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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Movies

'원 데이(One Day, 2011)' 20년간 곁에 있던 사랑이 떠난 자리...

by HyggePost 2013. 2. 12.

"나와 함께 세월을 보내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는 몇명이나 있을까?"


이 질문을 던지도록 만든 영화가 바로 '원 데이(One Day, 2011)' 다. (이미 개봉이 많이 지나 스포일러 포함한다)




영화 '원데이'는 20년간 곁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사랑을 표현하지 못했던 친구 엠마 몰리(앤 해서웨이)와 자신의 모든 삶의 문제를 20년간 의논하며, 그 친구를 사랑하는 지 조차 몰랐던 덱스터 메이휴(짐 스터게스)의 이야기다. 


영화는 현재 시대의 엠마가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달리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과거로 흘러 1988년 7월 15일 대학교 졸업식. 엠마와 덱스터는 친하지 않았지만, 우연하게 졸업식날 같이 밤을 보내며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된다. 엠마는 작가라는 꿈을 향해 아르바이트며 다양한 일을 하면서 살아가지만, 부유하고 인기 많은 덱스터는 여자와 세상을 즐기며 삶을 낭비하듯 살아간다. 


20년 동안 서로의 삶을 지켜보며,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하는 두사람. 



결국, 사랑하지 않는 이와 있던 엠마는 그와 이별을 선언하고, 부유한 삶을 살던 덱스터는 아내의 외도로 이혼을 하게 된다. 홀로 남겨진 두 사람은 곁에 있는 친구 같았던 서로에게 끌리지만 먼저 고백하지 못한다. 고백하기 전 서로에게 누군가가 있다는 것, 그리고 고백을 통해 친구를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그들을 연인으로 만들지 못했던 이유였다. 


20년간의 고백의 두려움을 덮고 살던 두 사람은 덱스터가 더이상 삶에 의미를 찾기 힘들게 되자, 엠마의 용기있는 선택으로 고백과 함께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오랜 세월 같이 지냈던 그들은 함께 살아감에 행복함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결코 와서는 안되는 순간의 재앙이 다가온다. 엠마의 죽음. 


덱스터는 엠마에게 너무나도 많이 의지했기에 엠마 없는 삶을 이겨내지 못하고 죽을 만큼 고통스러워 한다. 엠마가 살아 있지 않다는, 곁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술로 세월을 보내며 폐인이 되어간다. 



그러던 중, 덱스터의 아버지가 한마디 건넨다... 


"너희 엄마가 죽고 나서 나도 살 힘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너희 엄마가 살아 있다고 생각하고 살았어.

살아 있다고 생각하고 살아라. 그럼 살아져..."


그리고 삶을 다시 살아가는 덱스터.


우리는 누군가 죽거나, 누군가를 잃었다는 슬픔에 빠져서 숨쉬는 거 조차 힘들 때가 있다. 그 힘듬의 이유는 곁에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많은 세월을 함께 보냈던 추억이 많을 수록 더욱더 잊기 어려운 것도, 곁에 사랑하는 사람과 했던 일들이 많았고, 모든 삶에 그 사람의 숨결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사람이 없어진다면 삶 자체가 흔들릴 수 밖에 없다. 함께 있던 공간, 함께 했던 시간, 함께 나눴던 모든 것들이 산산히 부서져버리니까. 


그런데 덱스터의 아버지의 말처럼 곁에 있다고 생각하고 살면, 살아질 것 같다. 20년간 멀리 떨어져서 전화로만 얘기를 하면서 살아도 삶에 도움을 주었듯이, 죽었지만, 곁에 있다고 생각하고 살아가면 살아갈 힘을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잃어버려서 잊으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그냥 살아 있다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이 어떻게 보면 더 빠르게 삶을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 있다고, 멀리 떠나서 잠시 못보는 것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가면, 언젠가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니까. 그리고 만날 수 있을 테니까...



오랜 시간 함께 할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영화였다. 


혹 주변에서 오랜 시간 연락하며 지내는 이성친구가 있다면 영화 '원 데이'처럼 그럼 어떤 날이 올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주변에는 누가 있을까??? 한번 찾아봐야겠다...


ps. 앤 해서웨이 참 예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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