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 (6.15)
관현악으로 듣는 슬픈 러브 스토리
■ 공연명 : 로미오와 줄리엣 ROMEO AND JULIET ■ 일시 및 장소 : 2017년 6월 15일(목)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 지 휘 : 알렉상드르 블로슈 Alexandre Bloch, conductor ■ 프로그램 차이콥스키, ‘로미오와 줄리엣’ 환상 서곡 Tchaikovsky, Romeo and Juliet, Fantasy-Overture 번스타인,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교향적 무곡 Bernstein, West Side Story-Symphonic Dances 프로코피예프, ‘로미오와 줄리엣’ 모음곡 Prokofiev, Selections from Prokofiev's Romeo & Juliet ■ 티켓가격 : 70,000원(R), 50,000원(S), 30,000원(A), 20,000원(B), 10,000원(C) |
* 공연문의 : (재)서울시립교향악단 1588-1210
관현악으로 만나는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 (6.15)
● 서울시향은 오는 6월 15일(목)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셰익스피어의 비극적 걸작을 주제로 하여 <로미오와 줄리엣>을 개최한다.
차이콥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환상 서곡, 번스타인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교향적 무곡, 프로코피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 모음곡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이번 공연은 프랑스 릴 오페라 음악감독인 젊은 지휘자 알렉상드르 블로슈(1985년생)가 지휘를 맡을 예정이다.
빼어난 지휘 테크닉과 넘쳐흐르는 에너지
차세대 명장, 알렉상드르 블로슈
● 지난해 12월 정명훈 전 예술감독의 대체 지휘자로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알렉상드르 블로슈가 이번 공연의 지휘를 맡는다.
알렉상드르 블로슈는 프랑스 출신의 지휘자로 넘치는 에너지와 음악적 통찰력을 두루 갖춘 주목할 만한 신성으로 꼽힌다.
블로슈는 2012년 35세 이하의 유럽 지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도나텔라 플릭 LSO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을 하면서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콩쿠르 우승 직후 얼마 되지 않아 그는 건강 이상으로 출연을 취소한 마리스 얀손스를 대신해 로열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를 성공적으로 지휘하면서 차세대 유망주로 부상했다.
그는 2015년 9월부터 뒤셀도르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객원지휘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6/17 시즌의 시작과 함께 릴 국립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은 많은 작곡가들을 통해 가곡, 피아노곡, 교향곡, 오페라 등 다양한 형태로 작품화 되었다.
차이콥스키도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기초로 관현악곡 3개를 남겼는데 그 중 첫 번째 작품이 ‘로미오와 줄리엣 환상서곡’이다. 이 서곡은 도입부와 종결부를 가진 자유로운 소나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잉글리시 호른과 비올라의 애절하고 유려한 선율은 차이콥스키가 빚어낸 가장 아름다운 음률 중 하나로 손꼽힌다. 차이콥스키가 셰익스피어 작품을 바탕으로 작곡한 작품 중 가장 사랑받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번스타인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교향적 무곡’ 또한 1950년대 뉴욕 웨스트사이드의 로미오와 줄리엣인 토니와 마리아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곡이다. 오케스트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차임벨, 호루라기와 같은 악기를 사용하여 번스타인만의 재기 넘치는 음악이 펼쳐진다.
프로코피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 모음곡은 탄탄한 구성과 뛰어난 음악적 완성도를 갖추어 로미오와 줄리엣을 주제로 한 곡 중에 가장 자주 연주되는 곡으로 불운한 러브 스토리를 구소련 시기 러시아의 대담한 멜로디와 힘에 넘치는 리듬으로 재구성한 발레음악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총 2시간에 이르는 ‘로미오와 줄리엣’ 전곡 중 8개의 Scene을 발췌하여 다양한 장면과 등장인물을 프로코피예프만의 강렬하고 특징적인 선율로 소개한다. (티켓가격: 1~7만원)
※ 첨부. 출연자 프로필
상세 프로그램
프로그램 노트 1부. 끝.
<출연자 프로필>
- 로미오와 줄리엣 (6.15)
■ 지휘_알렉상드르 블로슈, Alexandre Bloch, conductor
프랑스 출신 지휘자 알렉상드르 블로슈는 2016/17 시즌의 시작과 함께 릴 국립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게 되었으며, 2015년 9월부터 뒤셀도르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객원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2012년 가을에 도나텔라 플릭 LSO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으며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로 임명되기도 했다. 그는 마리스 얀손스를 대신해 갖게 된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의 데뷔 무대를 통해 슈트라우스의 ‘죽음과 변용’, 비트만의 대편성 오케스트라를 위한 위촉작을 포함한 도전적인 프로그램을 지휘했다.
