로 연주될 곡은 북유럽을 대표하는 작곡가인 카를 닐센의 교향곡 제4번 '불멸'이다. 표제에서 알 수 있듯이 소멸되지 않는 에너지와 열정으로 가득한 이 곡은 마치 단일 악장의 곡처럼 쉼 없이 연주되는 네 개의 악장이 특징이다. 1차 세계대전 중 작곡된 이 곡은 "음악은 생명과도 같아서, 생명이 그렇듯 음악 또한 불멸이다"라고 남긴 닐센의 말과 같이 마치 꺼지지 않는 불처럼 전쟁 중의 인류의 노력과 희망을 노래한다. 표제인 '불멸'처럼 전장 속 인류의 꺾이지 않는 의지가 뚜렷이 표현되어있으며, 강하게 대비되는 두 개의 대주제를 이용하여 장엄한 분위기를 펼쳐나간다.
휘몰아치는 낭만적 감성으로 가득한 최고의 피아노 협주곡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제2번
● 이 열정을 이어 받아 2부에서는 브람스의 역작인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이 연주된다. 압도적인 피아노 솔로의 감성과 테크닉으로 피아니스트에게는 최대 난곡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 곡은 협주곡보다도 피아노를 위한 교향곡에 가깝다. 50분이나 되는 연주시간, 긴 호흡, 네 개의 악장 등 협연자의 단단한 음량과 체력이 요구되는 대곡이며, 음반이나 실황으로 자주 만나보기 힘든 협주곡 중 하나이다. 첫 번째 피아노 협주곡을 쓴 후 20여년이 지난 원숙한 브람스의 모습과 음악적 욕심도 엿볼 수 있는 곡으로, 작은 오케스트라라고 하여도 무방한 피아노의 오케스트라적 면모를 가장 잘 나타내는 작품이다. 또한 피아노의 선율 외에도 1악장의 호른 솔로와 3악장의 첼로 솔로를 중심으로 한 브람스 특유의 감성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티켓가격: 1~7만원)
지휘자가 아닌 클라리네티스트로! 오스모 벤스케와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음악의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실내악 선물 <실내악 시리즈 7: 시간의 종말을 위하여>(12.2) |
■ 공연명 : 실내악 시리즈 7: 시간의 종말을 위하여
CHAMBER SERIES 7: FOR THE END OF THE TIME
■ 일시 및 장소 : 12월 2일 (토) 오후 8시 LG아트센터
■ 클라리넷 : 오스모 벤스케 Osmo Vänskä, clarinet
■ 피아노 : 김선욱 Sunwook Kim, piano
■ 바이올린 : 웨인 린 Wayne Lin, violin
■ 비올라 강윤지 : Yoonji Kang, viola
■ 첼로 주연선 : Yeonsun Joo, cello
■ 프로그램
모차르트, 클라리넷 삼중주 Mozart, Kegelstatt Trio for Clarinet, Viola and Piano in E-flat major, K. 498
슈만, '옛 이야기' Schumann, Fairy Tales for Clarinet, Viola and Piano
메시앙, 시간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 Messiaen, Quartet for the End of Time for Clarinet, Violin, Cello and Piano
■ 티켓가격 : 50,000원(R), 30,000원(S), 10,000원(A)
● 12월 2일(토) 저녁 8시 LG아트센터에서는 서울시향의 <실내악 시리즈 7: 시간의 종말을 위하여>가 개최된다. 독주, 실내악 연주, 협연 등의 다양한 모습으로 꾸준히 관객을 만나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지휘자가 아닌 클라리네티스트로써의 변모를 보여줄 오스모 벤스케의 실내악 무대가 펼쳐진다.
11월 30일과 12월 1일 연달아 서울시향을 지휘할 오스모 벤스케는 입체적인 해석으로 찬사를 받는 지휘자이다. 지휘자 벤스케의 음악적 뿌리가 되는 세계를 만나보고 싶다면 그가 클라리네티스트로 참여할 이번 실내악 무대를 절대 놓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서울시향과 꾸준히 협연 무대를 가지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서울시향 단원들과의 실내악은 또 어떨지 기대가 되는 바이다.
