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거대한 도시를 선보인 영화 '모털 엔진'은 우리에게 메세지를 던진다. 황폐한 과거를 경험한 현재에서 미래에 대한 답을 찾으라고 말이다.
움직이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움직이는 도시 ‘런던’은 가장 탐욕스럽고 거대하다. 그래서 '런던'으로 부터 세상을 지키려는 저항 세력들은 숨겨진 공중도시 '에어 헤이븐'에서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과거에 짧은 60분 전쟁으로 지구가 멸망한 황폐해진, 움직이는 도시들이 존재하는 미래에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 다른 도시를 집어 삼키는 약육강식으로 생존이 걸린 전쟁의 삶을 산다.
과연 이들의 전쟁은 끝날 수 있을까?
무엇보다 가장 거대한, 모든 것을 가진 도시 '런던'은 자신들이 가진 에너지가 떨어져 가고, 더 가지고자 다른 도시를 집어 삼켜 먹고자 한다. '런던'이란 도시만 살리기 위한 선택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런던'만 살고, 그 어떤 도시가 어떻게 망가지든 상관없이 말이다.
영화 '모털 엔진'을 보면서 다양한 판타지와 CG가 나오고 긴장감 넘치는 추격 장면이 나오지만 그 화려한 영상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건 처음부터 보여지는, 과거를 답습하는 현재에 대한 모습 때문이다. 가진 자가 더 갖고자 하는 변하지 않는 인간의 욕망 말이다.
아름다웠던 과거의 지구...
누군가의 욕망으로 그것이 파괴되어 움직이는 도시들이 생겨난 미래...
그런데 미래의 그 움직이는 도시들끼리 서로 파괴하고, 개인의 탐욕과 욕망으로 또 다시 파멸을 가져오게 된다면...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역사를 통해 좀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짧은 인생에서 삶 전체를 경험할 수 없고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 답도 없다. 그래서 직접 경험을 해보지 못하는 일생의 인생을, 과거의 역사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기 위해 역사를 배운다.
그러나, 영화 '모털 엔진'에서 보여주듯이 배우는 것과 그것을 적용해서 만들어가는 것은 다르다.
과거를 배워서 거기서 깨닫게 되는 지혜를 적용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비참하게 끝나는 과거의 역사를 알면서도 다시금 반복하게 되는 건 끝없이 솟는 '인간의 욕망' 때문인 것 같다. 탐욕과 욕망으로 망가진 과거, 그리고 다시 또 탐욕과 욕망으로 망가지는 미래...
매번 반복되는 삶이 결국 과거와 다르지 않은, 더 나아지지 않은 미래가 생기지 않는 이유는 그 인간의 욕망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혹은 미래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은 어디 시대든, 그런 인간의 욕망을 가진 이들을 저지하는 세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목숨을 걸지 않고 자신의 욕망 대로, 무엇인가 얻고자 하는 이들에 맞서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이들.
이렇게 자신의 목숨을 걸고 인간의 헛된 욕망을 가진 이들을 저지하는 이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현재든 미래든 우리가 살아갈 만한 세상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런 이들이 존재하는 한 한쪽으로 치우친 거대한 불공평의 세상은 오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다른 이들을 위해 세상을 지키려는 이들이 존재하는 우리의 세상. 아직 현실에서도 미래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거는 이들이 있어서 우리 세상은 살만한 것 같다.
그런 세상이 존재함에 감사하게 되는 영화 '모털 엔진'은 전체적으로 스토리텔링이 약하지만, 화려한 도시에 대한 볼거리와 과거든, 미래든 인간의 욕망이 반복되는 현실을 직시하기 좋은 영화다. 12월 5일 개봉.
https://www.youtube.com/watch?v=xp0iHIYo52c
추가로 기억에 남는 건....
'런던'이란 도시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계급별로 대화를 하지 못하기도 하고, 또한 이동 수단을 타는 곳에서도 1등 칸에 타는 이들에 대한 차별 등이 눈에 띄게 들어온다. 미래 도시 '런던'에도 여전히 등급이 존재하고 있다는 씁쓸함이 오랜 잔상으로 기억에 남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