2016/17 시즌 그의 데뷔무대에는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일드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 로스엔젤레스 체임버 오케스트라, 몬트리올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 그리고 브뤼셀 필하모닉과의 협연이 있다. 그는 또한 뒤셀도르프의 도이체 오퍼 암 라인에서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지휘했으며, 파리 샹젤리제 극장에서 릴 국립 오케스트라와 함께 비제의 오페라 ‘진주조개잡이’를 선보인 바 있다. 또한 그의 이번 시즌 복귀 무대로는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 스코티시 체임버 오케스트라, 서울시향, 로열 노던 신포니아, BBC 웨일스 내셔널 오케스트라, 벤쿠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이 있다.
알렉상드르 블로슈는 그동안 오슬로 필하모닉, 서울시향, 벤쿠버 심포니 오케스트라, 애들레이드 심포니 오케스트라, 도이치 캄머 필하모닉,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에서 열린 내시 앙상블의 40주년 기념 공연, 노스 오페라(영국), 덴마크 왕립 오케스트라, 툴루즈 카피톨 오케스트라, 포젠 필하모닉, 그리고 리옹 국립 오케스트라 등 여러 악단을 지휘해왔다. 그는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스코티시 체임버 오케스트라, 로열 노던 신포니아, 로열 리버풀 필하모닉, BBCNOW, 북서독일 필하모니,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 청소년 오케스트라에 재초청 되어 지휘 한 바 있다.
알렉상드르 블로슈는 ADAMI(프랑스 연주자 권리를 위한 모임)가 주관한 ‘2012년 인재 ‘로 선정되었으며, 2012년과 2013년 탱글우드 뮤직 페스티벌의 지휘 펠로우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마리스 얀손스, 샤를 뒤투아, 피에르 불레즈, 베르나르트 하이팅크, 마크 엘더, 그리고 에사페카 살로넨 등 지휘계의 거장들의 이목을 끌었다.
1985년생인 알렉상드르 블로슈는 프랑스 투르, 오를레앙, 그리고 릴에서 첼로, 화성, 지휘를 전공한 후, 파리음악원에 입학해 작곡과 지휘를 공부했다. 2012년에는 졸트나지 클래스를 통해 지휘로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영국 왕립 북부 음악대학에서 학위와 John Zochonis 주니어 펠로우십(2012/13 시즌)을 받은 바 있다.
그가 리옹 국립 오페라와 함께 녹음한 그의 스승 티에리 에스카이슈의 작품 음반은 이번 시즌 발매를 계획하고 있으며, 릴 국립 오케스트라에서 선보인 뛰어난 무대는 프랑스 Mezzo 채널(TV)과 Radio Classique 채널(라디오)를 통해 중계되었다.
<상세 프로그램>
로미오와 줄리엣
ROMEO & JULIET
2017년 6월 15일(목)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프로그램
차이콥스키, ‘로미오와 줄리엣’ 환상 서곡 (20‘)
Tchaikovsky, Romeo and Juliet, Fantasy-Overture
Andante non troppo—Allegro giusto
번스타인,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교향적 무곡 (22‘)
Bernstein, West Side Story-Symphonic Dances
휴식 (intermission) -
프로코피예프, ‘로미오와 줄리엣’ 모음곡(41‘) (엮음: 알렉상드르 블로슈)
Prokofiev, Selections from Prokofiev's Romeo & Juliet (Compiled by Alexandre Bloch)
I. Montagues and Capulets
II. The Young Juliet
III. Minuet
IV. Romeo and Juliet (The Balcony Scene)
V. Death of Tybalt
VI. Friar Laurence
VII. Romeo and Juliet before Parting
VIII. Romeo at Juliet's Grave
<프로그램 노트>
로미오와 줄리엣
글 : 황장원 (음악 칼럼니스트)
■ 표트르 차이콥스키(1840~1893) : 환상 서곡 ‘로미오와 줄리엣’ (1869) <약 20분>
영국의 극작가인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명작들은 예로부터 많은 음악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으로 작용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로미오와 줄리엣’의 인기는 남달랐는데, 이 ‘청춘 로맨스’를 주제로 삼은 대표적 음악작품들로는 베를리오즈의 ‘극적 교향곡’, 구노의 오페라, 프로코피예프의 발레음악, 그리고 오늘 연주될 차이콥스키의 ‘환상 서곡’ 등이 있다.