모차르트, 클라리넷 삼중주 '케겔슈타트'
슈만, '옛 이야기'
메시앙, '시간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
● 실내악 구성 중 찾아보기 힘든 클라리넷과 비올라, 피아노의 하모니를 중심으로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삼중주 '케겔슈타트'와 슈만의 '옛 이야기'가 펼쳐진다. 친구들을 위해 작곡한 모차르트의 '케겔슈타트'는 세 악기의 매력적인 음색을 이용하여 장난스럽지만 서정적인 분위기로 전개된다. 이와 대비되는 쓸쓸한 분위기의 슈만 '옛 이야기'는 병마와 싸우던 작곡가 본인의 모습을 투영이라도 한 듯이 투쟁적인 느낌도 자아낸다.
2부에서는 메시앙의 주요작 중 하나인 '시간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가 무대에 올라 작곡가 특유의 종교적인 색채와 신비로운 음악성을 만나본다. 성스러운 수 '7'에 '1'을 더해 총 8악장 구성의 곡으로 완성함으로써 영원한 평화를 나타내는 수 '8'을 강조하였고, 마지막 악장에서는 예수의 불멸성을 향한 찬양을 주제로 곡을 완성하였다. (티켓가격: 1~5만원)
[첨부자료] 연주자 프로필 1부.
상세프로그램 1부.
프로그램노트 1부. 끝.
<연주자 프로필>
<![if !vml]><![endif]>■ 클라리넷_오스모 벤스케, Osmo Vänskä
10년 이상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해온 오스모 벤스케는 악단의 주요 유럽 투어 5회를 이끌었으며, 2015년 5월에는 미국 오케스트라 최초로 쿠바 연주를 지휘했다. 그는 이 악단과 함께 15 장의 음반을 녹음했는데 그 중 두 번째로 발매한 시벨리우스 음반으로 2014 그래미 상 '최고의 관현악 연주'부문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그는 그 외에도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의 <Future Classics> 공연과 다양한 교육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벤스케는 2017/18 시즌에 핀란드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에서 세바스찬 커리어의 신작 세계초연과 2주 동안 진행되는 <Tchaikovsky Marathon(차이콥스키 마라톤)>, 그리고 말러 교향곡 제1번과 제4번을 지휘한다.
다수의 주요 오케스트라로부터 꾸준히 초청받고 있는 그는 2017/18시즌에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SWR 방송교향악단, 토론토 심포니 오케스트라, 대만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데뷔 무대를 갖고, 파리 오케스트라,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 서울시립교향악단,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포함한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재회한다. 아이슬란드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1993년부터 1996년까지 상임 지휘자로, 2014/15 시즌부터 수석객원지휘자로 활동하며 특별한 인연을 이어온 그는 올해 이 악단의 명예지휘자로 임명되었다. 또한 그는 라티 심포니 오케스트라 명예 지휘자(전 음악감독), BBC 스코티쉬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는 등 주요 오케스트라에서 음악적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 피아노_김선욱, Sunwook Kim
<![if !vml]><![endif]>18세의 나이로 세계적 권위의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2006)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이 콩쿠르 40년만의 최연소 우승자이자 아시아 최초 우승자다. 그가 결선에서 마크 엘더의 지휘로 연주한 브람스 협주곡 1번은 전 언론의 극찬을 받았으며 이를 계기로 유럽 리사이틀과 함께 영국 최고 오케스트라들과 협연 기회를 얻었다. 이후 동 세대 가장 뛰어난 피아니스트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해온 그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디너, 하딩), 콘서트허바우 오케스트라(정명훈), 베를린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야노프스키), 함부르크 NDR 심포니오케스트라, 핀란드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오라모, 맨즈, 소키예프),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아슈케나지, 발추하, 가드너),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시나이스키),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정명훈),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슈테펜스), 할레 오케스트라(엘더), 그리고 본머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세계 정삽급 오케스트라의 정기공연에 초청되어 협연해왔다.
그는 이번 시즌 RTSI 오케스트라(지휘 아슈케나지),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지휘 마이클 잔데를링), 그리고 툴루즈 카피톨 국립 오케스트라와 함께 데뷔 무대를 갖는다.
2014/15시즌 본머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주 음악가로서 성공적인 활동을 펼친 김선욱은 이번 시즌에 이 악단과 함께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선보인다.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 결선 결승에서 함께 연주한 이후 김선욱과 마에스트로 마크 엘더는 꾸준히 호흡을 맞춰왔다. 특히 엘더의 지휘 아래 할레 오케스트라와 함께 녹음한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제1번과 제2번은 내년에 이 악단 고유의 레이블로 발매될 예정이다. 또한 그는 세계적인 권위의 음악제인 파리 가을 축제(Festival d'Autom ne)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진은숙 작곡가의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했으며 도이치 캄머필하모닉(지휘 파보 예르비), 함부르크 심포니오케스트라, 로마 오페라단, 그리고 홍콩 신포니에타와 무대에 오르는 등 세계 주요 무대에서 활약했다.
