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s/Movies

애니메이션 일본 영화 '공각기동대(攻殼機動隊, Ghost In The Shell, 1995)' 리뷰, 내 기억이 사실이 아닐 수도, 지금의 내가 내가 아닐 수도...

by HyggePost 2017. 8. 9.

攻殼機動隊, Ghost In The Shell, 1995

1995년에 나온 영화 '공각기동대'를 다시 오랜만에 봤다. 개봉 당시는 못봤을 때?!고 온라인에서 볼때는 무심코 뭔가 복잡하다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 

다시 보니 존재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다. 그 존재하는가와 그 존재의 진실과, 존재의 의미에 대한 원천적인 고민을 하게 했다. 2029년이 배경인데, 앞으로 12년 남은 미래에 대한 과거에 만든 영화다. 

공각기동대감독 오시이 마모루
출연 타나카 아츠코, 오오츠카 아키오
개봉 1995 일본, 영국

서기 2029. 기술의 발전으로 네트워크가 세상을 장악했고 사이보그 테크놀로지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새롭게 규정하고 있다.

‘공각기동대’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공안 9과는 수상 직속의 특수부대. 네트워크나 현실에서의 테러 진압이 주임무다. 아라마키 부장이 이끄는 공안 9과의 에이스는 쿠사나기다. 뇌의 일부만 인간이며 나머지는 모두 기계인 사이보그 쿠사나기는 바투, 토그사 등과 함께 임무에 뛰어든다.

현재 가장 시급하게 제거해야 할 적은 정체불명의 해커 ‘인형사’(The Puppet Master). 하지만 인형사는 인간이 아닌,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프로그램으로 ‘프로젝트 2501’의 산물이다. 이 프로젝트는 외무성 소속의 공안 6과에서 비밀 외교와 조작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꾸민 것이지만, 프로그램은 네트워크 내에서 나름의 생명력을 지니게 된다. 결국 공안 6과는 인형사를 회수해 파괴하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인형사는 쿠사나기를 만나기 위해 어느 인체 모형에 의도적으로 들어가고, 왠지 모르게 인형사라는 존재에 끌리는 쿠사나기는 결국 그와 접속한다. 인형사는 쿠사나기와 융합을 원하고, 그 결과 새로운 존재가 탄생한다

모든 줄거리가 담는 영화 리뷰는 오랜만이다. 그런데 그 줄거리보다 영화 속에서 던지는 질문들이 더 심오하기에 줄거리는 중요하지 않다.

자신이 이혼하지 않으려면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고 변호사에게 들었다면서 지시대로 움직이는 운전사. 그러면서 아내와 이혼하지 않으려고 계략에 빠졌구나 했는데, 알고보니 결혼한 적도 없는 사람이며 아내 사진이라 가지고 다니는 것은 강아지 사진이었다는 사실. 그의 기억은 조작된 것이었다. 

"내가 믿는 사실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거짓이다?"

그 장면이 가장 충격적이었다. 우리가 기억하는 기억이 진정 내가 실제로 살아온 기억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반문하게 하는 장면이었다. 

"현재 존재하는 것도 환상일 수도 있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이세상 자체가 환상일 수도 있다는 대사가 나올 때는 정말 소름이 끼쳤다. 가상현실에 대한 것을 요즘 많이 봐서 그런지 더 많은 것들이 떠오르며, 지금 내가 사는 세상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일 수도 있겠다 싶기도 했고, 꿈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 머리가 아프게 생각해야 했다. 지금이 환상은 아니겠지?!

"주변을 통해 
나를 나로 받아들인다."

극 중에서 나온 대사 중에 나를 나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주변의 사람들을 통해 내가 제대로 서는 것이란 얘기를 한다. 내가 나인데, 주변사람들이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그 것은 결국 나일 수 없으니 말이다. 관계 속에서 이뤄진 인간. 그러나, 그 관계가 없는 곳에서는 인간은 그 존재가 다른 존재로서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또한, 그 관계 속에서도 다른 인간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억에 의해 살아가는 인간"

우리는 결국 주변에서 인정해주는 나의 존재감, 나의 모습도 있지만, 내 존재는 나의 기억과 함께 존재한다. 그런데 그 기억이 나의 과거가 아닌 기억으로 덮어진다면 결국 존재함에 있어서도 자기 자신의 모습으로 존재할 수 없게 된다. 

점점 말이 어려워지는 것 같다... 근데 이게 정말 생각에 빠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누군가 주변에서 인정해줘야 자신임이 증명되는데, 자신임이 증명되어도 자신의 기억과 그 증명이 엇갈리게 된다면 그건 또 다른 문제를 갖게 되는 것인까. 결국 극적으로 그 괴리감이 생긴다면 정신병이 걸리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마지막에 인형사는 쿠사나기와 융합을 원하고, 융합한 후에는 새로운 존재가 탄생하게 되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지금의 과학은 생명을 정의 할 수 없다"

영화 속에서 위의 메세지를 던지긴 하지만, 융합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존재가 인형사도 아니고 쿠사나기도 아닌 새로운 존재가 된 것이기에 결국 존재했던 인간이나 인형사나 다 사라지게 되는 거 아닐까?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은 살고 있다는 것인데, 나로서가 아니라 또 다른 사람으로서 살면서 존재한다는 것은 기존의 나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 게 되는 것이니까 결국은 그 존재가 끝이 나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또 다른 존재가 시작되는 것이고... 음...

<공각기동대 신극장판> 엔딩 크레딧 무삭제 영상

영화 '공각기동대'를 직접 보고 스스로 생각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원천적인 존재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줘서 고마운 영화였다. 정말 이런 시대가 오면 인간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할 것 같다... 이런 시대가 오려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