차이콥스키는 셰익스피어의 희곡에 기초한 관현악곡을 세 편(로미오와 줄리엣, 템페스트, 햄릿) 남겼는데, 그 중 첫 번째가 바로 이 서곡이다. 이 곡은 러시아 국민악파 5인조의 리더였던 발라키레프(M. Balakirev)의 권유로 1869년에 작곡되었는데, 발라키레프는 작품의 아이디어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전곡의 대략적인 얼개를 구상하여 차이콥스키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초연은 1870년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의 지휘로 이루어졌고, 그 초고에 약간의 손질이 가해진 뒤 그 이듬해 첫 악보가 출판되었다. 그런데 오늘날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악보는 그 후 다시 개정을 거쳐 1880년에 출판된 것이다.
이 서곡은 도입부와 종결부를 가진 소나타 형식으로 구성되어 극의 내용을 ‘환상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우선 안단테의 엄숙한 도입부를 이끌어가는 종교적인 선율과 화성은 러시아 정교회 성가에서 유래한 것으로, 수도사 로렌스의 이미지를 암시한다. 이후 한 동안 비극적 기운이 감돌다가 알레그로의 제시부로 넘어가면, 격렬하고 난폭한 제1주제가 등장하여 캐퓰릿 가문과 몬태규 가문의 갈등을 강렬하고 박진감 넘치게 묘파한다. 이와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제2주제는 잉글리시 호른과 비올라의 솔로가 연주하는데, 다름 아닌 로미오와 줄리엣의 애틋한 사랑을 형상화한 선율이다. 애절하면서도 유려하고 감미롭기 이를 데 없는 이 선율은 차이콥스키가 빚어낸 가장 아름다운 음률의 하나라 하겠다. 전개부는 이 두 악상의 대립 속에 긴박하게 진행되면서 양가의 반목과 갈등이 점점 더 심해지면서 파국을 향해 치닫는 모습을 연출해 보인다. 격렬한 클라이맥스와 재현부를 거쳐 종결부로 들어가면, 목관의 부드러운 하모니와 하프의 꿈꾸는 듯한 아르페지오가 애틋한 슬픔을 아로새기면서 의미심장한 명상적 분위기를 자아내며 조용히 막을 내린다.
■ 레오나드 번스타인(1918~1990) :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 교향적 무곡 (1987) <약 22분)
우리에게 레너드 번스타인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20세기 후반의 지휘계를 양분했던 거장으로 익숙하지만, 사실 그는 워낙 다재다능했기에 무척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했던 인물이다. 지휘자 외에 음악 해설가로도 이름을 날렸는가 하면 유능한 피아니스트이기도 했고, 풍부한 음악적 경험과 인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다수의 저서를 집필했으며, 심지어 영화에 출연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휘 이외의 활동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이라면 역시 작곡가로서의 면모를 꼽아야 할 것이다.
작곡가로서 번스타인은 세 편의 교향곡을 위시하여 다수의 관현악곡, 발레음악, 종교음악 등을 남기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및 영화음악으로 더 유명하다. 특히 1957년 가을에 발표된 브로드웨이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West Side Story)’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미국 뮤지컬의 영원한 고전으로 자리 잡는 한편, 이미 ‘도시에서(On The Town)’, ‘깡디드(Candide)’ 등으로 성공을 거두었던 뮤지컬 작곡가 번스타인의 명성을 최고조에 이르게 만들어주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 불릴 만한 작품이다. 미국 뉴욕시의 웨스트사이드를 배경으로 서로 대립하고 있는 두 불량 청소년 집단, 미국계의 제트단과 푸에르토리코계의 샤크단 사이의 세력 다툼과 그 분쟁에 휘말린 두 청춘 남녀, 토니와 마리아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가 번스타인의 재기 넘치면서도 유려한 음악과 함께 펼쳐진다. 번스타인은 정통 클래식 작곡을 공부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음악도 여느 뮤지컬 음악과는 사뭇 다른 차원의 격조와 완성도를 보여준다.