독주 활동에도 남다른 열정과 애정을 갖고있는 김선욱은 파리 살 플레옐(Salle Pleyel)의 "Piano 4 Etoiles" 시리즈 출연, 위그모어 홀 데뷔, 런던 국제 피아노 시리즈(퀸 엘리자베스 홀), 스톡홀름 콘서트홀, 도쿄 키오이 홀, 오사카 심포니 홀, 브뤼셀 클라라 페스티벌 등 권위 있는 무대에서 독주 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2012/13 시즌 LG아트센터에서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연주하기도 했다.
김선욱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21번 '발트슈타인'과 피아노 소나타 B 플랫 장조, op. 106 '하머클라비어'를 연주했던 독주회 실황을 22015년 10월 악첸투스(Accentus) 레이블로 발매했으며, 도이치 그라모폰 레이블로 발매된 서울시향(지휘 정명훈)과의 진은숙 피아노 협주곡(2014)집에 참여하며 뛰어난 리뷰와 상을 수상하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그가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지휘로 서울시향과 함께 녹음한 또 다른 음반으로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5번(2013)이 있다.
1988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선욱은 3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으며 10살의 나이로 독주회를 가졌고, 그로부터 2년 후에 협연자로서 무대에 올랐다. 2008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피아노를 공부한 그는 이후 왕립음악원에서 지휘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그는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외에도 독일 에팅겐 국제 콩쿠르 1위(2004), 클라라 하스킬 콩쿠르 1위(2005)를 수상하는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쌓아왔다. 그는 2013년 본의 베토벤 하우스에 의해 멘토링 프로그램 첫 수혜자로 선정되어 베토벤 하우스의 소장품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하는 영광을 안았다.
<상세 프로그램>
■ 김선욱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제2번 ①②
11월 30일 (목)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12월 1일 (금)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프로그램
닐센, 교향곡 제4번 '불멸' (36')
Nielsen, Symphony No. 4, Op. 29 'The Inextinguishable'
I. Allegro
II. Poco allegretto
III. Poco adagio quasi andante
IV. Allegro
- Intermission -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제2번 (46')
Brahms, Piano Concerto No. 2 in B-flat major, Op. 83
I. Allegro non troppo
II. Allegro appassionato
III. Andante
IV. Allegretto grazioso
■ 실내악 시리즈 7: 시간의 종말을 위하여
12월 2일 (토) 오후 8시 LG아트센터
프로그램
모차르트, 클라리넷 삼중주
Mozart, Kegelstatt Trio for Clarinet, Viola and Piano in E-flat major, K. 498
I. Andante
II. Minuetto
III. Allegretto
슈만, '옛 이야기'
Schumann, Fairy Tales for Clarinet, Viola and Piano
I. Nicht schnell
II. Lebhaft
III. Rasch
IV. Langsam, mit melancholischem Ausdruck
-Intermission-
메시앙, 시간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
Messiaen, Quartet for the End of Time for Clarinet, Violin, Cello and Piano
I. Liturgie de cristal
II. Vocalise, pour l'Ange qui annonce la fin du Temps
III. Abîme des oiseaux
IV. Intermède
V. Louange à l'Éternité de Jésus
VI. Danse de la fureur, pour les sept trompettes
VII. Fouillis d'arcs-en-ciel, pour l'Ange qui annonce la fin du Temps
VIII. Louange à l'Immortalité de Jésus
<프로그램 노트>
■ 김선욱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제2번 ①②
