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게 슬픈 책 '사랑 후에 오는 것들'입니다...
헤어짐이 슬픈 건
헤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만남의 가치를 깨닫기 때문이고,
잃어버리는 것이 아쉬운 이유는
존재했던 모든 것들이 빈자리 속에서
비로소 빛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의 빛이 내 마음속에서 밝아질수록
외로움이라는 그림자가
그만큼 짙게 드리워진다는 건
세상천지가 다 아는 일이지만
나만은 다를 거라고
우리의 사랑만은 다를 거라고 믿었다.
잊는 다는 건 꿈에도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내가 잊으려고 했던 것은 그가 아니라,
그를 사랑했던 내 자신이었다.
그를 만나지 못해도,
영영 다시는 내 눈앞에서 보지 못한다 해도,
잊을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때 그를 떠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 공지영-
심각하다는 건
이처럼 쌓여 가는 사소한 일들 위에 몇몇 오해와
아무 생각 없이 한 이야기들이 왜곡되어 만들어지는 것이다.
모든 것이 한순간의 일이었다.
그 순간의 연속 속에 모든 것이 있다.
그렇지만, 모든 것이 있다고 깨닫기도 전에 한순간은 사라지고 말았다.
순간은 영원이다. 영원이 순간이듯이...
눈 감짝할 사이에 홍이가 내 곁을 스쳐 지나갔다.
영원은 무참하게 지워지고 다시 순간으로 돌아왔다.
홍이는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나와 다른 궤도에서 살고 있었다.
두 사람은 더 이상 같은 궤도를 돌 수가 없는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달은 순간, 나는 이미 뒤를 돌아볼 수가 없었다.
추억이 넘쳐 흘러 말로 토해낼 수가 없다...
"정말로 달렸어. 그것밖엔 할 수가 없었거든.
말로 분명하게 설명했더라면 이렇게까지 먼 길을 돌아오지 않아도 됐을 텐데.
하지만 계속 달렸기 때문에 그때 네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알게되었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넌 혼자서 달렸다는 걸...
난 그때 너와 함께 달렸어야 했어.
난 너에게 대해 뭐든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가장 중요한 것을 알지 못했던 거야.
미안하다...
그때 널 외롭게 해서..." -츠지 히토나리-
'냉정과 열정'사이를 재미있게(?) 본 독자로,
이번에 나온 공지영과 츠지 히토나리가 쓴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란 책을 또 사보게 되었답니다.
홍이와 준고, 한국과 일본 두 젊은 남녀의 사랑하고 헤어진 7년이 지난 뒤의 이야기입니다.
츠지 히토나리는 남자의 시선으로, 공지영은 여자의 시선으로 내면과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어 두 권의 소설을 읽고 나면 두 이야기가 하나로 합쳐집니다.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여자보다 더 감성적인 표현을 보여줬던 츠지 히토나리였기에 이번에도 두권 중에서
먼저 츠지 히토나리의 것을 먼저 읽었습니다.
역시...
담담히 써내려가는 듯하지만, 사랑했던 여인에 대한 감정과 혼돈을 확실하게 표현해주고 있었습니다.
공지영의 문체에 대해서는 더 설명할 필요도 없죠.
사랑을 두고 떠나온 한 여인에 대한 그 감정의 흐름과 현실의 공허함에 대한 이야기를
쇼윈도 안에서 울고 있는 마네킹 같은 느낌으로 여인을 표현해줬습니다.
책을 선택했던 이유가 사랑 후에 뭐가 올까? 또 다른 사랑이 올까? 아니면, 뭔가 남아 있을까?
하는 호기심으로 읽은 것이었는데,
진정한 사랑을 한 후에는 여전히 그 사랑이 남아 있다고 글은 써내려져갔습니다.
진정 사랑 후에는 그 사랑이 여전히 온다는...
책속의 주인공들은 너무도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런 사랑... 현실에도 존재하길 바랍니다.
'Reviews > Book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랭드 보통의 "우리는 사랑일까?" (0) | 2012.07.10 |
---|---|
파울로 코엘료의 '악마와 미스 프랭' 악마와 벌이는 한판 승부~ (0) | 2012.07.10 |
보답받지 못하는 사랑에 빠져있는 자들... (0) | 2012.07.09 |
<다빈치 코드> 삶은 항상 비밀로 가득차 있다. (0) | 2012.07.09 |
찬란한 우울 '거대한 고독' (1) | 2012.07.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