오늘 연주될 ‘교향적 무곡’은 뮤지컬에 흐르는 곡들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일종의 ‘관현악 메들리’로서, 시드 라민(Sid Ramin)과 어윈 코스탈(Irwin Kostal)이 편곡한 것이다. 맘보, 차차 등 뮤지컬의 발레 장면에 나오는 춤곡들을 중심으로 전체적으로 거친 리듬과 활력 넘치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어딘가에(Somewhere)’나 ‘마리아(Maria)’처럼 귀에 익은 명선율들도 삽입되어 있다.
전곡은 단락 없이 연속해서 연주되는데, 오프닝은 간략한 ‘프롤로그’에 이어 제트단을 나타내는 익살스런 음악이 장식한다. 두 번째 부분은 아주 느긋한 아다지오의 템포로 진행되며 유명한 ‘어딘가에’의 선율이 꿈결처럼 유려하게 펼쳐진다. ‘스케르초’로 명명되어 있는 세 번째 부분은 분위기를 차츰 활기찬 방향으로 이끌어가며, 이어서 떠들썩한 네 번째 ‘맘보’ 부분과 유쾌한 다섯 번째 ‘차차’ 부분이 등장하는데, ‘차차’ 부분에는 유명한 ‘마리아’의 선율이 얹혀 있다. 이 ‘마리아’ 선율은 ‘만남의 장면’으로 명명된 여섯 번째 부분에서도 미묘하고 은밀한 느낌으로 이어진다. 간단한 푸가로 이루어진 일곱 번째 ‘쿨(Cool)’ 부분으로 들어가면 분위기는 다시 활기를 띠게 되며, 여덟 번째 ‘싸움(Rumble)’ 부분에선 한 바탕 격투가 벌어진다. 이 소란스럽고 엎치락뒤치락하던 상황이 마무리되고 나면, 마지막 피날레는 섬세하고 아름답지만 애잔하기 이를 데 없는 아다지오로 조용히 마무리되며 긴 여운을 남긴다.
■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1891~1953) : 발레 음악 ‘로미오와 줄리엣’ 발췌 (1938) <약41분>
셰익스피어의 동명희곡에 기초한 발레음악 <로미오와 줄리엣>은 프로코피예프의 최고 인기작이자 그의 경력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이다. 프로코피예프는 이 작품을 쓰기 한 해 전인 1933년, 오랜 망명생활을 청산하고 모스크바로 귀환했다. 그리고 소비에트 당국의 요구에 부응하는, 보다 간결하고 표현적이며 서정성 풍부한 작품을 쓰기 위해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영화음악 <키제 중위>, 음악동화 <피터와 늑대> 등을 내놓게 되는데, 특히 이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서는 자신의 작풍을 실험주의에서 자연주의로, 모더니즘에서 로맨티시즘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은 전막 상연에 2시간 반 정도가 걸리는 장대한 작품이다. 아마 이 유명한 러브스토리를 다룬 여러 클래식 음악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원작에 충실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프로코피예프의 음악은 원작에 담긴 다양한 요소들을 매우 효과적이면서도 개성적으로 묘파해냈다. 그 세밀하고 다채로운 묘사적 필치는 원작을 익히 알고 있는 이들이라면 발레무대 없이도 주요 등장인물들과 장면들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을 정도로 절묘하다. 본 공연에서는 그 중 나중에 프로코피예프가 다시 정리해서 내놓은 두 개의 ‘관현악 모음곡’에 수록된 곡들이 발췌되어 극의 진행순서에 따라 연주된다. 다음은 그 순서에 따른 각 곡의 제목과 내용이다.
- 몬태규 가와 캐퓰렛 가 : 극 속에서 오랫동안 반목해온 베로나의 두 가문을 가리키는 이 곡의 제목은 모음곡이나 발췌판에서 사용되는 것이며, 원래는 발레 속에서 따로 등장하는 ‘대공의 포고령’과 ‘기사들의 춤’이라는 두 곡을 하나로 연결해놓은 것이다. 먼저 단계적으로 중첩되는 금관악기들의 신호에 이어 강렬한 화음이 터져 나온다. 이는 베로나의 평화를 선언하며 두 가문의 다툼을 금지하는 영주의 준엄한 포고령을 나타낸다. 이어서 캐퓰렛가의 무도회장에서 기사들과 귀부인들이 쌍을 이루어 춤을 추는 장면에 흐르는 음악이 펼쳐진다. 마치 서로 적대하는 두 가문 사이에 흐르는 긴장감을 부각시키듯 장중하고 위압적인 음악이다.
