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vies

야생에서 살아남는 법, 영화 '말아톤(Marathon,2005)'

더 많이 배울 수록 더 많은 지식이 있을 수록 자신을 약한 모습을 감추고 타인에게는 자신의 강한 모습만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왜냐구요?

 

약한 모습을 들켜버리면 자신을 우습게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죠. 우습게 보이면?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거나 행동하기가 힘들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상을 살아가는데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영화 '말아톤('말아톤'은 자폐증 청년 초원이가 자신의 그림일기에 내일의 할 일 마라톤을 '말아톤’이라고 적어 넣는 장면에서 착안한 제목입니다.)'의 자폐아 초원이를 보면서 그런 생각에 대한 다른 시각을 배웠습니다.

 

3개월 1주일이라는 짧은 제작기간 동안 만들어진 영화 '말아톤'은 첫 장편 영화를 찍은 정윤철 감독의 손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영화 '말아톤'은 보통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이야기를 볼 때의 느끼는 설겅거리는 콩 씹는 느낌이 아니라 아주 잘 익은 군고구마를 먹는 느낌으로 영화를 접하게 해주었습니다. 장애인 관련 영화를 거부하는 모든 이들에게도 말입니다.

 

달리기 외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 주인공 초원이를 위한 엄마의 억척스러운 마라톤 트레이닝 집념과 세상을 경계하라고 주입된 자폐아 초원이를 서서히 녹여주는 트레이닝 선생님.

 

우리는 무의식 중에 세상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하나둘씩 배워갑니다. 경험에 비춰서 그리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할 수 없는 순진하기만 한 초원이는 다른 이를 경계하라하고 주입되어져 자랍니다. 먹을 것은 절대 나눠먹지 않고, 엄마가 주는 것 외에 다른사람이 준것은 먹지 말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인간은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지만, 주입되어 자라진 자폐아들은 유동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학습된 상황으로만 행동합니다.

 

우리는 세상이라는 야생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이성적, 객관적으로만 판단해서 행동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외칩니다.

 

그러나, 정작 야생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건 그렇게 주입된 방법이 아니라 예외적인 상황들의 연속 속에서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입된 방식으로 살아가던 초원이가 먹을 것을 나눠먹는 것과 자신이 좋아하는 마라톤을 위해 일탈하는 예외적인 상황이 시작되면서 초원이도 보는 우리도 야생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하나 배웠듯이 말입니다.

 

야생에서 살아가는 방법이 경계에만 있지 않음을 함께 관계를 이루고 살아가고,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이 필요한 것임을 깨닫게 해준 영화 ‘말아톤’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랜만에 가슴 찡한 영화를 봤습니다.

 

다치지 않으려고 경계하지 말고 다치더라도 과감하게 야생의 삶을 즐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무적스팸지기 드림...

(노래는 조규만의 '다줄꺼야'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자신의 것을 다 바치는 것이 살아남는 방법임을 노래에서도 느꼈습니다.

http://blog.naver.com/tokyome/80007616775 여기에 노래가 들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





말아톤 (2005)

Marathon 
9.2
감독
정윤철
출연
조승우, 김미숙, 이기영, 백성현, 안내상
정보
가족, 드라마 | 한국 | 117 분 | 2005-01-27
다운로드 글쓴이 평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