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서 방송했던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을 보지 않았었다. 약간 무서운 원주민들이 나오는 것 같아서였다.
극장에서 친구들과 영화를 보려는데, 시간상 딱 맞는 게 '아마존의 눈물' 밖에 없었고
꼭 보고 싶다는 친구 때문에 '아마존의 눈물'을 봤다. 난 그리 내키지는 않았었다.
TV에서 방영하지 않은 영상을 공개한다고 했다며 뭔가(!)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처음에 영화가 시작될 때는 옷을 입고 있지 않은 원주민들에 어색하다가
몇분이 지나고 나서는 그냥 그들의 삶에 대한 얘기에 빠져들게 되었다.
무엇보다
먹고 살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
우리 문명이라 불리는 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유와 삶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는 9개월의 사전 조사, 250일의 제작 기간, 제작비 15억 원이 투입된 MBC TV 다큐멘터리의 극장 버전전이다. TV 방영 당시 다큐 사상 최고의 시청률인 20%를 돌파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나는 안봤지만 주변에서는 방송에 대한 얘기가 한창이었다.
이 영상은 아마존의 원초적 에너지와 역동적인 생명력을 사실감 있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TV에서 공개하지 않은 편집본으로 극장에 개봉되었는데, TV를 보지 않아서 뭐가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처음에 소개되는 문명과 거의 접촉이 없는 태고의 원시성으로 살아가는 조에가 인상적이었다.
사진에서 보듯이 턱에 원숭이 뼈로 구멍을 뚤어서 저렇게 나무로 된 것을 껴서 살아가는 부족이다.
영화를 보는 1시30분동안 보고 있는데 불편해보여서 빼주고 싶었다.
일정 나이가 되면 저렇게 나무를 깍아서 턱에 넣는다. 옆에 아기는 아직 뚫지 않은 아기.
저 나무를 넣기 때문에 씹는 것도 불편하고, 치아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도 조상부터 내려온 관습이라 귀하게 저 나무를 몸에 지니고 다닌다.
죽을 때도 같이 묻어달라는 나이든 사람도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로 저걸 깍아서 주기도 한다.
우리가 보기에 저게 무슨 짓인가 싶을 수 있는데,
그들에게는 저 나무가 사랑의 의미고, 부족의 조상들 부터 내려오는 관습인 것이다.
저게 없으면 더 편하게 지낼 수 있을 텐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저 나무처럼 현대 문명사회에서도 우리가 익숙해져서 모르고 있을 만한 그런 불편한 관습이 있지 않을까 싶다.
원시때 입지 않던 옷을 입고 있다는 것,
불편한 구두를 신기도 하고,
넥타이를 매야만 하고,
귀걸이, 목걸이 등등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들이
다른 문명의 시간에 있는 사람들이 보면 불편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다른 삶이고 생각들을 지니고 있으니,
서로 각자의 문명과 삶을 인정해줘야 하는 것이다.
참, 촬영 당시에도 인기가 많았고, 부족 사이에 인기가 많은 여자아이가 있었다.
성인이 되기 위해서 살을 흠집내는 장면은 좀 잔인했지만, 고통을 격고 나서 성인이 된다는 관습의 하나라고.
살아가면서 익숙해져버린 불편한 관습들이 생각났다.
우리의 관습중에서 삶을 불편하게 하는 관습이 뭐가 있을지...
살면서 좀더 넓은 시각과 생각이 필요함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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