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그리스식 웨딩(My Big Fat Greek Wedding)
흥행할 수 밖에 없는 이유!
툴라(니아 바달로스), 이안 밀러(존 코베트) 주연, 조엘 즈윅 감독의 ‘나의 그리스식 웨딩’이 극장가에 조용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인의 정서를 닮은 그리스인들의 유난한 가족 사랑과 건조하기 짝이없는 전형적인 미국 가정의 심상치 않은 만남이 예상치 못한 재미와 웃음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미국에서 2002년 4월 19일 개봉하여 500만달러의 초저예산으로 미국 내 극장에서만 2억 4천만달러의 흥행수익으로 톱 흥행작으로 자리잡았다.
한국에서 2003년 3월 14일에 개봉된 ‘나의 그리스식 웨딩’의 매력 포인트를 집어본다.
1. 신데렐라가 되려는, 신데렐라를 찾는 왕자가 없다.
돈이 너무 많아 주체할 수 없는 재벌가의 남자와 경제적, 정신적 도움이 필요한 동정심 유발의 여자가 등장하는 일반 신데렐라 콤플렉스 영화가 아니다.
가업을 도우며 살아가는 툴라는 구박하는 가족도 없으며, 단지 그녀의 결혼만을, 그녀가 더 행복해지길 바라는 사랑스럽기만 한 가족을 갖고 있다. 또한, 그녀는 자신의 좀더 나은 삶을 위해 대학에 가고, 이모네 여행사이기는 하나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아 나선다.
또한, 이안는 재벌가도 아니고, 멋진 외모로 그녀에게 다가간다거나 하지 않는, 변호사 부모님을 둔 평범하고, 조용한 집안의 아들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특정한 상황에 처해 아름답게 꾸며진 여인의 모습을 보고 남자 주인공이 반하는 내용이 아니라, 이안이 평범하게 여행사에서 일하는 툴라의 모습을 보고 반하는 점도 이 영화가 신데렐라와는 관계없는 영화라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이 영화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배경을 가진 주인공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평범한 배경을 가진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관객들은 열광하는 것이다.
2. 선남 선녀는 등장하지 않는다.
여주인공이 처음엔 두꺼운 안경을 쓰고, 머리도 헝클어져있으며, 몸매도 뚱뚱하게 보여지다가 뭔가 변화를 겪으면서 예뻐지게 만드는 영화가 아니다.
이웃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어쩌면, 이웃에서도 쉽게 보지 못할 못생긴 여자가 등장한다. 변화를 통해 예뻐진다는 기대감을 뒤로하고, 결과적으로 변한 툴라의 모습은 통통하고, 평범한 일반 여자의 모습 그대로 이다.
또한, 이안도 멋진 외모의 소유자는 아니다. 길거리에 다니면 만나게 될 것 같은 키만 좀 크고 평범한 외모의 배우다. 아마 여주인공이 조금 덩치가 있어서 남자주인공 캐스팅을 키가 큰 사람으로 한 듯한 느낌만을 주는 듯.
이러한 배우들의 외모는 누구나 길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고, 그렇게 만나서 누구나 사랑을 이루어갈 수 있다는 평범한 사람들 사이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3. 수선스러우나 너무도 사랑스러운 그리스 가족
‘모든 언어는 그리스어로부터 시작되었다’며 그리스 남자와 딸의 결혼을 고대하는 아버지, ‘남자는 머리고, 여자는 목이다. 머리는 목이 움직이는 대로 움직인다’는 뒤에서 아버지를 조정(!)하는 어머니, 매번 메뉴판에 자신이 그린 그림을 넣기도 하고, 자신의 진로를 누나에게 묻기도 하는 남동생, 툴라의 결혼에 지대한 관심을 갖는 이모, 그녀의 사생활에 관심이 많은 사촌 등으로 구성된 툴라의 그리스 가족들은 수선스러움과 때론 과격한 말투와 행동 등으로 툴라의 결혼을 방해하는 장애물이다. 툴라가 이상형이라며 데리고 온 신랑감 후보에게 아버지는 온갖 무게를 잡으며 윈덱스를 뿌려대고 남동생은 이상야릇한 말만 골라 전통적인 인사말이라며 알려줘 골탕을 먹이는 등 툴라의 미국인 남자 이안은 결혼을 지상과제로 생각하는 가족들에게 절대반대의 결혼상대다.
