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사는 친구에게 좋은 일이 생겨서 다같이 축하하는
자리도 가질 겸 핑계삼아 가서 친구들과 한번 모이기로 했다.
그래서 친구가 대전에서 제철 해산물 이다 리와 회로 유명한
대전 봉명동 맛집을 미리 예약하고 갔다.
대전 봉명동 쪽 지리에 익숙하지 않아도 찾아가기
어렵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지하철 유성온천역으로 나와서 공원 따라서
사부작사부작 걷다가 호국의 쉼터 지난 골목
바로 오른쪽으로 꺾으면 가게가 있었다.
역에서 산책 삼아 걸어 갔는데도 10분 안 걸렸다!
푸짐한조개찜 봉명점
대전광역시 유성구 온천로101번길 14
주소: 대전 유성구 온천로101번길 14
연락처: 042-824-0508
딱 골목으로 코너를 꺾자 마자 푸짐한조개찜 봉명점
이라고 쓰인 파란 간판이 위아래로 걸려 있어서
시선 강탈 그 자체였다.
이 골목 안에서 저런 색 간판은 이곳 뿐이라서
더욱 눈에 확 띄었던 것 같기도 한다.
가게 앞쪽이 나름 한산한 편이라 손님들이
여기다가 주차를 하는 듯 했다.
미리 예약하면서 알아본 바에 따르면
영업시간은 오후 4시부터 새벽 4시까지다.
연중무휴라고 하니 이 근처 사시는 사람들은
이곳 때문에 다이어트며 금주가 힘들거 같다. ㅎㅎ
뭔가 언제든 살살 걸어 와서 야심한 시각까지
한 잔 달리기 딱 좋아 보이는 실내포차의
분위기와 횟집의 느낌을 동시에 갖춰져 있었다.
현수막에는 오늘 뭐가 좋은지, 추천메뉴는
무엇인지가 적혀 있는데 역시나 제철 맞은
대방어도 자랑스럽게 걸려 있고 벌써부터
봄철 맞이 해산물도 그득 내놓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좀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실내도 둘러볼 수
있었는데 크으 보기만 해도 막 흥겨워지는 듯한
정감 있는 실내포차 인테리어 제대로였다.
뭔가 일부러 꾸민 것 같지 않으면서도 안 꾸민
매력이 더더욱 술맛을 돋워주는 테이블과 의자!
안 쪽으로 가면 편안한 좌식 룸도 있었다.
인원만 많지 않았어도 이 술맛돋는 의자와
테이블에 앉아서 먹는 건데 새삼 아쉬웠다.
물론 룸이 넘나 편안해서 나중에는 잠들 뻔
했지만 친구는 다음에 소규모로 오면 꼭 이 포차자리에서
해산물 한 접시에 소주 달려달려 하자고 했다.
친구들 다 오고 잽싸게 대방어회, 석화, 조개찜을
주문했는데 제철 해산물인데다 즉석에서 바로바로
썰고 조리해 주는 거 치고 가격대도 완전 착했다.
회비 일부러 넉넉하게 걷었는데 오히려 남아서
다음 모임으로 넘길 정도로 가성비가 굿이었다.
역시 회가 제일 빨리 나오는 것 같았다.
운 좋게 대전 봉명동 맛집에서 대방어 잡는 날을
맞춰 간 덕인지 다른 테이블이랑 같이
대방어 한 마리를 잡아 소분해서
넉넉히도 담아 주셨다.
게다가 각종 밑반찬까지 푸짐하게도 깔려주니
진짜 가게 이름대로 푸짐하기 짝이 없었다.
나 말고 다른 친구들은 이곳에 종종 한잔하러
혹은 회식하러 와 봤다는데 어떤 메뉴를 시켜도
무조건 중박 이상은 치고 일단 이 기본 안주만
놓고 먹어도 소주 한두병이라며 허세를 떨었다.
코웃음 픽 치면서 그래그래 했는데 정말
예사롭지 않은 반찬들이기는 했다.
메인메뉴가 그리 오래 걸리는 편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괜히 이런 모임을 하는 날에는
누가 먼저 젓가락을 드느냐가 눈치 보이기
때문에 밑반찬으로 첫 안주를 삼게 된다 .
