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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Movies

영화 ‘죽여주는 여자’, 나이가 들어서 어떻게 살지 어떻게 죽을지

by HyggePost 2016. 10. 10.

 

만약, 나이가 들어서 돈이 없어서 하루 살기가 어렵거나, 살아는 있지만 스스로 자신의 몸을 가누지 못해 침대에만 누워 있어야 하거나, 혼자서 외롭게 살아야 하거나, 점점 기억이 없어져 살기 어려워지거나 하는 등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은 삶'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영화 '죽여주는 여자'(청소년 관람불가)는 이 질문을 조심스럽게 던지면서 어떻게 살지, 어떻게 죽어야 할지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종로 일대에서 노인들을 상대로 성매매하는, 일명 '박카스 할머니'로 살아가는 65세의 소영(윤여정 분)은 하루하루가 의미 없는 시간이다. 노인들 사이에서 '죽여주는 여자'로 입소문을 얻어 일하는 것도 그녀에게는 하루를 살기 위한,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그런데, 한때 자신의 고객이었던 재우(전무송 분)로부터 뇌졸중으로 쓰러진 세비로송(박규채 분)의 이야기를 듣고 소영은 병원을 찾는다. 몸을 가누지 못해서 간병인이 모든 것을 해주고 있는 장면을 목격한 소영에게 세비로송은 울면서 어눌하게 말한다.

 

"사는 게 창피해…"

 

자신을 죽여달라는 메시지를 간절하게 던지는 세비로송을 위해 소영은 죄책감과 연민 사이에서 갈등하다 그를 위해 '죽여주는 여인'이 되기로 한다. "살아계실 때 저에게 잘해주셨어요"라고 말하며 세비로송의 죽음을 도와준다.

 

 

재우는 그 일을 계기로 사는 게 힘든 친구를 또 소영에게 소개해주고, 소영은 다시 죽음을 도와줘야 하는 선택의 귀로에 서게 된다.

 

서울 도심 공원에서 박카스 등 피로회복제를 권하며 성매매를 유도하는 이른바 '박카스 아줌마'를 보여주며 시작되는 영화 '죽여주는 여자'는 성적인 의미와 사전적 의미를 복합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제목이 복합적인 의미만큼 영화는 노인문제, 트랜스젠더 문제, 코피노 등의 다양한 사회문제도 함께 품고 있다.

 

 

"나 부탁하나 하려고.

죽고 싶어.

나 좀 도와줘"

 

나이 들어서 돈이 없거나, 스스로 자신의 몸을 가누지 못하거나, 혼자 외롭게 살거나,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고 사는 노인들을 담담한 시선으로 보여주는 이재용 감독의 영화 '죽여주는 여자'.

 

 

영화는 소영과 재우, 세비로송 등의 노인들을 통해 '100세 시대'가 도래했지만 지금도 존재하고 앞으로도 존재할 노인문제와 삶의 의미에 대한 이슈를 던진다. 어떻게든 살아 있어야 하는 건지 어떻게든 삶을 끝내야 하는 건지 헷갈릴 만큼 말이다.

 

영화 '죽여주는 여자'는 그 문제를 너무 냉철하게 보여주기에 더 애절함이 진하게 전해지는 영화다. (10월 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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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동안 중간 중간 울컥하는 건 우리도 미래에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현실이 너무 슬프기도 하기 때문이다. 정말 그런 일에 닥친 어른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

 

사는 게 창피하게 되는 순간이 누구에게나 올 것이다. 바로 나에게도. 그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지 자꾸 생각하게 된다. 그 창피하게 되는 내 몸을 내가 가누지 못하게 되는 순간…

 

 

영화 처럼 '죽여주는 여자'를 찾게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사는 방법을 찾아야 할지.

 

산다는 건, 숨을 쉬고, 밥을 먹고, 잠을 잔다는 것이 산다는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다. 누구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지가 산다는 것의 의미인 것 같다. 혼자서 사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

 

아무도 없는 병실에 누워서 숨을 쉬고 밥을 먹고 잠을 자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삶이 정말 삶일까… 나이들면 그렇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갖게 하는 영화.

 

 

영화 '죽여주는 여자' 나이를 어떻게 먹어야 할지, 나이 들어서 어떻게 할지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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