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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Books

연극 '키사라기 미키짱' 아이돌의 자살을 해학과 풍자로 풀어내다...

by HyggePost 2011. 7. 14.

유명 스타들의 자살...

심각하기만 할 것 같은 그런 주제를 가지고 관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연극 '키사라기 미키짱'이다.

배우는 슬퍼서 우는데, 관객을 웃을 수 밖에 없다.

 

이 연극은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봐도 볼만하다. 초반에 배우들이 관객에 적응하는 시간, 관객이 배우에게 적응하는 시간이 좀 필요한게 약간의 단점... 그래도 친한 선배 덕에 잘 봤다.

 


(김남진이 안나오는 버전이었다.)

 

1년 전 자살한 키사라기 미키짱을 잊지 못하는 오타쿠 삼촌팬들의 모임.

아이돌 '키사라기 미키짱'이 자살하고 난 후 아직도, 여전히 미키짱만을 그리워하는 오타쿠 삼촌팬들은 그녀의 1주년 추모식을 위해 모였다.


미키짱에 관해서라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는 '닉네임-이에모토', 모임을 처음으로 제안한 뭔가 있어 보이는 '닉네임-키무라 타쿠아', 미키짱을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고 선언한 '닉네임-스네이크', 저 멀리 후쿠시마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는 '닉네임-야스오'와 마지막으로 상큼 발랄한 닉네임으로 여자 팬인듯 가슴 설레게 만들었지만 나이든 스토커 같은 느낌의 '닉네임-딸기소녀'. 이렇게 다섯 명은 천국에 가까운 빌딩 옥탑 기계실에 모여 미키짱과의 추억을 되새기며 자신이 가장 강력한 삼촌팬임을 인증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미키짱의 죽음은 자살이 아닐 수도 있다는 '키무라 타쿠아'의 발언으로 화기애애하던 분위기가 급 반전되면서 숨겨졌던 사실들이 하나둘 퍼즐 맞추듯 맞춰진다. 

 

내용의 전개도 전개인데, 상황이 자살한 아이돌 스타의 죽음을 놓고 벌어지는 일이고,

좋아했던 팬으로서의 이야기들인데,

슬플 수도 있는 상황들이 관객의 입장에서는 웃음이 나오게 된다.  

 

그걸 보면서 느낀건...

 

우리의 인생도 나에게는 극한 상황일지라도 멀리서 보면 어이없이 웃긴 상황일 수도 있다.

너무 근심에 쌓여있지 말고 좀 떨어져서 문제를 볼 능력을 가져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자살이라는 극한 선택을 하지 않도록 어려운 상황을 벗어날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그러고 보면, 과거...

우리 선조들이 해학과 풍자를 나눴던 이유를 알것 같다.

그게 삶의 무거움을 가볍게 해줄 수 있으니까...

 

'키사라기 미키짱'

 

비가 많이 내리던 날, 대학로를 참 오랜만에 방문하게 만든 연극이었다. 마음을 열고 웃다보면 재밌는 일이 생길 것 같은 그런 연극이다.  

 

kisaraki.png




키사라기 미키짱

장소
컬처스페이스 엔유
출연
김민규, 염동헌, 김원해, 최재섭, 김남진
기간
2011.06.09(목) ~ 2011.08.07(일)
가격
미키짱석 45,000원, R석 40,000원, 커플석(2인1매) 40,000원, S석 3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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