글: 황장원(음악 칼럼니스트)
■ 카를 닐센 (1865-1931) 교향곡 제4번, Op. 29 '불멸' (1916)
덴마크의 닐센은 같은 해(1865년)에 태어난 핀란드의 시벨리우스와 함께 북유럽을 대표하는 교향곡 작곡가로 꼽힌다. 그가 남긴 여섯 편의 교향곡은 시벨리우스의 일곱 작품과는 또 다른 견지에서 독자적 양식을 개척한 것으로 높이 평가받는다. '교향곡 4번'은 닐센의 교향곡 중 가장 드라마틱하고 가장 유명하며 또 가장 자주 연주되는 작품이다. 한편으론 여섯 편 중 '교향곡 5번'에 이어 두 번째로 훌륭한 걸작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이 작품의 지명도는 상당 부분 작곡가 자신이 부여한 부제(Det Uudslukkelige)에 빚지고 있다고 해야 할 텐데, 흔히 편의상 '불멸(不滅)'로 번역되는 이 부제의 영어식 표기는 'The Immortal'이 아니라 'The Inextinguishable'이다. 다시 말해서 '(스스로) 멸하지(사라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힘으로) 멸할(없앨, 꺼뜨릴) 수 없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멸할 수 없는 것'이란 무엇을 가리킬까? 때때로 이 교향곡은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한 반응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주지하다시피 제1차 세계대전은 1914년부터 1918년까지 진행됐는데, 이 교향곡은 1914년부터 1916년까지 작곡되었다. 즉 전쟁이 시작된 해에 작곡되기 시작하여 전쟁이 한창이던 시기에 완성된 것이다. 1914년 8월 대전이 발발하자 북유럽 3국(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은 즉시 중립을 선언하여 전화는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연합국측의 독일에 대한해상봉쇄와 독일의 잠수함 작전은 이들 3국의 대외교역과 해상운송에 치명적 타격을 주었고, 그중에서도 가장 큰 곤란을 겪은 나라가 독일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덴마크였다. 덴마크는 독일의 압박과 위협에 못 이겨 자국 해역에 기뢰를 설치할 수밖에 없었고, 그에 따라 수로가 폐쇄되다시피 하여 생활물자의 결핍과 인플레, 산업의 정체와 실업 사태, 궁핍과 사회적 혼란에 시달렸다. 이런 배경을 감안하면 이 교향곡이 '전쟁으로도
멸할 수 없는 인간의 생명력(또는 의지)'을 형상화했다는 해석도 가능할 듯싶다. 하지만 정작 닐센 자신은 그런 식의 제한적인 해석을 인정하는 대신 보다 보편적인 개념을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여기서 '멸할 수 없는 것'이란 '삶(생명)을 향한 원초적인(자연적인) 의지'를 가리키며, 그것은 인간뿐 아니라 동식물을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게 적용된다. 따라서 이 교향곡은 삶의 가장 주요한 원천과 생명감(살아있음을 느낌)의 수원을 환기하는 음악으로서, 그것을 발현하고 향유하며 온갖 난관과 위협 속에서도 그것을 지속하기 위해 저항하고 투쟁하는 모든 생명체에 대한 찬가이자 헌사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나아가 닐센은 '음악이 (곧) 삶이며, 삶이 그러하듯 음악도 멸할 수 없다'는 관념도 제시했는데, 이 관념은 작품의 근본이념 내지 구성원리를 암시한다.
한편 닐센은 이 작품을 통해 교향곡 창작에 있어서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 먼저 형식적인 면에서 기존의 전통적인 4악장 구성에서 탈피하여 단악장 구성의 교향곡을 선보였는데, 마치 슈만의 '교향곡 4번 D단조'나 리스트의 'B단조 소나타'처럼 고전적인 4개 악장의 요소를 순차적으로 배열하되 각 부분(여기서는 편의상 '악장'으로 부르겠다)이 교량적 장치에 의해서 단락 없이 연결되도록 했다. 또 제1부에 등장하는 주요 주제를 피날레에서 다시 등장시켜 전곡의 유기성을 강화했다. 다음으로 닐센은 작품의 제목에 주조성을 명기하지 않았는데, 그것은 이 교향곡이 고전적 소나타의 일반적인 조성설계 방식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례로 첫 악장의 제1주제는 D단조로 제시되는데 비해 제2주제는 A장조로 제시되고, 마지막 악장은 E장조로 마무리된다. 아울러 닐센은 교회선법까지 응용하면서 특유의 치밀하고 섬세한 조성 통제력을 십분 발휘했다.
제1악장은 처음에 등장하는 격렬하고 역동적인 제1주제와 얼마 후 두 대의 클라리넷이 꺼내놓는 한결 온화하고 아름다운 제2주제의 대비 속에서 진행된다. 주제를 다양한 요소들로 세심하게 나누고 변형시키는 닐센 특유의 작법이 돋보이며, 절정부에서는 극적 박진감과 긴장감 속에서 제2주제의 존재를 크게 부각시킨 다음 조용해지며 다음 악장으로 넘어간다.
제2악장은 목가적인 간주곡이라고 할 수 있는데, 목관의 앙상블과 현악의 피치카토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전원무곡풍의 편안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흐른다.
