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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Books

'루머의 루머의 루머' 소녀의 자살을 통해 배운 소문의 무서움...

by HyggePost 2012. 5. 7.


단숨에 읽어버린 책이 있다. 바로 '루머의 루머의 루머(제이 아셰르)'.

(이 표지는 처음에 멋진데, 책을 읽고 나면 짠하게 보인다...)

 

읽고 나서 잡념이 많이 생겼다고 해야하나...

 

귀엽고, 인기 많고 활발한 고등학교 여학생 해나.

 

그녀는 자살을 하기 전 자신의 이야기를 테이프에 녹음한다. 자신이 자살하게 된 이유, 지난 루머들에 대한 진실을 스스로 얘기하며 상황을 설명한 테이프를 만든다. 그 테이프가 학교 친구인 클레이에게 전달되고, 해나의 목소리가 들어있는 테이프를 클레이가 들으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해나는 부모님의 사정으로 인해 전학을 가게 되었다. 그런데, 학교로 전학을 가서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해나는 루머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남자 친구와의 첫키스를 시작으로, 그 뒤의 친하게 지내게 된 여자친구와의 관계, 그외의 친구들과의 만남, 그리고 학교 친구들과의 파티, 다른 남자아이들과의 얽힌 이야기들 사이에서 해나의 루머는 가속도를 달고 달리기 시작한다. 루머라는 것은, 가볍게 사귈수 있는 여자 아이며, 과감한(!) 애정행각을 하는 아이, 그리고 엽기적인 것을 하기도 하는 아이 등등...

 

해나는 고등학생이라는 나이에 감당하기에 너무 많은 루머를 달고, 시달리게 된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자살을 선택한다. 이건 자살이라는 극적인 표현방법을 통해 자신의 진실을, 자신의 결백을 주변에 알릴 수 밖에 없는 궁지에 몰린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루머들의 실체가 결국 자살한 소녀의 입에서 직접 나온 말로 입증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버렸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을 인정해주는, 자신을 믿어주는 단 한사람만이라도 곁에 있으면 살아갈 수 있다. 욕심이 많으면 단 한사람이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해나가 자살을 최종으로 결정하기 전에 선생님을 찾아가는 장면이 있다. 평소와 다른 그녀의 말투, 질문에 선생님은 이상한 점을 발견했지만,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그녀도 선생님에게 의지해보려고 했지만,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마음을 잡아주지 못하는 선생님의 말에 자살을 결정하기에 이른다.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주변의 사람들의 소문을 떠올리고, 말하며 전한다. 모르는 사람들 이야기 뿐 아니라 친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소문에 지나지 않는 것을 진실처럼 말할 때도 있다. 내 얘기가 아니니까, 나와 관계 없는 누군가의 이야기니까, 이런 얘기가 나오기 까지 뭔가 낌새가 있었으니까, 믿을 만한 사람이 얘기하니까 등등의 이유로 자신이 확인하지 못한 일들을 떠벌리고 다닌다. 정말 떠벌리고 다닌다!

 

사람들은 평범한 진실보다 충격적인 루머에 관심을 더 가진다. 평범한 진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면서도 말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평범한 사실을 충격적인 루머로 만들어서 퍼뜨리는 사람들도 있고, 평범한 사실을 왜곡해서 듣기도 한다.

 

자살에 대한 말들이 나올 때 마다, 한때는 "왜 자살을 하고 그래, 그 힘이면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지"하는 철없는 소리를 했었다. 이런 생각은 그런 선택을 하기까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같이 고민하지 못해서 하는 소리였다.

 

요즘은 자살이라는 뉴스는 혹시 주변에 이런 고통을 참고 있는 위험한(!) 상황에 있는 사람은 없을지 하는 주변의 누군가를 돌아보라는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사건이라는 생각을 한다.

 

책을 읽고도 혹 주변에 그런 괴로움에 빠져 있는 사람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조심하자 결심했던 것은 자신이 겪은 일이 아니면 어떤 소문도 전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어떤 사람에게 좋은 말이 아니라 안좋은 말일 경우에는 더욱더 말이다.

 

자신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던지겠지만, 상대방은 혹은 어떤 사람은 그걸로 인해 삶에 타격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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