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우는 것을 보는 것보다 슬픈데 울지 않는 것을 보는게 더 슬프다.
슬퍼도 울지도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띄우는 헌사...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4회는 주인공 문영(서예지)이 쓴 좀비 아이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좀비로 태어난 아이를 살리기 위해 먹을 것이 없어지자 엄마가 자신의 팔과 다리를 잘라서 먹이고... 결국 먹을 것이 없어 안아주자 아이가 한마디 한다. "엄마는 참 따뜻하구나..."
아이가 원한건
먹이였을까
엄마의 온기였을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현실적인 상황에서 그 현실을 견디는 일에 집중하면서 살아갈 때가 많다. 그러다 보면, 누군가 현실적으로만 사는 사람을 봤을 때 저런 상황에서 어떻게 안울고 살지? 매정한 사람이다! 눈물도 없구나... 라면서 그 사람을 감정이 없는 독한 사람으로 치부해버릴 때가 있다.
정말 그 사람은 매정해서 감정을 들어내지 않고 울지 않는걸까?
어쩌면, 한번 풀린 감정이 현실을 살아갈 수 없게 만들어서 그 감정을 풀지 않고 살아갈 수도 있다. 감정만으로 살면 먹고 살기 힘들어질 수도 있으니까. 그냥 감정을 접고 매정하게 살아가는 거다.
그런데, 그렇게 살아가다가 순간 자신이 살아가는 상황에 대한 감정을 알아버리면, 그 상황을 감당할 수 있을까? 그 상황이 부모가 자식을 죽이려고 하는 상황이거나, 왜 태어났냐고 원망하는 상황이거나, 너는 누군가를 지키위해 존재한다는 상황이거나 할때 말이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4회에서 가장 짠했던 장면은, 주인공 강태의 엄마가 강태가 어릴 때 이런 말을 한다. 어린 아이에게 말이다.
"내가 형을 키울께.
넌 형을 옆에 있어줘.
그래서 너를 낳았어"
자신의 존재 이유가 누군가를 위한 존재라는 것밖에 안된다면 얼마나 삶이 고될까...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볼 수록 짠한 드라마다. 그러면서 그렇게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위로를 주는 것 같다. 그냥 그렇게 살아도 괜찮다고... 사이코지만 괜찮다고 말이다.
역시 '사이코지만 괜찮아' 4회도 감정을 놓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놓인 상처많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여전히 마음이 짠하다.
김수현, 서예지 동화 읽다 스치는 어린 시절에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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