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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모르는 게 죄? 죄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신약성서 누가복음 24장 3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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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개봉하기 전,

원작인 공지영님이 쓰신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얼른 읽었다.

읽기 전에 문제는...

여자 주인공은 배우 이나영이고, 남자 주인공은 배우 강동원이라는 영화 속 주인공들이 머릿 속에 박혀서

상상으로 만나는 책 속의 인물들이 이미 형상화 되버린 아쉬움이 있었다.

 

사형수와 자살을 시도했던 한 여인의 만남을 통해 만들어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알지 못하고 지나침, 무지함에서 시작되서 발생하는 

잘못, 즉 죄라고 지칭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사랑...'이란 노래 구절이 떠오르기도 하는 책이었다.

 

자살을 여러번 시도했던, 마음에 세상을 향한 불신만을 담고 있던 유정은

자살 실패 후 정신 치료를 받는 대신

수녀인 고모와 함께 목요일 교도소 방문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사형수 윤수를 만나게 된다.

죽으려고 애쓰는 한 여자와 죽음을 앞두고 있는 한 남자.

그들은 '진짜 대화'를 통해 마음 속의 무지함을 걷어내기 시작한다.

 

공지영님은 그 둘의 감정 변화와 함께 세상을 사는 이들의 무지함에 대한 경종을 울린다.

 

사랑했고 믿었던 사람들의 큰 상처를 모른체 넘어가게 되는 경우...

그리고 무지 세계에서 벌어지는 큰 상처들을 모르는 경우...

그런 상황들은

정말, "몰랐으면" 하는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 예수가 한 말이 지금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자기가 하는 짓'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책의 구절을 인용해본다.

 

"...깨달으면 아파야 하는데,

그게 남이든 자기 자신이든 아프려면 바라봐야 하고, 느껴야 하고, 이해해야 했다.

그러고 보면 깨달음이 바탕이 되는 진정한 삶은

연민 없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연민은 이해 없이 존재하지 않고, 이해는 관심 없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은 관심이다.

정말 몰랐다고, 말한 큰오빠는 그러므로 나를 사랑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

내가 왜 그렇게 변해가는지 그는 모르겠다, 라고 만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러므로 모른다, 라는 말은 어쩌면 면죄의 말이 아니라, 사랑의 반대말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정의의 반대말이기도 하고 연민의 반대말이기도 하고

이해의 반대말이기도 하며

인간들이 서로 가져야 할 모든 진정한 연대의식의 반대말이기도 한 것이다..."

 

요즘 많이 발견되고 있는 '우울증'의 시작도 주변의 무관심에서 시작되는 걸 보면,

주변에 대한 무관심, 무지는 결국 모든 것과 단절되는 죽음으로 가는 지름길(!)일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무지함 속에서 저지르는 죄가 얼마나 많을 지....

내 무지함에 죽어가는 것들이 있는지 돌아보게 되는 책이었다.

 

마지막으로 공지영님께 한마디 남기고 싶다... 

 

"감사드립니다. 내 무지함을 깨닫게 해주셔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2006)

Maundy Thursday 
9.2
감독
송해성
출연
강동원, 이나영, 윤여정, 강신일, 장현성
정보
드라마 | 한국 | 117 분 | 2006-09-14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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