결혼을 앞두고 일어날 수 있을 듯한 가족애에 기초한 결혼상대 반대의 모습은 결혼을 한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을 듯한 모습이다.
그러나, 그 가족들이 벌이는 방해작전이 유쾌한 소동으로 보여지게 하였고, 그러한 방해작전의 수선스러움은 조용하기만 하던 이안의 가족과 하나되게 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보여지는 가족간의 화합은 결혼을 했거나, 할 사람들에게 둘의 문제보다도 어쩌면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두 가족간의 차이를 극복하여 보는 이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는 큰 요소로 자기 매김한다.
4. 군살이 없을 수 밖에, 실제 이야기 토대로
영화는 툴라가 가업인 식당에 아버지와 함께 가면서 시작되며, 그녀가 얽혀 있는 가족 배경을 나레이션으로 읊으며 그녀의 시선안으로 관객을 끌어들어인다. 그녀가 되버린 관객들은 그녀가 첫눈에 반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몸 둘 바를 모르게 되는 상황에 처한다.
이런 상황으로 툴라와 같은 시선이 된 관객들은 이제 영화 속에서 함께 호흡한다. 그녀가 첫눈에 반한 이안이 그녀의 사무실 앞을 지나가고, 그런 그를 보려고, 다가가는 순간에서부터 둘의 사랑을 확인하고, 진행되는 해프닝들까지 모든 부분에 관객들은 웃음과 솔직함으로 함께 한다.
영화의 주인이 된 관객들에게 쉴 틈 없이 등장하는 가족들의 모습은 실제 가족이 자신에게 그렇게 대하는 듯한 느낌까지 들게 한다. 등장하는 가족이 바뀔 때마다 이번엔 누가 웃음을 주는가를 기대할 만큼, 전개가 되면 될수록 관객들은 눈물을 흘리며 웃게 된다.
작은 에피소드들과 가족들의 사랑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해프닝은 두 가족을 하나로 만드는 동시에 보는 관객들도 하나로 만든다. 적시 적소에 맞는 등장인물과 언어의 마술을 부리는 듯한 말의 해학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영화 밖으로 놓치지 않게 하는 큰 연결고리다.
이러한 편집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은?
그리스식 결혼을 둘러싼 온 가족의 유쾌한 해프닝을 다룬 니아 바르달로스의 자전적인 쇼를 본 톰 행크스의 부인 리타 윌슨은 남편에게 그 쇼를 소개했고, 톰 행크스 역시 쇼의 참신함과 재미에 빠져들었다. 이것은 그리스인 부인과 결혼을 앞두고 일어났던 톰 행크스 자신과도 연결되었던 이야기였다. 그래서 톰 행크스가 주축이 된 제작사는 무명 배우였던 니아 바르달로스에게 시나리오 뿐 아니라 주연을 맡기게 된 것이다.
‘나의 그리스식 웨딩’은 결혼을 앞둔 당사자들과 결혼을 시켜야 하는 자녀나 가족을 둔 모든 사람들에게 즐거운 웃음과 사랑으로 문화간, 가족간의 차이를 극복하여 행복으로 한걸음 다가가게 하는 ‘희망의 결혼 서곡’이다.
마지막으로 좋은 소식은 이런 행복의 서곡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의 그리스식 웨딩’은 ‘마이 빅 팻 그릭 라이프(My big fat greek life)’라는 제목으로 미국 CBS 방송에서 시트콤 자리를 잡았다. 등장인물은 역시 툴라 역의 니아 바달로스를 주축으로 한 극중의 아버지-마이클 콘스탄틴과 어머니-레이니 카잔 등의 영화와 동일한 캐스팅이며, 이 시리즈는 지난 2월부터 방영되고 있다.
2003년 3월 21일 작성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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