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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Windstruck,2004)' 인연의 끝은 어디인가?

그리워하는 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피천득님의 인연 中)

 

작년 9월쯤 영화<내츄럴 시티>에 대한 스팸을 만들면서 이야기 했던 문구입니다.

 

전지현과 장혁이 주연한 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를 보면서 이 책을 다시 한번 꺼내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경진(전지현 분)과 명우(장혁 분)가 서로에게 피천득님의 인연이란 책을 건네는 장면을 봤기 때문입니다.




 

활달한 경찰 경진과 순박한 교사 명우는 오해로 인해 서로 급속하게 친해집니다. 함께 있고 싶어서 수갑을 풀지 않는 경진과 위험한 사건 현장이 걱정되어 달려가는 명우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합니다.

 

경진의 아픈 과거를 알게 되어 더 경진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명우.

명우의 수업시간에 들어와 남자 친구임을 여학생들에게 선포하는 경진.

이들의 사랑은 귀엽고, 재미있고, 감동적이며 위험(!)하기까지 합니다.

 

우연히 인연이 되어 서로의 자리에 익숙해져 갈 때 쯤

그들의 사이를 시기하는 神의 방해일지, 어쩔 수 없는 이별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별 앞에서 울부 짖는 경진의 외침은 그 어떤 장면 보다 처절하고 가슴 아픕니다. 이 장면으로 경진 역의 전지현이 앞부분의 어색한 연기가 모두 무마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전지현과 장혁을 만났을 때 그들은 이번 영화에 대해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는 영화이길 바란다고 하더군요. 제가 영화 속에서처럼 인연이란 책을 선물 받은 적이 있다고 했더니 정말 영화와 인연이 있는 것 같다고 하더군요. 정말 인연이 있는 걸까요? ^^;;

 

우린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을 만납니다. 그리고 우연히 누군가를 만나 운명 같은 사랑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운명적인 사랑도 잊혀지고 인연이라 믿었던 것들의 끈을 놓아버리게 되기도 합니다.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말입니다.

 

간다간다 하기에 가라 하고는

가나 아니 가나 문틈으로 내다보니

눈물이 앞을 가리워 보이지 않아라 (피천득님의 인연 中)

누군가 자신의 삶을 차지하고 있다가 사라졌을 때의 느낌 떠난 다고 알고 있었어도 정작 떠날 때의 그 슬픔.

 

전지현이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 현실에 적응하기 힘이 든다면 따라 죽을 수도 있다고 했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그러나 사랑은 또 찾아오고, 그 사랑에게 자신이 사랑하던 사람을 소개할 수 있는 그날이 언젠가는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영화는 <엽기적인 그녀>, <시월애>와 <사랑과 영혼> 등을 합쳐놓은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연인과 함께 재밌게 그리고 보고 나서 내가 죽으면 따라 죽을 수 있어?라는 질문을 하게끔 하는 멜로 영화랍니다.

 

내가 옆에 없을 때 바람이 불면 그건 나일꺼야. 난 바람이였고, 다시 바람이 될꺼니까 장혁이 영화 속에서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남겨두고 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영화 여친소를 다시 보고 싶습니다. 바람이 부는 날에는 이 영화가 생각날 것 같습니다.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2004)

Windstruck 
7.8
감독
곽재용
출연
전지현, 장혁, 김정태, 정호빈, 오정세
정보
로맨스/멜로, 코미디 | 한국 | 108 분 | 200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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