- 소녀 줄리엣 : 줄리엣이 무대에 처음 등장했을 때 흐르는 곡이다. 처음에는 인형을 가지고 천진난만하게 뛰노는 귀여운 소녀 줄리엣의 모습을 생기발랄한 음률에 실어 그려 보인다. 그러나 잠시 후 어머니가 들어와 파리스와의 정혼 소식을 알리자 그녀는 당황스러워 한다. 어머니는 그런 그녀를 거울 앞에 세우고는 ‘너도 이제 어엿한 숙녀란다’라고 타이른다.
- 미뉴엣 : 캐퓰렛 저택에서 열리는 무도회에 하객들이 도착하는 장면을 그린 곡이다. 장쾌한 미뉴에트 주제로 출발하며, 중간의 트리오에서는 코넷 솔로가 우아하고 경묘한 선율을 연주한다. 하객들 중에는 줄리엣의 친구들과 그녀의 정혼자인 파리스도 있다.
- 로미오와 줄리엣 :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러브스토리의 두 주인공, 그들의 풋풋하고 감미로우며 애틋한 사랑을 그린 곡이다. 셰익스피어의 원작에서도 그렇지만, 발레 무대에서도 백미로 꼽히는 ‘발코니 장면’의 음악을 바탕으로 진행되는데, 이 곡은 프로코피예프만의 독특한 색채와 개성적 어법이 가장 아름답게 표출된 사례 중 하나이다.
먼저 달빛 내리비치는 줄리엣의 발코니가 모습을 드러내고, 잠시 후 그 아래 정원으로 숨어든 로미오의 모습이 보인다. 마침내 두 사람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면 유려하고 몽환적인 2인무가 펼쳐진다. 약음기를 끼운 바이올린 선율이 로미오의 테마를 연주하며 격정적으로 물결치듯 오르내리고, 줄리엣의 주제는 플루트에서 잉글리시 호른과 첼로로 옮겨가며 사랑에 눈뜨면서 소녀에서 여인으로 거듭난 그녀를 부드럽게 떠올린다.
- 티볼트의 죽음 : 비극적 파국의 기폭제가 된 결정적 사건을 그린 곡이 격렬한 필치로 숨가쁘게 전개된다. 절친한 친구 머큐쇼의 죽음에 이성을 잃은 로미오가 친구를 죽인 줄리엣의 사촌오빠 티볼트에게 달려들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싸움 끝에 결국 로미오의 칼이 티볼트를 쓰러뜨린다. 다음 순간 정신을 차린 로미오는 비탄에 빠진 캐퓰렛 부인에게 용서를 구하다가 자리를 뜨고, 티볼트의 시신은 흥분한 캐퓰렛 가문 사람들이 몬태규 가문에 대한 복수를 맹세하는 가운데 영주 앞으로 옮겨진다.
- 로렌스 신부 :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을 결혼으로 맺어주고, 본의 아니게 두 사람을 죽음의 길로 인도하는 로렌스 신부를 나타내는 곡. 바순 솔로가 그의 종교적 이미지와 따뜻한 인간미를 나타내고, 그 사이에서 젊은 연인들의 사랑이 애틋하게 굽이친다.
- 이별 전의 로미오와 줄리엣 : 눈물 속에서 첫날밤을 보낸 두 연인. 날이 밝으면 로미오는 대공의 추방령에 따라 줄리엣의 곁을 떠나야 한다. 두 사람은 깊은 슬픔 속에서 파드되(2인무)로 이별의 회한을 쏟아내고, 음악은 느린 템포와 나직한 어조로 두 사람의 애틋하고 간절한 심정을 전한다.
- 줄리엣 무덤가의 로미오 : 줄리엣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캐퓰렛 가묘로 달려온 로미오. 전령과 엇갈려 그녀의 죽음이 거짓이라는 소식을 듣지 못한 그는 말없이
누워 있는 줄리엣을 부둥켜안고 비통해 한다. 그는 행복은 너무도 짧고 아픔의 너무도 컸던 추억을 떠올리다가
결국 준비해온 독약을 마시고 숨을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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