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상(2013)' 후기, 관상 대로 생긴대로 살아질까? 더 나은 삶을 선택할 수 있다!

우리말에 '생긴대로 논다'라는 말이 있다. 이건 관상과도 상통하는 말 같기도 하다. 생김새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고 하는 관상. 이 관상에 대한 얘기를 하는 영화가 바로 '관상(2013)'이다. 

 

영화 '관상'은 관상에 얽혀있는 약간의 이야기에 수양대군의 반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무엇보다 김혜수, 송강호, 이정재, 백윤식을 하나의 영화에서 모두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매력적인 영화다. 

사람의 얼굴에는 

세상 삼라만상이 

모두 다 들어있소이다!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천재 관상가 내경(송강호 분). 처남 팽헌(조정석 분), 아들 진형(이종석 분)과 산속에 칩거하고 있던 그는 관상 보는 기생 연홍(김혜수 분)의 제안으로 한양으로 향하고, 연홍의 기방에서 사람들의 관상을 봐주는 일을 하게 된다. 

용한 관상쟁이로 한양 바닥에 소문이 돌던 무렵, 내경은 김종서(백윤식 분)로부터 사헌부를 도와 인재를 등용하라는 명을 받아 궁으로 들어가게 되고, 수양대군(이정재 분)이 역모를 꾀하고 있음을 알게 된 그는 위태로운 조선의 운명을 바꾸려 한다.

예고나 광고에서는 관상에 얽혀 있는 무언가 대단한 이야기들이 나올 것 같지만, 영화의 내용은 관상보다는 자신의 삶에 대한 어떤 의지를 보여준다. 관상에 맞춘 삶이 되게 하려는 것과 그런 삶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  이런 도전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이 영화 '관상'이다. 

운명이라고 받아들이고 인생을 살아간다면, 우리의 인생이 하나도 살 이유가 없다. 그냥 태어나면서 모든 것이 정해져 버린 것이니까. 

  

결국 자신이 어떤 형태로는 자신의 지금의 삶보다 좀 더 낫게 만들려는 의지가 들어가면서 정해진 운명대로 살아지지 않게 된다. 그래서 인생은 살아갈 이유와 살아갈 맛이 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주팔자 이런 것들이 달라지는 건 인간의 의지, 자유의지를 계산하지 않아서 일듯싶다. 

   

이미 영화 '관상'의 개봉이 많이 지나서 스포일러 같은 마지막 장면을 얘기하고자 한다. 

한명회의 관상은 "자신이 목이 잘려서 죽는다"고 들어서 반란 후에 나이가 먹으면서 선을 베풀고 중도를 걸으면서 살아서 생전에는 목이 잘리지 않고 죽는다. 그러나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그의 죽은 무덤을 파헤쳐서 목이 잘려져 나간다고 하며 영화는 "결국 관상대로 되었다"라는 여운을 남기는 것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다.  참 이상했다. 의지를 담고자 했으나 뭔가 사주대로 된다는 묘한 마무리... 

그런데, 돌이켜 보면, 죽은 후에 어떻게 되든 그건 큰 의미가 없다. 우리는 살아있는 이 순간이 중요하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니까 말이다. 관상은 그렇지만, 그렇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면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에 더 힘을 실어주고 싶다. 

궁금하긴 하다. 지금 자신의 관상, 사주가 어떨지. 

그러나 그런 관상이나 사주를 들었다고 그거에 매여서 그대로 살면 안된다. 그 사주나 관상 얘기를 듣고 나서 무의식 중에 인정해버리고 그렇게 살려고 하는 게 될 수도 있다.  

그러고보면, 아예 모르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어쨌든, 

더 나은 삶을 위해 우리는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까. 사주, 관상 믿지 말고 더 나은 삶을 선택하는 의지를 보여주면서 살자. 그래야 인생이 살만하고, 재미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