그 말미에서 홀로 남은 클라리넷을 다리 삼아 제3악장으로 넘어가면, 갑자기 바이올린 파트가 절박한 느낌이 실린 주제를 연주하고 팀파니가 박동감을 더한다. 이 비극적인 분위기가 한동안 지속되다가 목관이 매우 짧은 모티브를 연주하면서 분위기가 누그러지지만, 이내 목관에서 경고음처럼 울려 퍼지는 3연음 악구가 불안감을 조성하고, 점차 긴장감과 비극성이 고조되며 클라이맥스에 이른다. 이후 잠시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가 다소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목관의 경고음이 다시 들려오면, 갑자기 현악기들이 급속한 움직임으로 질주하며 다음 악장으로 이행한다. 한 마디의 온쉼표 뒤에 활력 넘치는 마지막 악장의 주제가 등장하여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이끌어내고, 얼마 후 25분 넘게 침묵하던 두 번째 팀파니 주자가 가세하면서 유명한 팀파니의 대결장면이 펼쳐진다. 닐센은 이 장면을 위해서 두 대의 팀파니를 무대 뒤 양쪽 끝에 배치하도록 지시했다. 이 격렬한 장면이 지나가면 마침내 평화를 되찾은 듯 밝고 온화한 분위기가 한동안 흐르다가, 다시 팀파니가 작열하고 금관이 터져나온 다음 현악의 푸가토가 시작되며 클라이맥스로 치닫는다. 그 정점에서 첫 악장의 제2주제가 드높이 울려 퍼지면, 그 감격스런 고양감과 충일한 울림 속에서 '불멸 교향곡'은 장엄하게 마무리된다.
■ 요하네스 브람스 (1833-1897) 피아노 협주곡 제2번 B♭장조, Op. 83 (1881)
이 장대한 협주곡은 브람스의 전성기의 상징과도 같다. 특유의 북독일적 중후함과 견실함이라는 기반 위에 한층 화려하고 찬란한 광휘가 더해진 이 작품은 브람스가 40대 후반에 도달한 입지와 경지를 대변한다. 청년기의 산물이었던 첫 번째 피아노 협주곡이 다소 과도한 혈기와 질풍노도적 열정을 내비쳤다면, 그로부터 20여 년 만에 작곡된 이 두 번째 피아노 협주곡은 완숙기의 소산답게 안정감과 노련미가 두드러진다. 여기에는 작곡 당시 브람스가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음악가로서 확고부동한 위치에 서있었던 상황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 무렵 그는 '독일 레퀴엠'과 '교향곡 제1번'의 작곡가이자 빈 악우협회의 예술감독을 역임한 저명인사였고,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과 독일의 브레슬라우 대학에서 명예박사 칭호를 제의받는 등 유럽에서
가장 명망 높은 음악가의 반열에 올라 있었다.
이 협주곡의 영감은 1878년의 첫 번째 이탈리아 여행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하지만, 작곡이 본격화된 것은 1881년 여름, 두 번째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온 직후였다. 브람스는 빈 서쪽 근교의 녹음 짙은 숲 지대에 있는 작은 마을 프레스바움에 머물며 작곡에 임했다. 그리고 그해 7월 7일 브람스는 절친한 친구인 헤르초겐베르크 부인에게 편지를 띄워 '사랑스럽고 연약한 스케르초를 가진 정말 작은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7월 11일에는 이탈리아 여행을 함께 다녀온 외과의사 빌로트에게 '몇 개의 작은 피아노곡'이라는 문구와 함께 작품의 초고를 보냈다. 하지만 빌로트에게 도착한 악보는 당시로서는 드문 4악장 구성에 연주시간만 무려 50분에 달하는 대작이었다. 브람스는 이 곡을 1881년 11월 9일 부다페스트에서 직접 초연했고, 출판악보는 스승인 에두아르트 마르크스젠에게 헌정했다.
자신의 최초의 대규모 관현악곡이기도 했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쓰던 때와는 달리, 이 곡에 착수하던 시점에 브람스는 이미 교향곡 두 편, 서곡 두 편, 바이올린 협주곡 등을 통해서 대규모 관현악곡에 대한 경험을 충분히 쌓은 상태였다. 그 숙련된 솜씨를 바탕으로 그는 이 곡에서 피아노 파트와 관현악 파트를 대등하게 취급하여 흡사 교향곡을 방불케 하는 유기성과 완결성을 갖춘 대작을 일구어냈다. 오죽하면 '피아노 오블리가토가 붙은 교향곡'(E. 한슬리크)이라는 평까지 나왔을까. 이 곡에서 피아노와 관현악이 이루어내는 유기적 조화, 그리고 전편에 충만한 교향악적 스케일과 장려한 건축미는 협주곡 장르의 가치와 위상을 한층 높은 차원으로 격상시킨 것이라 할 만하다. 아울러 이 곡의 피아노 파트는 극도로 어려운 편에 속하는데, 단순한 기교뿐 아니라 웅장
한 스케일과 역동성의 표현, 다채롭고 심원한 정서적·사색적 깊이 등 모든 면에서 독주자에게 극한의 능력을 요구하는 난곡이라 하겠다.
