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s/Music

'비긴어게인' 이소라 '바람이 분다' 잘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러진 이별을 추억하게 하는 곡

by HyggePost 2017. 7. 9.

이별을 했던 이들에게 눈물샘을 자극하는 노래가 있다. 특히 예고없이 치러진 이별을 겪었던 이들에게는 더욱더 치명적인 아픔의 노래, 바로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다.

 

나의 이별은
잘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러진다

이 가사 부분은 '바람이 분다'에서 하이라이트로, 예고없던 이별을 겪어야 했던 허무한 마음을, 울부짓는 목소리로 전달한다. 그래서 그 부분을 들을 때면 슬픈 이별의 추억이 떠오르는 이들에게는 울컥함을 선사한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흐르게 되는 눈물을 맡이하게 된다. 

그러나 노래는 다시 진정한다. 이런 격한 슬픔을 겪었지만, 자신을 제외한 세상은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간다고. 그리고 자신에게는 바람이 불 뿐이라고. 그래서 그 바람을 맞으면서 홀로 눈물이 흐르게 된다... 자신만 아는 슬픔의 순간을 느끼게 된다.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는 감동을 주려고 부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픔을 외치면서 감정을 절제하면서 불러야, 그 감동이 전해지는 곡이다. 그래서 아무나 부를 수 없는 곡이기도 하다. 부르는 사람이 먼저 슬퍼지면 안되고, 슬픔을 잔잔하게 전달해야만 하고, 듣는 이가 스스로 자신의 슬픔을 추억하게 만들어야 하는 곡이다. 가수의 역할이 엄청난 곡이다. 

그런 순간을 오랜만에 다시 느끼게 되었다. '비긴어게인'에서 음향체크를 하면서 이소라가 '바람이 분다'를 부를 때 다시금 그 감동의 순간이 왔다. 원곡자가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하는 순간이었다.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
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
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
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
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 내게서 먼 것 같아
이미 그친 것 같아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바람에 흩어져 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간다
바람이 분다
시린 한기 속에 지난 시간을 되돌린다
여름 끝에 선
너의 뒷모습이 차가웠던 것 같아
다 알 것 같아
내게는 소중해했던 잠 못 이루던 날들이
너에겐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나의 이별은
잘 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러진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내게는 천금같았던 추억이 담겨져 있던
머리위로 바람이 분다
눈물이 흐른다

 

예고없던 이별을 겪었던 이들에게 그 아픔을 고스란히 전하는 노래 '바람이 분다'.

내게는 천금 같았던
추억이 담겨져 있던
머리 위로 바람이 분다

자신에게 남겨진 천금 같았던 추억들.... 그만큼 소중했던 추억들... 그렇지만, 추억을 생각해도 돌아갈 수 없다. 그런 돌아갈 수 없는 사랑의 슬픔이 담긴 곡이다.

정말 노래가 전하는 감동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곡.

음향을 조절하고, 중간에 박자에 대한 대화를 하고, 피아노 반주가 마지막에 조금 불안정하기도 했지만, 이 라이브는 근래에 들었던 최고의 라이브다. 다시 불러도 이 감동을 전하지 못할 것 같았는데, 유희열이 다시 불러달라는 요청에 역시 이소라가 거절했다. 그 거절에 충분히 동의할만큼 너무 큰 감동을 선사한 라이브였다.


우리의 삶도 무언가를 준비하면서 느끼는 그 어떤 순간이 결국 우리 인생의 최고의 순간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지금 무언가 준비하고 있다면, 또 어떤 최고의 순간이 올 수도 있다. 그런 순간을 선사한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 음향 체크 버전이다.

 

(먹먹함 가득) 이소라, 음향 체크 위한 라이브 '바람이 분다'♪ https://www.youtube.com/watch?v=iq9OoIlR6EQ 

ps. 1회에서 나왔던 연습 버전 '바람이 분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음향체크 버전이 내게는 최고의 순간을 선사한 노래다.

 

[풀버전] 이소라, 더블린에서 연습곡 '바람이 분다'♪ https://www.youtube.com/watch?v=rBavMxV8lno&ab_channel=JTBCVoyage 

예고없이 찾아온 이별이 격하게 슬펐지만, 예고없이 찾아온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의 라이브의 감동이 그 이별을 치유해주는 것 같았다. 몇번을 들어야 이 감동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천금 같았던 추억을 담고, 내 머리 위로 사랑의 아픔이 지나가는 순간이다... 내 머리 위로 바람이 부는 것 같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