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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Movies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천국과 지옥? 지옥만이 기억나는 불편한 영화

by HyggePost 2024. 8. 7.
지금까지 들었던 영화 OST 중에
가장 무섭게 기억에 나는 음악이다.


영화 앞뒤로 엄청난 음악? 배경 소리가 있다고 친구가 평을 해서 보게 된 영화가 바로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The Zone of Interes, 2024)'다.



영화 시작에 검은 화면에 불편한 음악이 계속 흘러나온다. 대략 영화의 내용을 알고 갔다면 계속 불편한 느낌으로 앉아있을 수 밖에 없다. 홀로코스트(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을 의미) 영화라고 알고 갔으니, 대학살에 대한 얘기가 나올 거라 예상되기에 더 불편했다. 

그런데...밝은 화면으로 바뀌면서 물가에 소풍을 나온 듯 즐겁게 나들이를 즐기는 한 가족이 등장한다. 바로 독일 장교 루돌프 회스(크리스티안 프리델 분)의 가족이다. 

아내 헤트비히(산드라 휠러 분)는 집 앞에서 정성스럽게 가꾼 꽃이 만발한 정원을 즐기고, 아기에게 꽃을 설명하고, 또 다른 아이들은 수영장에서 물놀이에 한창이다. 아내 헤트비히는 멀리서 방문한 어머니에게 "저보고 아우슈비츠의 여왕이래요"라는 말을 하며 현재의 삶에 엄청난 만족을 표현하고 자랑한다. 화면을 보면 이 독일 장교 가족의 삶은 만족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평안하고 즐겁기만 하다. 

그런데, 중간 중간 군인들이 장교 집앞에 모였다가 흩어지기도 하면서 자세히 이 가족 사는 곳을 보여주는데, 이 가족이 사는 곳은 아우슈비츠 수용소 바로 옆 사택에서 살고 있다. 


그러고 보면 점점 이상하다... 이 장교 가족이 사는 집의 담을 뒤 넘어로는 연기가 매일 피어오르고 있다. 괴성도 들린다. 그리고 가족의 일상을 보면, 어디선가 가지고 온 여성의 옷들을 사택에 사는 가정부들과 나눠가지고, 아이들은 가져온 물건 등을 관찰하기도 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이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를 보기 시작했다면 아마도 평온한 삶을 사는 좀 부유한 독일 가정의 이야기일까 하고 시작했을지 모른다. 그러면 아마 더 충격적이지 않았을까? 오히려 알고 시작한게 더 나은 정도 여도 충격이 큰데 맣이다. 가히 충격적이다. 영화 중간중간 괴성이 들리고, 감옥을 청소 하는 게 보이고, 대학살을 가능하게 하는 건물의 구조를 논의 하는 장면들, 그리고 누군가의 옷과 이빨 등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불편함은 극치를 이른다.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고 해야하나? 지옥 옆의 천국?!이라 할 수 있을 것인가?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일어났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수용소 옆에 실제로 존재했던 장교의 집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다. 이 모든 것이 실제라는 것이 더 충격적이다. 

잔인한 학살을 하고 있는 장면이 나오지 않아도 홀로코스트  영화로는 최악의 불편함과 당시의 잔인함이 다 담겨있다. 누군가는 지옥 옆의 천국이라고 표현하지만, 보는 관객은 지옥 만을 느끼게 된다. 알고 봤기에 충격이 덜했지, 만약에 모르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면 그 충격은 오히려 더 스스로를 책망했을 수도 있다. 평온한 가족에 매료되어 죄가 죄인지 모르게 지나갈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이야기.

이 영화가 나치, 유대인 대학살 이런 얘기를 다시 이야기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현재 나에게 주는 교훈은 다른 거 같았다. 혹시 지금 나도 우리도 인지하지 못하면서 죄인지 모르고 죄를 지으면서 사는 건 없나?하는 생각. 

지금 보여지는 삶은 평온한데, 혹시 다른 한쪽에서 일어나는 비극으로 평온한 건 아닌지 그런 충격을 던져준 영화다... 그냥 그런 생각이 자꾸 들게 하는 아주 불편한 영화다. 감독이 바란 것이 보는 이들에게 그런 불편을 주고 싶었다면 성공이다.  


스포일러가 되는 부분이니 영화 볼 분은 아래는 그만 읽으시길...

개인적으로 하이라이트는 장교가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난다고 하는데 아내의 반응이다. 자기가 가꾸어둔 이 천국같은 사택을 떠날 수 없다고. 결국 장교는 떠나고 아내와 아이들은 이 곳에 남는다. 남편 때문에 살게된 곳인데 남편도 없이 결국 사택에 남는다?는 설정이 더 한번 충격적이었다. 무엇이 우선인지 잊고 살다보면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했다. 이기적임의 극치인 아내의 모습이었다.

추가로, 존 오브 인터레스트 즉 The Zone of Interes의 의미가 "금전적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뜻인데 그런 이득을 취하는 곳에서 살고 있진 않나 자꾸 생각하게 된다. 아주 불편한 영화...

근데 잘 만들었다. 잔인한 장면은 하나도 없는데 너무나 잔인한 기억을 만들어주는 아주 잔인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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