제1악장 호른 솔로가 주제 선율을 부드럽게 꺼내놓으며 출발하는 첫 악장은 이 작품의 교향악
적 위용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특히 도입부가 대단히 인상적인데, 호른의 부름에 피아노가 응답
하는 차분한 오프닝에 이어 피아노가 강렬한 카덴차를 연주하며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그 정점
에서 관현악의 장대한 총주가 터져 나오며 본격적인 제시부로 진입하는 것이다. 협주풍 소나타
형식에 따른 이 악장은 처음에 호른이 제시한 제1주제와 바이올린이 제시하는 표정 풍부한 제2
주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위풍당당한 태세와 리드미컬한 움직임, 생기 어린 표정과 우수 어
린 서정성 등 실로 다채로운 양상을 아우르며 장렬하고 눈부신 클라이맥스를 향하여 늠름하게
전진한다.
제2악장 이 이례적인 스케르초 악장은 발표 당시에는 존재의 당위성에 관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실은 이 협주곡이 지니는 독창적 구성미의 중핵을 이루고 있다. 강렬하고도 정력적인
스케르초부는 기본적으로 정열적이고 투쟁적인 이미지를 부각하면서도 동시에 사색, 탄식, 유
머 등의 다채로운 표정이 교차한다. 그리고 그 정점에서 돌연히 진입하게 되는 중간부에서는 스
타카토의 장조 주제가 떠오르는 가운데 호른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제3악장 이것은 브람스가 남긴 가장 감명 깊은 느린 악장 가운데 하나이다. 그윽한 첼로 솔로로
출발하여 한동안 관조적 시선을 머금고 우아하게 흐르던 음악은 중간부에 이르러 격랑의 소용
돌이에 휘말려 든다. 이후 피우 아다지오의 이행부에서는 피아노와 클라리넷이 섬세한 대화를
나누고, 다시 첼로 선율이 떠오르면 우수와 탄식이 가슴 깊이 스며든다. 이 슬프도록 아름다운
악장에 흐르는 낭만적 정서는 중년에 이른 브람스의 내면을 비춰주는 거울과도 같다.
제4악장 브람스가 이탈리아 여행에서 접했던 남국의 풍광을 떠올리게 하는 화사하고 상쾌한 기
운이 감도는 피날레이다. 한편으로는 집시음악적인 면모도 지니고 있어서 브람스가 각별히 아
꼈던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과의 연관성도 제기된다. 발전부 없는 소나타 형식 또는 론도 형식
으로 파악되는 이 악장은 경쾌하고 리드미컬한 제1주제, 우수 어린 경과구 주제, 발랄한 제2주
제 등이 교대로 나타나 다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흥미진진한 흐름을 엮어간다.
■ 실내악 시리즈 7: 시간의 종말을 위하여
글: 최은규(음악 칼럼니스트)
■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1756-1791) 클라리넷과 비올라, 피아노를 위한 삼중주 E♭장조 '케겔슈타트', K. 498 (1786)
모차르트는 공을 굴려 기둥을 쓰러뜨리는 케겔 게임을 하면서 이 삼중주곡을 작곡했기에 이 곡은 '케겔슈타트 삼중주'라 불린다. 클라리넷과 비올라, 피아노로 연주하는 '케겔슈타트 삼중주'의 악기 편성은 다소 특이한데, 이는 모차르트가 마음 맞는 친구들과 이 곡을 함께 연주하기 위해 이런 독특한 편성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1780년대 후반에 비엔나에 머물던 모차르트는 유명한 식물학자인 니콜라스 폰 자캥(Nikolaus von Jacquin)의 집에 종종 방문했고, 그의 딸 프란치스카에게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었다. 어느 날 자캥 집안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리게 되었는데, 그때 모차르트는 그의 제자 프란치스카 혼 자캥과 그가 특별히 좋아했던 클라리네티스트 안톤 슈타틀러와 함께 연주하기 위해 '케겔슈타트 삼중주'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1788년에 이 '케겔슈타트 삼중주곡'이 출판될 당시에 이 곡은 "바이올린과 비올라 반주에 의한 하프시코드 혹은 피아노 소나타"로 홍보되었다. 그리고 악보에 "바이올린 파트는 클라리넷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주석이 달려 있었다. 이는 악보의 매상을 올리기 위한 출판사의 전략으로 보인다. 출판사에서는 일반적으로 클라리네티스트보다 바이올리니스트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여 악보를 더 많이 팔기 위해 이 삼중주곡을 바이올린과 비올라, 피아노로 연주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모차르트는 분명히 친구들과 함께 연주하기 위해 이 삼중주곡을 작곡했으므로 바이올린이 아닌 클라리넷으로 연주하는 것이 작곡가의 의도에 더 맞는 일일 것이다.
