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포함되어 개봉이 한참 지난 후 리뷰를 풀었다.흥분해서 너무 길게 썼다....
지구의 이상 현상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무엇일까? 라는 질문이 기막히게 기억나게 하는 영화 ‘킹스맨’은 지구를 지키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인간의 수를 줄이기 위한 거대한 음모가 펼쳐지는 기막힌 영화다.
영화의 끔찍한 장면이 희화화 되서 표현되었다는 부분을 포함, 스파이 영화로 재밌다는 다양한 평들 속에서 이 영화를 보고 그냥 웃고만 있기에 참 불편했던 영화다.
기득권자들은 지구에서 살아가기 위해 세상에 필요없을 것 같은 존재, 여기서는 기득권자들을 제외한 인류를 다 제거하려고 한다. 그 방법은 기막히게도 휴대폰 유심. 무료로 배포되는 유심을 가진 사람들의 휴대폰을 통해 심리 불안의 전파를 담은 노래를 틀어 서로 죽이게 만드는 상황으로 몰고 가려고 한다. 그래서 모든 인류, 아니 기득권 몇십명을 제외하고 다 죽이려는 음모.
여기서 기가 막힌 상황은 그런 것을 모르는 일반 사람들은 무료로 나눠주는 유심을 받기 위해 자신들이 이용될 것도 모른채 줄을 서서 기다려 그 유심을 받고, 그 유심을 지니고 다닌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항상 말씀하신 “세상엔 공짜가 없다”는 말이 딱 맞게 그 유심이 결국 문제를 일으키는 발단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도 무료라는 이름 하에 많은 것을 누군가에게 주고 있다. 예를 들면 무료 메일을 쓰기 위해 나의 정보를 인터넷 서비스 업체에 주고, 보고 싶지 않은 광고들을 읽으며 정보를 얻기 위해 애쓴다. 그런데, 비단 얻고 싶은 것이 없어도 무의식 중에 누군가에게 자신의 노력을 드리는 경우가 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하는 게임, 혹은 남들이 무엇에 관심 있나 인기 검색어들을 찾아보기도 하고, 얻기 위한 것이 꼭 필요한 생활필수품이 아닌 것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런 인터넷 업체들은 우리를 지배하는 거대한 그룹의 기득권자들이다.
아직 언론과 기타 방책들로 그들이 영화처럼 지배력을 갖게 되는 계기들이 없긴 하지만, 어쩌면 우리는 어느 순간 익숙해져버린 생활패턴에 우리의 무언가는 그들에게 주게 될 수도 있다. 이미 주기도 하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무료라고 불리는 서비스 속에서 우리는 무료가 아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있을 수도 있다. 이제 그게 익숙해져서 우리의 것들을 뺏어가고 있는 것 조차 인식 하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지금의 휴대폰을 비롯하여 인터넷, 포탈의 서비스들이 그렇고, SNS서비스들이 모두 그렇다. 무료같지만 우리에게 무료를 제공하면서 그들은 돈을 벌어가고 있다.
거대 할인마트들, 프랜차이즈 식당, 카페 등도 모두 같은 맥락이다. 할인이 많이 된다고 하지만, 결국 하나의 기업에 몰려가게 되는 거고, 작은 기업들은 설자리를 잃어 죽어가고 결국은 나중에 우리가 할인받으며 샀던 기업에 종속되어 그 기업이 하는 대로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게 될 수 있다. 아직 그런 경우는 없지만, 모두 하나로만 몰리면 결국 하나의 기업은 공룡이 되고 그 공룡이 아닌 기업은 살아가지 못하게 되는 기이현상으로 그 거대 기업에 속하지 못하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없게 되기도 한다. 어려운 문제다.
킹스맨을 보면, 웅장한 음악을 틀어놓고 사람들의 머리가 폭발하는 장면이라든지, 교회 안에서 총, 칼을 들고 싸우는 장면이라든지 엄청나게 잔인하고 끔찍한 장면들이 보여지는데, 그것보다도 우리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지배당하고 있는 그 어떤 보이지 않은(영화 속 유심칩을 제공한 악당처럼) 것이 우리 삶에도 그렇게 야금야금 우리를 지배하며 무섭게 접근하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삶이 편리해졌다고는 하지만, 과연 편리해진건지, 굳이 그런 삶을 살지 않아도 되는데 살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블로그를 쓰는 많은 이들(나도 포함이다), SNS를 통해 많은 소식을 전하는 이들, 실시간 채팅을 통해 서로 이야기하는 이들. 우리가 현실에 살고 있지만, 가상의 공간에 살고 있게 되어 종속되는 순간이 곧 올 것만 같은 불안감이 영화 보는 내내 엄습해왔다.
킹스맨이라는 존재는 과거의 어떤 귀족이상의 부를 가진 이들이 사회 정의를 위해 설립한 단체라고 나온다.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문제가 있는 곳들의 평화를 위해 적들을 처리해주는 그런 단체. 그런 조직의 돈과 부는 과연 어디서 이뤄졌을지. 그것도 의문이지만, 지금 부가 몰리고 있는 어떤 인터넷, 가상현실이라는 곳이 얼만큼 앞으로 우리에게 문제들을 전달할때 그런 정의를 위해 희생할 단체가 있을지 다시 고민이 되는 순간을 만든 영화 '킹스맨'이다.
다시 보기엔 화면이 문제가 아니라 너무나 비극적인 현실의 문제들이 떠오르는 영화다.
ps. 나는 왜 블로그, 포스트를 하나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서? 좀더 나은 삶, 좀더 행복해지기 위해? 그러고 보면 우리도 어딘가 종속되어지는 데는 각자의 이유가 있다...그래도 무언가 종속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봐야겠다... 너무 극적인 표현은 참고 읽어주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