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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전시&공연

Nari Kim 작가 '작품 속에 해학과 풍자 그리고 그리움이 있다' in 에코락 갤러리

by HyggePost 2017. 6. 21.

'그림이 일어설 때'라는 표현은 내가 좋아하는 표현이다. 

어떤 그림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그 그림에 빨려 들어가 버리는 순간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엄청난 대작을 보면서 느낄 때만 일어나는 순간이 아니라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그런 느낌을 이번에는 풍자의 그림에서 느꼈기 때문이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순간을 예술로 만들어 놓아 기록하게 한 작가 Nari Kim. 그녀의 작품을 에코락 갤러리에서 만났다. 

Nari Kim 작가 소개
1982년생, Auburn University, 여자
묘(猫)한 세상​

앨리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줄래?
​체셔 고양이: 그건 어디로 가고 싶은가에 달렸지.
​앨리스: 어디든 상관없어.
​체셔 고양이: 그렇다면 어느길로 가든 상관없잖아?
​앨리스: 어딘가에 도착하기만 한다면...
​체셔 고양이: 계속 걷다보면 어딘가에는 도착하게 될거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고양이에게 삶을 배웁니다.
​ 
Special Thanks to 재즈(Jazz), 삼바(Samba) & 블루(Blues)

감동을 받았던 풍자가 담긴 작품들이다. 

미묘도 (Beautiful Cat)
미묘도 (Beautiful Cat) 27.0cm * 41.0cm (6호) Acrylic on canvas
작가의 생각
천경자 '미인도' 위작 스캔들

"자식을 몰라보는 부모가 어디 있느냐!"며 본인이 안 그렸다는데,
'화백이 그린 것이 맞다!'라 하는 묘한 세상..

*미묘도는 작가 본인이 그린 것이 맞습니다.
Special thanks to 갈현로 27길 대장냥 천경자.
대작 (Catsterpiece)
대작 (Catsterpiece) 27.0cm * 19.0cm (3호) Acrylic on canvas
작가의 생각
조영남의 묘한 '대작' 논란

대작 (大作): 뛰어난 작품.
대작 (代作): 남을 대신하여 작품을 만듦.

보면서 아하?! 했던 풍자가 담긴 Nari 작가의 작품들이었다. 작가가 이 시대의 이슈를 놓치지 않고 있음에 감명받았다. 그러고 보면 미술계에도 큰 이슈들이 많았구나.  

그리고 아래는....  '그리움'을 떠올리게 한 작품들이다...

처녀작 (Special Thanks to Jazz)
처녀작 (Special Thanks to Jazz)
작가의 생각
학교 미술시간이 좋았습니다.
학교를 떠난 뒤에는 그림 그릴 일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그림그리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10년 넘게 잊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사랑하던 고양이를 잃었습니다.
'그깟 고양이. 집 나갔나보지?' '나이 들어 죽었나보지?' '병들어 죽었나보군.'

차라리 그랬더라면.

재즈를 그리다 문득 재즈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집안 곳곳 날리던 털, 까칠까칠한 혓바닥, 보들보들한 솜털, 말랑말랑한 발바닥, 만두같던 머리, 놀란 토끼눈 마냥 커다랗던 눈동자, 촉촉한 딸기쨈 코, 어떤 상황에도 드러내지 않던 발톱.
전부 그리고 싶었습니다.

재즈가 다시 붓을 들게 했습니다.

어느 여름날 낮잠을 자던 재즈.
비록 추운 겨울날 고통스럽게 스러져갔을지라도, 그때 그 여름날 처럼, 단잠을 꾸듯, 무지개다리를 건너,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기를..
심장 (My heart)
심장 (My heart) 15.0cm * 15.0cm (1.5호) Resin, acrylic & nails on wood panel
작가의 생각
'가슴'이 아프다는건 '심장'이 아프다는 것.

P.S. A letter from the past.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미래의 나에게 편지를 씁니다.
'나 어떻게 살고 있니? 이렇게 힘든데 아직도 나 힘드니? 나 살아있어?'
편지는 잘 보지 않는 책이나 상자 안에 넣어두었습니다.

가끔씩 툭! 과거의 나에게 편지가 떨어집니다.
3년 전의 내가, 7년전 내가 보낸 것들입니다.
뜻밖의 발견은 늘 설레입니다.

읽다보면 당황스러움과 함께 웃음이 터지는 일이 허다합니다.
'이런 일이 있었던가? 기억도 나지 않는데. 뭐가 그리 심각했을까?'

아쉬운 건, 과거의 나에게 답장을 해줄 수 없다는 겁니다.
과거의 내가, 미래의 나한테 답장을 받았더라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요?

*못 박힌 심장 뒤에 또 하나의 편지를 동봉합니다.
비쥬 재즈 (Bijou Jazz)
비쥬 재즈 (Bijou Jazz) 20.0cm * 20.0cm (2호) Beads on wood panel
작가의 생각
김환기 화백은 고향이 그리울 때마다 점을 하나씩 찍고.. 
나는 고양이가 그리울 때마다 점을 한땀 한땀 붙이고..

점과 그리움의 묘한 관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세계를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림으로, 음악으로, 조각으로, 글로, 영화로 등등... 이렇게 다양하고 복합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작가들의 세상을 일반인들도 쉽게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 

오늘도 신규 작가 Nari Kim의 작품을 통해 새로운 감동을 느끼는 날이다. 
Nari작가의 기타 다른 작품들도 첨부한다. 

별이 빛나는 밤 재즈와 삼바 (Jazz & Samba Under the Starry Night)
묘한 몬드리안 (You've Got to be Kitten Mondrian)
고냥이 (Kittsch)

더 많은 작품은 에코락 갤러리를 참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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