'케겔슈타트 삼중주'는 고전주의 실내악곡에서 기대할 수 있는 전형적인 틀을 벗어나 있어 흥미롭다. 대개 3악장으로 이루어진 실내악곡이라면 첫 악장이 빠르고, 느린 중간 악장을 거쳐, 빠른 3악장으로 마무리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 곡의 제1악장은 다소 느린 안단테(Andante) 템포로 시작한다. 느리게 산책하는 정도의 느긋한 템포로 비올라와 피아노가 먼저 단호한 어조로 제1주제로 연주하면 클라리넷이 받아서 주제 선율을 후악절을 부드럽게 전개시킨다.
1악장에선 대체로 비올라와 피아노가 한 팀을 이루고 클라리넷이 이에 답하는 식으로 전개되는 부분이 많은데, 아마도 모차르트는 자신의 비올라 연주로 그의 제자 프란치스카의 피아노 연주를 받쳐주는 한편, 명연주자인 슈타틀러의 클라리넷 연주가 돋보이게 하려 했던 것 같다.
제2악장 미뉴에트는 전 악장 가운데 가장 독특하다. 처음 미뉴에트 부분은 프랑스 궁정에서 유행하던 3박자의 궁정 무곡 스타일을 보여주지만, 중간 트리오 부분에선 19세기 낭만주의 음악을 예견하듯 불안감을 자아내는 독특한 악상이 펼쳐진다.
제3악장은 처음의 론도 주제가 되풀이 되는 전형적인 론도 형식의 곡으로, 론도 주제 자체의 매력이 돋보일 뿐 아니라 론도 주제 사이에 끼어든 새로운 주제들의 참신한 아름다움은 일품이다.
■ 로베르트 슈만 (1810-1856) 클라리넷과 비올라, 피아노를 위한 '옛 이야기' Op. 132 (1851)
모차르트를 숭배했던 슈만이 모차르트의 '케겔슈타트 삼중주'와 똑같은 악기 편성으로 삼중주곡을 작곡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슈만이 1853년 10월에 '옛 이야기(Märchenerzählungen)'라는 제목으로 완성한 삼중주곡 Op. 132도 모차르트의 '케겔슈타트 삼중주'와 마찬가지로 클라리넷과 비올라, 피아노를 위한 삼중주곡이다. 이 곡을 작곡할 당시 슈만은 몸이 좋지 않았고 정신질환의 징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창작 의욕을 불태우며 이 삼중주곡을 완성했다. 슈만의 부인이자 피아니스트인 클라라 슈만이 1853년 10월 11일에 쓴 일기를 보면 "오늘 로베르트가 피아노, 클라리넷, 비올라를 위한 4개의 곡을 완성했고, 매우 흡족해한다. 그는 이 편성이 매우 낭만적인 것을
보여준다고 보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전 4악장은 '빠름-빠름-느림-빠름'의 템포로 진행된다. 제1악장은 빠르지만 지나치지 않은 템포로 설정되어 비올라와 클라리넷의 서정적인 표현이 잘 드러난다. 처음에 비올라의 서정적인 노래로 시작하여 클라리넷의 연주로 이어지고 다시 피아노로 이어지는 식으로 전개되며 세 악기의 균형이 잘 맞는다. 제2악장은 빠르면서도 강한 표정이 드러난 독특한 곡으로, 병마와 싸우던 슈만의 힘겨운 투쟁이 음악적으로 표현된 듯하다. 비올라와 피아노는 같은 음을 연타로 반복하는 음형을 통해 투쟁적인 면을 드러낸다. 느린 제3악장은 전 악장 중 표현력이 매우 뛰어나며 비올라와 클라리넷의 섬세한 표정 변화가 일품이다. 제4악장은 행진곡 풍의 힘찬 음악으로, 피아노의 단호한 리듬과 비올라와 클라리넷의 격앙된 어조가 잘 어우러진다.
