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특별한 이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이들을 위하여, 그리고
참다운 자아를 발견하기 위해 애쓰는
이들을
위하여...
91년에 초판이 발행된 예반의 시집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의 시작에 쓰여진 말이다.
이 시집은 미국의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저자가 홀로 여행하며 삶에 대한 느낌과 생각들을 잔잔하게 그린 글이다.
'친구에게...
친구가...
93년 가을'
고등학교 때 친구가 선물해준 이 시집의 앞장에 적혀있는 글이다.
이 시집을 읽었던 그 당시의 기억은 '자아가 뭘까' 뭐 이런 고민을 하던 것 같은데,
어제 볼때 눈에 들어온 문구는 다른 것이었다.
낯선 사람들 사이에 침묵이 흐르면
그들은 이내 불안합니다
저마다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 휩싸이기 때문이지요
침묵 속에서도 서로가 편안할 수 있으려면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아주 잘 알아야 할 것입니다.
처음 만나거나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침묵이 흐르면 어색하기도 하고,
위의 글처럼 불안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이런 상황에 전혀 신경안쓰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러나
가족이나 친한 사람끼리는 같이 있을 때 말을 안해도 어색하거나 이상하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런 어색함이나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친해지려하는 것일까?
고등학교때 그 즈음에 읽었던 강경옥의 만화'17세의 나레이션'에 이런 고민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니?
아니면, 한 사람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싶니?"
위의 만화에서 나왔던 말처럼 우리는 살아가면서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싶은지
단 한 사람에게만 사랑받아도 되는 건지
고민 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그러나 결국
내 존재가 그(!) 누군가에게 소중한 무엇이 되고 싶어한다는 것.
한 명이든 여러 명이든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고 싶은 인간의 심리는 매한가지 인것이다.
그 뒤에 나온 '누군가에게 무엇이되어' 2집도 있었다.
인생의 오솔길에서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해 알려고 노력할 때
내 안에서 끓어오르는 폭풍을 만나고
마음속에
발자국을 남기고 떠나면
추억은 내가 가장 아끼는 소유물이 될 것입니다.
자그마한 것들의 소중함을 깨달을 때
바로 그 순간
우리는 인생을 배우는 것입니다
2편은 인생에 대한 것으로 눈을 돌려서 사랑에 대해서 한걸음 나간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내게서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해달라고 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내 눈 속에서
그 말을 보지 못한다면
혹은
내 손길에서 그 말을 느끼지 못한다면,
당신은 내 입술에서 그 말을
듣게 될 리는 결코 없을 테니까요
맞는 말이다.
그래도 연인들끼리는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한다는 거!
딴소리지만,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최지우가 배용준에게 눈밭에서 '사랑합니다'했던 장면이 떠오른다.
멋졌으나 내용상 슬펐던 장면...
어쨌든 책을 보고 나선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을이라 그런가 자꾸만 책이 땡기(!)는 나날이다.ㅎ
ps.
외국에 있는 G양이 한국 시집을 보내달라고 하여
책장에 있는 시집을 찾다가 지나간 추억의 책을 발견한 것이다.
내가 친구에게 93년에 받았던 시집과 G양의 친구가 G양에게 줬던 시집...
(사진을 자세히 보면, 그당시 유행하던 스티커 사진이 살짝 보인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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