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미래, 능력을 잃어가는 울버린 로건(휴잭 맨 분)은 멕시코 국경 근처의 한 은신처에서 병든 프로페서 X 찰스를 돌보며 살아간다. 로건은 재생 능력이 뛰어났던 예전과 다르게 기침을 많이 하고, 다리를 절고, 술로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리무진 기사로 일하면서 산다.
세상으로부터 자신의 능력을 숨기며, 평범하게 살아가고자 했던 로건은 정체불명의 집단에게 쫓기는 돌연변이 소녀 로라를 만나게 되고, 함께 쫓기는 신세가 된다. 거부하고자 했지만 거부할 수 없는 로라와 아버지 같은 존재 찰스를 지키기 위해 로건은 고군분투하기 시작한다.
로건은 평범하지 않았던 자신의 삶을 비관하며 죽고 싶지만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었다. 울버린으로 살고 싶지 않았고, 평범한 사람으로 살고 싶어했던 로건. 그는 병든 찰스를 보호하기 위해서 사는 것처럼 자신의 삶은 의미를 두지 않았다.
아래의 영상이 바로 로건의 마음을 담은 영상이다.
<로건> 특별 감성 영상 1편 '로건이란 이름'
그렇게 살던 그에게 한 소녀, 로라가 나타났다. 자신과 닮은 듯한 소녀를 보는데 그래서 그녀에게 더 화가 나는 것 같고 돌보고 싶지 않은 것 같다. 그런, 로라가 로건을 바라보는 시선을 담은 담은 영상이다.
<로건> 특별 감성 영상 3편 '로라의 이야기'
모두에게 적대적인 로라가 자신을 도와주는 로건은 믿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극으로 달려간다.
영화 '로건'은 특별한 능력을 자신들의 이익에 사용하려는 자들 때문에 특별한 능력을 가진 돌연변이들이 생존하지 못하게 되는 어느 미래의 얘기를 담았다.
그러나 돌연변이들의 능력이 필요했던 나쁜 그룹들은 돌연변이들을 만들고자 했고, 그들에게 통제 받기를 거부하는 돌연변이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싸우고 싶지 않아, 평범하게 살고 싶기에, 그들을 피해 도망가야만 했다. 로건이 그랬던 것처럼.
그들의 뜻대로 살지마
살인을 위한 도구로 쓰일 수도 있는 돌연변이들에게 자신의 뜻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이 대사는 너무 감동적이었다. 무엇보다 마음이 무거웠던 것은 자신이 살기 위해, 자신을 해치려는 누군가를 죽였음에도 그것을 짐으로 안고 살아가야만 하는 살아남은 자의 삶의 무게다.
그러나 그런 살인에 대한 무게는 쉽게 가시지 않는다.
영화 '로건' 속에서 찰스와 로라가 함께 보는 영화 '셰인(Shane,1953)'의 장면에서 나오는 대사다. 살인에 대한 그 무게감에 대한 이야기.
누군가를 해친다는 것은
옳고 그름을 떠나
평생 낙인이 되어
자신을 따라다니게 된다.
로라의 악몽은 사람들이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것이고, 로건의 악몽은 자신이 사람들을 죽이는 것이다. 아직 어린 로라는 특별한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평범한 이들이 자신을 공격하는 것이 두렵고, 이미 많은 공격을 받아도 살아남는 로건은 자신이 계속 살아서 누군가를 공격하는 것이 두렵다.
결국 누군가에게 공격을 당하거나 누군가를 해쳐야 하는 그런 삶... 계속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 얼마나 피곤한 삶일까.
의도치 않게 돌연변이가 된 로건과 로라는 평범하지 않기에 받아야 했던 많은 공격으로 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많은 살인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일들에 대한 살인의 무게감은 결국 자신이 지고 가는 것으로 남겨진다.
극 중에서 해치려는 나쁜 상대를 죽인 로라에게 로건이 하는 얘기를 하는 순간도 너무 안쓰러웠다.
"그걸 끌어 안고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평범하고 싶었던 한 남자와 평범하고 싶은 어린 소녀의 이야기...
'엑스맨'에서 '울버린'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영화 '로건'은 울버린에 대한 헌사와 같은 영화다.
2000년에 시작되어 지금까지 오랜 시간 울버린으로 살았던, 거친 삶 속에 있던 로건에게 정말 절실하게 필요했던 것은 "평범하고 평온한 하루였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영화 '로건'.
이 영화는 세상의 적과 치열하게 싸웠던 한 인간으로서 로건의 삶이 고되고 힘들었음을 고스란히 우리에게 전해주는 영화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고단한 삶을 위로하는 어린 로라의 마음을 담고 있어 더 애잔하고.
위의 영화 '로건' 포스터에서 보여지는 장면은 지치고 힘들게 살아왔던 로건을 위로하는 로라의 손이, 우리의 마음과 닮아 있어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 더 나아가 지친 삶을 살고 있는 우리가 로건에게 위로 받기 위해 잡는 손 같기도 해서 더 뭉클했다.
어디선가 적들을 물리치고 있을 것만 같은 울버린 로건이 자꾸 떠오른다.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로건...
이제는
다른 이를 굳이 해치지 않아도 되고
평범하고 평온한 하루 밤을 보낼 수 있는
찰스의 소망과 같은 날이
로건에게 있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2006년 울버린 휴잭맨
우리에게 강인하게 남은 울버린 로건을 기억하며...
ps. 영화 '로건' 3월 1일 개봉. 개봉하자마자 봤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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