■ 올리비에 메시앙 (1908~1992) 시간의 종말을 위한 클라리넷과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사중주 (1941)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메시앙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마치 신앙고백과도 같은 이 사중주곡을 작곡했다. '시간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를 작곡할 당시 그는 독일군의 포로가 되어 나치의 포로수용소에 있을 때였다. 그러니 얼마나 절박한 심정으로 이 곡을 작곡했을 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메시앙은 포로들 가운데 악기 연주가 가능한 사람들을 위해 이 곡을 작곡했으므로 바이올린과 클라리넷, 첼로, 피아노라는 독특한 악기 편성의 사중주곡이 탄생할 수 있었다. 1941년 1월 15일에 포로수용소에서 5,000여 명의 포로들 앞에서 이 사중주곡이 초연될 당시 메시앙은 직접 피아노 파트를 맡아 연주했다.
메시앙은 신약성서 중 요한묵시록(요한계시록) 제10장 1절에서 7절까지의 말씀에서 영감을 받아 이 사중주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해당 성경 구절을 찾아보면 이렇게 마무리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일곱째 천사가 불려고 하는 나팔 소리가 울릴 때, 하느님께서 당신의 종 예언자들에게 선포하신대로 그분의 신비가 완전히 이루어질 것이다." '일곱 천사'와 '심판', '구원의 신비'에 대한 내용을 담은 이 성경 구절에 따라 이 사중주 곡은 모두 7악장으로 구성될 법하지만, 메시앙은 성스러운 수 '7'에 '1'을 더한 제8악장 구성의 곡으로 완성함으로써 영원한 평화를 나타내는 수 '8'을 강조했다. 그리고 마지막 8악장에 '예수의 불멸성에 대한 찬양'이란 부제를 붙였다.
제1악장 '수정의 전례'는 클라리넷 소리가 마치 새소리처럼 표현되어 독특하다. 이 곡은 새벽 5시 경자연의 신비 속에 둘러싸인 외로운 새가 고요히 노래하며 천상의 하모니를 표현한 곡이며, 각 악기들이 리듬형과 음고 패턴을 반복하며 자연의 질서와 조화를 나타내는 듯 전개되는 것이 특징이다.
제2악장 '시간의 종말을 알리는 천사의 보칼리제'는 모두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부분과 세 번째 부분이 시간의 종말을 알리는 천사의 권위와 힘을 나타내듯 강렬한 음악으로 표현된다면, 중간 부분은 피아노의 색채감 있는 화음과 현악기의 성가 풍 선율을 통해 천국의 신비와 조화가 드러난다.
제3악장 '새들의 심연'은 클라리넷 독주로 연주되는 악장으로, 진한 고독감과 열망이 드러난다.
다른 악장들이 천상의 조화를 표현하고 있는 데 비해 이 악장은 새의 노랫소리를 통해 인간적인
고통과 슬픔이 드러나고 있어 독특하다.
제4악장 '간주곡'은 말 그대로 부담 없는 '간주곡'과 같은 가벼운 성격을 드러내며 연주 시간은 매
우 짧다. 간혹 클라리넷이 앞서 들려주었던 새 소리 음형을 연주하며 활기를 불어넣는다.
제5악장 '예수의 영원성을 찬양하는 노래'는 제8악장과 더불어 이 사중주곡의 핵심 악장이라 할 수 있다. 폭넓은 첼로 선율과 평화롭고 고요한 피아노 연주는 신의 무한한 사랑을 펼쳐 보이는 듯하다.
제6악장 '7개의 나팔을 위한 분노의 춤'은 독특한 리듬형이 돋보이는 곡이다. 네 대의 악기는 똑
같은 리듬과 선율을 연주하며 심판의 나팔소리가 주는 힘과 권위를 느끼게 하며, 예측할 수 없는
독특한 리듬으로 듣는 이들을 압도한다.
제7악장에는 '시간의 종말을 알리는 천사를 위한 무지개의 착란'이란 제목이 붙어있다. 메시앙의
음악에서 '무지개'는 평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이 곡에선 평화로운 분위기가 우
세하지만 신에 도취된 황홀경을 나타내듯 강렬한 음악도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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