그런 면에서 골라 먹을게 워낙 많으니 좋았다.
일단 횟감이랑 기가 막힌 궁합을 보여줄 우리
쌈용 깻잎과 상추 아주 넉넉히도 주셨다.
보통 쌈야채 몇 장 안 주고 나중에 리필하라고 .
하는 곳도 많은데 아주 터프하게도 처음부터
이렇게 두툼히 주시니 감사할 따름!
상추도 뽀득함이 일품인 청상추라 더 좋았다.
와 초딩입맛 제대로 저격하는 마카로니샐러드!
옥수수콘이랑 마카로니 말고는 들어간 게 없는
반찬인데 이게 뭐라고 너무 맛있는 거다.
마이다 네즈인데 느끼하지는 않고 달달하니 이거
도대체 어떻게 만드는지 레시피 슥삭하고 싶을
만큼 중독성 확실한 밑반찬이었다.
회에는 초장이다 와사비 간장이다 말이 많지만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이 막장 양념이 최강인 듯!
다진 마늘과 고추와의 조합 그리고 참기름과
통깨의 고소함까지 더해지면 그 어떤 횟감도
이거 한 젓가락과 기깔난 궁합을 자랑하니까.
호호 술꾼의 친구인 번데기도 한 사라 나온다.
뭔가 한 번 더 팔팔 끓인 듯 촉촉하고 물기가
많았는데 매콤하기까지 했다.
한 숟가락씩 푹푹 퍼 먹으니 고소하게 톡톡
터지면서 짭조름한 그 즙 맛에 소주 벌써부터
술술 들어가기 시작한다고. 난 번데기 못먹어서 구경만...
평소에는 당근 잘 안 먹다가도 이렇게 안주로
생당근 채가 나오면 은근 손이 가는 건 왜일까.
생당근을 오독오독 먹으면 왠지 술 먹어도
건강해지는 것만 같고 괜스레
다이어트하고 있는 기분마저 드니까
죄책감 내려놓고 더욱 와구와구 먹어 댔다.
대전 봉명동 맛집의 단골이라는 친구들이
여기는 두부김치맛집이야
라고 하길래 얼마나 맛있나 거 맛이나 봅시다~
하고 먹어 보니 음 진짜 은근 계속 땡긴다.
뭔가 단품으로 두부김치 시켜 먹고 싶게 만드는
은근한 중독성 있는 맛이었다.
특히 김치가 맛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두부김치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배추김치를
아주 푹 익은 묵은지로다가 달짝지근한 맛
더해 볶아냈으니 이다 건 뭐 맛이 없을리가 없다.
두부도 따끈하니 아주 탱탱해서 똑똑 떼어
잘라 먹는 재미가 확실했다.
부드러우면서 고소한 두부 그리고 단짠한
볶음김치의 궁합은 기본찬으로서 제 본분을
다 해주는 듯한 맛이었다.
처음에는 우리가 시킨 메뉴들 중에 국물이
너무 없어서 하나쯤 추가 주문해야 하나
고민을 했는데 기본찬으로 차려주는
이 미역국 하나로 모든 고민 퉁칠 수 있었다.
완전 부드럽게 뭉근히 익은 미역이 진하디
진한 국물에 폭폭 담가져 있으니 한 숟가락
떠 먹으면 추운 날씨조차 잊게 만드는 따끈함!
멀거니 허연 미역국이 아니라 정말 진하게
오랜 시간 푹푹 끓인 것이라서 진국이었다.
미역이 워낙 피부건강에도 좋대고 해장에도
좋다니까 내일을 부탁한다며 열심히도 먹었다.
인심 좋게 리필도 해주신 덕에 이다 거 안주 삼아
중간중간 국물 아쉽지 않게 아주 잘 먹었다.
때깔이 거의 뭐 윤기 촤르르 하고 색감도 고와
한 폭의 그림 아니냐며 너스레를 떨게 만들었던
제철 대방어회는 비주얼부터 심쿵 그 자체다.
불그스름한 색과 뽀얀 살결이 조화로운 매력을
뽐내는 데다가 특유의 기름기도 좔좔~.
얇게 먹어야 맛있는 복어회 같은 거랑 다르게
방어 같은 생선은 좀 두툼하게 먹어야 더
맛있다고 하던데 대전 봉명동 맛집은
두께감 정말 튼실하다.
