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해 생각하게 한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2012)'....
인도에서 동물원을 운영하던 ‘파이’의 가족은 동물들을 싣고 이민을 떠나는 도중 거센 폭풍우를 만나고 배는 침몰한다. 혼자 살아남은 파이는 가까스로 구명보트에 올라 타지만 다친 얼룩말과 굶주린 하이에나, 그리고 오랑우탄과 함께 표류하게 된다.
하지만 모두를 놀라게 만든 진짜 주인공은 바로 보트 아래에 몸을 숨기고 있던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 배고픔에 허덕이는 동물들은 서로를 공격하고 결국 파이와 리처드 파커만이 배에 남게 되는데…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 거대하게 빛나는 고래 바다를 빛으로 물들인 해파리, 미어캣이 사는 신비의 섬까지, 파이와 리처드 파커 앞에 그 누구도 보지 않고서는 믿을 수 없는 놀라운 광경을 만난다.
인생에서 헤어질 때 작별인사를 제대로 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그것도 마지막 인사가 될지도 모르는 작별인사를 말이다.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의 주인공 파이(수라즈 샤르마)는 마지막 회상 장면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 함께 많은 일들을 경험한 리처드 파커(호랑이)와의 이별의 순간을 되짚으면서 말이다.
난 많은 걸 잃었어요.
가족, 동물원, 인도, 아난디...
삶이란 결국 그런거죠.
보내는 것...
하지만 가장 가슴이 아픈 건
작별 인사조차 못했다는 거죠
우리의 삶은 만남의 연속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이별을 대면하게 되는 게 순리다.
이별을 미리 준비하고 맞이해 작별 인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경우는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이별을 통보 받거나, 혹은 이별을 하지도 않았는데 다시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삶이란 그런 거... 보내는 것... 감사하다는 말도 전하지 못하고 보내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나간 시간들 속에 많은 이별을 떠올리면서 작별 인사를 제대로 했던 기억을 더듬어 봤다.
작.별.인.사....
헤어짐은 제대로 준비하면 제대로 된 작별인사를 준비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이가 리처드 파커와 헤어지는 순간을 떠올리며 가슴 아파했던 거 처럼, 우리도 소중한 사람과 헤어짐에 작별인사를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작별인사가 아주 강하게 떠오르게 한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파이처럼 작별인사조차 못한 순간을 평생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인생, 삶이란 결국 누군가를 보내야 하는 시간의 연속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만남에 무덤덤해 진다. 결국 또 이별을 하게 될 것을 예측하기에...
그러나, 어린 아이들은 헤어질 것보다 만나는 것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거 아닐까? 어른과 아이의 차이가 삶을 대하는 방식의 차이를 가져오는 것도 같다.
지금 만나는 것을 더 고민한다면, 아직은 어린아이... 만남에 헤어질 것을 고민한다면 이제는 삶을 좀 이해하는 어른이 된건 아닐까?
'라이프 오브 파이'는 생각보다 감동이 크진 않았지만, 만남과 이별, 그리고 함께 한 색다른 경험이 인생을 한조각 한조각 만들어 가는 것을 생각하게 한 영화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파이의 마지막 회상처럼 "이미 일어난 일에 무슨 의미가 필요한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에게 일어난 일들은 이미 지나간 일인 것을...
삶을 다시 돌아보게 한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는 주인공의 마지막 실제 있던 일과 지어낸 일을 말하는 사이에서 누군가 이해할 수 없어도 자신이 겪은 삶에 대한 가치와 평가는 결국 자신만이 할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어려울 때 긴장감으로 삶을 포기 하지 않게 한 리차드 파커에게 고마워 하는 파이의 마음이 진하게 기억나는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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