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늦은 밤 심야영화로 유진과 이동욱 주연의 '그 남자의 책 198쪽'을 봤다. 나름 중간에 나가는 사람도 있었고, 그리고 졸고 있는 사람도 보였던 영화였다.
이 영화는 한 여자가 남기고 간 쪽지에 198쪽이라는 문구 때문에 한 남자가(주인공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 도서관에서 책들의 198쪽을 찾게 되는 걸 모티브로 시작한다. 그리고 도서관 사서인 또 다른 여자가 그 책을 찾아주기 위해 그 남자의 곁에 있어주는 내용이었다. 뭐 모든 로맨스 영화가 그렇듯 끝은 뻔하다...
떠났던 여자가 남기고간 198쪽의 책의 내용은 기억이 안나지만, 헤어진 남녀 사이에 왜 떠났냐고 왜 그랬냐고 물어볼지 말지에 대해 고민하던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그 남자를 떠났던 여자는 교통사고로 죽은 거였고, 그 남자는 그 사실에 충격을 받아서 죽은 게 아니라 떠난 것으로 인식하고 엉뚱하게 그녀의 자취와 남겼을 글을 찾으려고 하는 세상과의 단절 속에 있던 거였다.
그 남자는 그 책의 198쪽을 찾아서 왜 떠나야 했는지 이유를 알고 싶어했다. 자신을 설득하기 위해서, 이별의 고통을 이겨내기위해서 그녀가 떠나야만 했던 이유가 필요했던 거다.
반면, 도서관 사서인 여자도 남자 친구와 헤어진 후였다. 그녀도 궁금했다. 남자친구가 왜 떠났는지 왜 떠나야만 했는지...
이유...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데는 분명히 이유가 존재한다. 학교, 회사, 동아리, 기타 그룹 들의 모임에는 서로의 공통된 주제와 일이 있다. 그래서 만나고 헤어질 때 다 이유가 존재하게 된다. 입학해서 학교에서 만나고, 졸업해서 학교에서 헤어진다. 회사에 입사해서 동료들을 만나고, 또 퇴사해서 동료들과 헤어진다. 동아리도 특정 관심분야가 맞아서 만나고, 그 분야의 관심이 시들해지면 그 동아리, 그룹에서 탈퇴하게 된다.
그런데, 남녀사이에 만남은 서로 좋아하는 마음하나로, 사랑하는 이유로 만나게 된다. 그런 사이이기 때문에 그 가장 큰 이유인, 좋아함 혹은 사랑함이 없어지면 만날 이유가 절대 없어지게 된다.
떠나간 사람에게 왜 나를 떠났냐고 물어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유가 좋아하지,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 되는 것이다. 뭐, 간혹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경우는 특수한 경우이고...
그러고 보면, 감정적인 부분은 노력해도 쉽게 바뀌지 않는 부분인 것 같다. 참 어려운 영역이다.
이 가을, 지나간 사랑과 사람을 그리워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 그 남자의 책, 198쪽을 찾아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책에는 아무말도 없다. 그저 잊혀짐이라고, 사랑이 없어졌을 뿐이라고 느껴질 뿐이었다.
ps. 영화는 잔잔한 스타일. 두 배우의 연기가 어색하다.. 라고 생각하면서 영화와 다른 상황의 딴 생각이 자꾸 들게 만드는... 뭐랄까 뭔가 어색한 영화. 그래도 간만에 잔잔한 영화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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