그리고 이게 딱 보면 색감도 비슷한 듯 하지만
미묘하게 부위별로 밸런스가 다른 것이
여러 부위에 걸쳐서 다양하게 썰어주셨다.
그러니 같은 생선 횟감에서도 다채로운 맛을
즐겨볼 수도 있고 식감도 조금씩 달랐다.
오버 조금 보태서 제철 방어회 한 번 안 먹으면
그 겨울은 실패다 라고 저희끼리 이야기할 정돈데
수산시장 찾아 다니면서 사 먹었던 것보다도
여기 대방어회가 가격대도 저렴한데
퀄리티는 한 수 위였다.
가게 바로 앞에 수족관이 있던데 그 안을
거대하게 가득 채우고 있던 대방어가 그대로
상 위에 올라온 셈이니 신선도도 믿을 수 있다.
회가 횟감의 신선도랑 종류도 중이다 하지만
뜨는 사람의 솜씨에 따라서도 되게 맛이
다르다고 했다.
여기 사장님은 화장실 가다가 슬쩍 보니까
회 뜨는 것도 완전 장인급이라 할 수 있었다.
순식간에 그 큰 횟감을 손질해 내는데 와
홀린 듯이 바라보게 되는 광경이었다.
그 손 끝에서 만들어진 이 한 접시니 말 다 한거다.
감탄은 뒤로 하고 얼른 입을 호강시켜줄 차례.
제일 두툼해 보이고 쫄깃해 보이는 한 점을
집어들어 기름장에 콕 찍어 먹어 보다.
방어가 워낙 기름기가 많은 생선이라 기름장을
찍어 먹으면 그게 어울리나 싶을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이 조합은 리얼 꿀맛을 보장한답니다.
물론 기름장 말고 와사비간장이며 초장, 막장
어느 양념이든 천생연분처럼 잘 어울리니까
이것저것 바꿔가면서 취향껏 즐겨주면 된다.
입 안에서 기분 좋게 녹아드는 기름기는
느끼하다기 보다는 진한 맛이라 해줘야 할 정도!
어찌나 탱글하고도 쫀쫀한지 회를 먹는데
입 안에서 오도독오도독 소리가 날 정도다.
또 워낙 두껍게 잘 썰어주셨다 보니까 씹으면
씹을 수록 배어나오는 진한 살의 즙을
더욱 고스란히 즐길 수도 있었다.
평소에 즐겨 먹는 회인 광어나 우럭 같은 게
조금은 담백한 맛으로 먹는 거라면 역시
방어는 굳이 비교를 하자면 진한 소갈비살 느낌.
존재감 확실하면서도 다른 회에서 느낄 수 없는
풍미를 완전 진하게 선사해서 먹고 있는데도
자꾸만 더 먹고 싶다는 욕심을 부리게 한다.
아무래도 기름기가 많다 보니 집중적으로
대방어회만 공략하다 보면 살짝 느끼한데
싶은 순간이 오기도 한다.
그럴 땐 대전 봉명동 맛집의 반찬으로 나오는
씻은 묵은지 한 번 먹어 주거나
이렇게 초장 듬뿍 찍어
와사비 싹 올려 주는 걸로 조절해주면 된다!
혹은 쌈으로 넉넉히 고추 마늘 올려 싸먹으면
느끼함은 싹 잡아 주고 아삭하고 싱싱한 매력을
덧붙일 수 있으니 또 다른 반전 매력의 맛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저렇게 먹어보는 방법들을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굴을 따끈하게 굽듯이 쪄 먹는 석화 역시도
겨울이 찾아오면 붕어빵과 호빵 만큼이나
자연스레 생각나는 메뉴 중 하나다 .
처음에 주문할 때까지만 해도 가격대가 꽤
저렴한 편이길래 양이 적은가 맛보기만 하지 뭐
했건만 이 산더미는 도대체 뭔지.
거의 굴마운틴이라고 해줘야 할 법 한
비주얼로 큰 찜기 가득 얹혀 나왔다.
개인용 굴칼도 따로 주시기 때문에 솔솔
까먹기도 편했다.
껍데기만 큰가 하면 그것도 또 아니었다.
