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짧게 알고 있는 이야기가 있다.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감옥에 갇힌 장발장에 대한 이야기.
그의 삶 전체에 대한 이야기 '레미제라블'을 봤다. 뮤지컬 말고 최근 개봉한 영화로.
성탄절에 본, 성탄절에 보기 딱 어울리는 영화 '레미제라블'이였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내 베스트 영화 중 하나가 될것 같다. 두고두고 볼것 같은 영화란 얘기.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의 감옥살이를 한 장발장(휴 잭맨)은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퇴소 후에도 다른 이들의 박해를 받는다. 그런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성당에서 물건을 훔쳐서 달아나다 다시 잡힌다. 그러나 신부의 도움으로 그 삶을 벗어나게 된 장발장.
그는 정체를 숨기고 마들렌이란 이름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자신의 어려움을 도와줬던 신부처럼, 운명이 바뀐 장발장은 어려운 이들을 도우며 살아간다.
그러던 중 자신의 공장에서 일하던 판틴(앤 해서웨이)의 삶이 망가진것에 책임감을 느끼고, 판틴의 딸인 코제트(아만다 사이프리드)를 거둬주기로 한다.
장발장이 코제트를 만나기 전에 장발장의 정체를 알게된 경감 자베르(러셀 크로우)는 계속해서 장발장을 쫓아 다닌다. 죄인은 잡아서 죄값을 받게 해야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말이다. 장발장은 자베르에게 들킬까 코제트를 찾자마자 또 다시 몸을 숨기고 정체를 숨긴채 살아간다.
그리고 몇년이 흐른다... 프랑스 혁명의 움직임이 있는 시기...
판틴의 딸인 코제트를 자신의 딸로 훌륭하게 키운 장발장은 여전히 정체를 숨기고 어려운 이들을 도우며 살아간다.
그러던 중 코제트와 사랑에 빠진 마리우스(에디 레드메인)가 프랑스 혁명으로 어려움에 처한다. 자신의 딸을 위해 마리우스가 다치지 않길 바라며 폭동 속으로 들어가는 장발장. 그리고 코제트를 지켰듯이 마리우스를 지키는 장발장.
프랑스 혁명 중 폭동 속에서 자베르를 만나는 장발장은 자신이 자베르를 살해할 수 있었으나 그를 살려 보내준다. "나를 잡으려 한것은 당신 의무였다"라며... 자신을 살려준 장발장을 이해하기 어려웠던 자베르는 다시 장발장을 만나지만 체포하지 못한다. 자베르는 혁명도 그렇고, 죄인이라 생각했던 장발장도 그렇고, 자신이 지금껏 믿고 따르던 신념이 흔들려 혼란스러워 한다.
'레미제라블'은 당시 살기 어려웠던 프랑스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도 하지만, 우리가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다.
배고픔에 빵을 훔쳐 달아나다 잡혀서 죄인으로 살아가는 장발장은 그 죄 이후로 자신이 죄인이라는 것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남을 도우며 살아간다. 정체를 제대로 들어내지도 못하지만 누군가를 도와주며 살아간다. 자신이 극으로 몰렸던 순간 받았던 도움에 감사하며 말이다.
반면, 경감 자베르는 장발장이 집행유예기간에 도망간 것을 잊지 않고 평생 그를 쫓아 다닌다. 죄를 지은 사람은 죄값을 치뤄야 한다고 믿으며. 그러다 그는 자신이 믿고 있던 죄인이라는 인물이 다른 이들을 얼마나 많이 도와주며 살았는지 보게 된다. 정말 죄인이 맞는지 회의가 들고 자신이 믿고 있는 신념이 흔들린다. 자신의 죄를 돌아보기도 전에 장발장의 죄만을 보면서 쫓던 세월을 자베르는 되돌릴 수 없었기에 더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우린 나의 죄, 나의 허물은 종종 잊는다. 다른 이들의 죄와 잘못된 것들은 그렇게 잘 보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들의 잘못을 비판하는데 열을(!) 올린다. 자신은 얼만큼 잘하는지, 얼만큼 죄를 짓는지 생각조차 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장발장이 마리우스를 지키면서 불렀던 "Bring Him Home"이란 곡이다.
예수가, 우리의 부모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가진 이들이 누군가를 대신해 목숨을 내놓을 수 있때 부를 수 있는 곡이다. 감동을 넘어 경이로운 곡일 수 밖에 없다.
"신이시여, 제 기도를 들어 주소서.
제가 필요할 때 당신은 항상 그 곳에 계셨나이다.
그는 아직 어리고, 두려움에 떨고 있사오니 그를 쉬게 하소서
그 축복받을 영혼을 구원하소서, 구원하소서.
당신이 마약 저에게 아들을 허락하셨다면 아마 저 젊은이와 같을 것입니다.
좋았던 여름날은 하루하루 사라지고 제 젊은 날들도 이토록 지나가
전 이제 늙었고 곧 사라지겠지요.
그에게 평화와 그에게 안식을 주소서
그는 아직 젊고 그냥 어린 소년이오니
생명을 거두시기도 생명을 주시기도 하시는 주여
그를 구원하시고 그를 살게 하소서
가야한다면 저를 데리고 가시고 그를 살게 하소서 구원하소서 구원하소서"
ps. 무엇보다 노래 잘한 것은... 레미제라블 25주년 뮤지컬 기념공연에서 에포닌 역을 맡았던 사만다 바크스. 비가 내리는 장면에서 짝사랑을 가슴아파 노래하는 부분은 찐한 울림이 있었다.
다른 분들은 역시 영화배우라고....^^:;
장발장의 죄를 쫓는 자베르, 그리고 자신의 죄를 돌아보며 베풀며 사는 장발장...
나의 삶은 어떤 삶인지 되돌아보는 2012년의 마지막 한주가 될 것 같다.
뮤지컬 레미제라블 풀버전이다. 2시간 40분 정도 시간을 내서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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