이 큼직한 껍데기 안에 기다렸다는 듯이
고개를 내미는 뽀얀 속살들은 저마다
크기도 실한 씨알을 자랑했고 탱탱했다.
뭔가 무시무시해 보이는 껍데기의 비주얼과
달리 싹 까 보면 안에서 청순하기 짝이 없는
오동통한 속살이 나오는 게 석화의 매력이다.
갓 나왔을 때 엄청 뜨거워서 손도 못 댈 뻔
했는데 용기를 내어 한 점 앞 접시로 픽업!
앞접시에 올려 보니 그 사이즈가 더 가늠이
잘 되는 것 같았다.
결코 작은 접시가 아닌데도 이걸 다 가려버릴
정도로 두툼하고 길쭉한 것이 최상급 품질의
굴인 것이 확실했다.
대충 호호 불어주고 굴칼들고 덤비기!
나도 딱히 기술자는 아닌데 굴칼 넣고
한 번 또르륵 돌려주기만 하면 껍데기가
쩍 소리와 함께 갈라지며 속살이 나온다.
수분 촉촉하게 안으로 모여들어 탱글탱글한
속살을 자랑하는 모습을 보니 입 안에
지금도 침이 고이는 것 같다.
대전 봉명동 맛집의 석화는 어찌나 탱탱한지
젓가락으로 살짝 콕콕 눌러 봐도
탄력감 있게 팽팽 튀어 오르는 듯 하다.
게다가 방금까지 열기 받으면서 껍데기 안에
숨어 있었다 보니 따끈하기까지 한다.
부드러운 속살을 초장에만 가볍게 찍어
한 입 먹었을 뿐인데 따끈한 즙이 소로록
나오면서 달짝지근한 초장과 완전 잘 어울린다!
쫄깃함 보다는 부드러운 맛으로 먹는 석화인데
눈 깜짝할 새 목구멍으로 넘어가 버린다.
초장에 와사비까지 살포시 얹어 먹어주면
왠지 고급 일식집에서 이렇게 나올 법한
비주얼과 맛으로 재탄생 한다.
딱히 느끼하거나 비린 맛은 아니지만 와사비
특유의 향과 굉장히 잘 어울리기 때문에
더욱 신선한 맛을 즐기기에 딱 좋은 조합이다.
깔끔하게 껍데기를 갈라 열고 똑똑 떼어먹는
재미에 폭 빠져서 정신 없이 집어 먹다 보니
어느 새 눈 앞에는 뽀얀 껍데기들만 잔뜩
쌓여 가고 친구들도 그 많던 석화 누가 다
먹었냐며 어리둥절해 했다.
처음에는 좀 까먹는 게 귀찮을 줄 알았는데
은근 꿀잼에 즉석에서 까먹으니 더 따끈하고
보드라워 순삭해 버렸다.
조개찜은 옆 테이블에서 받아 끓였다.
제일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이래서 남나?'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푸짐함이었다.
자잘한 조개들로 자리를 채워서 먹다 보면
내가 조개찜을 먹는 건지 모래찜을 먹는 건지
모를 여타 집들과는 확연히 클라스가 달랐다.
아마 숟가락이랑 대충 비교해 보면 찜솥의
사이즈도 가늠이 되실 것 같다.
이 어마어마하게 지름도 넓고 깊이도 깊은
솥 한가득 온갖 조개류들과 야채, 그 외에도
다양한 부재료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다.
안에 계란이 들어 있길래 신기해서 찍었는데
요게 또 킬링포인트일 줄은 몰랐다.
살짝 깨진 틈새 사이로 이 진한 조갯 국물이
배어 들어서 삶아졌는데 평범한 삶은 계란이라
하기에는 넘나 술안주로 딱 이었다.
홍합이랑 백합, 참조개 같은 다양한 것들이
눈에 들어 오는데 일단 비싸다고 여겨지는
가리비랑 키조개까지 넉넉한 편이라서
대전 봉명동 맛집은 가성비 리얼 꿀이다
감탄을 멈추지 못 했다.
탕 시켜서 이 국물에 칼국수 말아 먹었어도
좋았겠다 싶은데 아마 그럼 집에 못 왔을 듯.
국물을 먹겠다고 시키는 메뉴는 아니지만
밑에 조금 깔려 있길래 궁금해 맛을 보니
꽤나 칼칼하면서도 시원하기가 최고였다.
조만간 여기 다시 가서 조개탕 먹기로 했다.
콩나물까지 듬뿍 들어 있어 해장하면서 동시에
술을 마시는 기적을 볼 수 있을 거 같다.
키조개는 역시 관자가 생명인데 큼직한 관자를
한 입 크기로 적당히 잘라 올려 놓았다.
이 껍데기는 따로 빼서 버릴 필요 없이
그냥 다 익은 조갯살을 올려두는 용도로
써도 되게 유용했다.
아 정말 이렇게까지 하면 반칙 아닌가 싶은
치즈 사발도 너무 반가웠다.
치즈 is 뭔들이라고 할 정도로 안 어울리는 게
없는데 폭 잘 익은 조개 한 점을 이 치즈에
돌돌 말아 먹을 생각만으로도 어깨춤이 들썩!
바로 실행에 옮겨 보니 와 기대했던 맛 그대로!
치즈는 쭉쭉 늘어나면서 고소하고 짭쪼름한
맛을 폭폭 감싸주고 부드러운 듯 쫄깃한
조갯살은 씹다 보면 어떤 게 치즈인지 모르게
나름대로의 고소함이 좋았다.
특히 가리비의 쫄깃함이 아주 일품이었다.
뭐 워낙 맛있는 거야 알고 있기는 했지만
왠지 이곳에서 맛 본 가리비는 잘 쪄져서
그런 건지 아니면 신선도가 내가 평소
먹던거랑 다른 건지 색다른 맛이었다.
평소에 조개찜이나 구이, 탕을 먹을 때면
괜히 모래알 씹힐 까봐 조심조심 먹게 되는데
이곳은 해감도 깔끔하게 잘 해 놨는지
안심하고 와구와구 씹을 수 있었다.
백합 하나 깠더니 이렇게나 두툼하고
튼실한 살이 나와서 녹진한 내장까지
홀롤로 입 안으로 직행 시켰다.
젤리 먹는 것마냥 짤깃짤깃한 소리가
들려서 이 소리로 ASMR만들어도 좋겠다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무래도 센 불에 팔팔 끓이듯이 쪘다 보니
그 큰 것들이 요렇게 귀엽게 쪼그라든 것도
있기는 했다.
알맹이는 귀여워보일 지 몰라도 뭔가 맛과
향이 안으로 응축 돼서 그런지 되게 진한
풍미를 자랑했다.
귀욤뽀짝한 홍합살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역시 뭘 찍어 먹을까 고민해야 즐겁다.
간이 거의 안 되어 있되 바닷물에서 나온
천연 염도만 맞춰져 있어서 사실 그냥 먹어도
간은 딱 좋게 맞는다.
그래도 단짠을 사랑하는 1인으로서 양껏
초장에 샤워시켜 준 뒤 먹으면
콧노래가 흥얼흥얼 나온다.
새삼 생각해 보건대 대전 봉명동 맛집에서는
젓가락을 내려놓을 새가 없었던 거 같다.
생각해 보면 따로 챙겨먹는 식재료는 아닌데
이렇게 식당에서 만나면 또 익숙하기도 하고
마냥 반가운 게 홍합인 것 같다.
은근 손이 간다고 칭찬해 줬던 이곳의 두부김치
한 접시는 리필까지 청해서 따로 받았다.
바로 이렇게 맛있는 먹팁을 부려보려는 의도였다.
삼합에 착안해서 김치 깔고 두부 올리고
옹골차게 잘 익은 홍합살 한 점 초장 찍어
올려 주면 나만의 쁘띠 한 쌈이자 삼합이
완성된다며 한입만을 외쳤다.
처음에는 남은 돈으로 2차를 갈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메뉴 하나하나가 양도 실하게 많고
맛도 좋고 일단 분위기가 딱 너무 좋은 지라
늦은 시간까지 이곳에서 달렸다.
늦게까지 여는 곳이라 더욱 부담이 없었던 것도
있고 사장님 인심도 좋고 손맛도 좋았어서
이 날을 기점으로 앞으로 찐 단골 하기로 했다! 멀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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