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vies

영화 ‘비커밍 제인(Becoming Jane, 2007)’ 리뷰, 꿈이 있었기에 견딜 수 있던 이뤄질 수 없는 사랑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말을 개인적으로 굉장히 싫어한다. 왜냐면, 사랑하니까 더 지켜주고 보호해주고 더 행복하게 해주는 적극적인 모습이 더 정상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게 비단 둘만의 문제가 아닌 게 되어 버릴 때 사랑하지만,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사랑하기 때문에, 아니 계속 사랑하기 위해서 헤어지는 것이 더 낫겠다고 영화 '비커밍 제인(Becoming Jane, 2007)'을 보고 나서 생각하게 되었다. 

 

이미 개봉한지 오래 된 영화를 말할 때 가장 좋은 점은 모든 것(스포일러)을 말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커밍 제인'에서 제인 오스틴(앤 해서웨이)과 사랑하는 톰(제임스 맥어보이)이 결국은 헤어지게 된다는 것을 밝히며 하고 싶은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가난한 목사의 자녀인 제인은 어려운 가정 생활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돈이 많은 남자와 결혼해야하는 처지다. 

그녀의 어머니는 틈만 나면 그녀에게 그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보다는 글쓰기에 더 열중한다. 제인은 이렇게 생각한다. 

"어려운 상황은
사랑하는 남편과 같이
돈을 벌어가면서 극복하면 된다"

이렇게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돈 많은 귀족의 조카의 청혼도 받아들이지 않고 버티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오만한 톰이 다가오게 되고, 그와 티격태격하다 사랑을 키우게 되고 그와 결혼도 결심한다. 

그러나 톰도 그녀처럼 가정이 어려운 상황이며, 그가 돈 많은 삼촌에게 의지해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톰은 삼촌이 허락하지 않은 결혼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지게 된다.
 
그런 둘은 복잡한 주변을 저버리고 둘만을 생각하기로 하고 멀리 도망가기로 한다. 그리고 새벽에 도주를 결정한다. 
그러다 제인은 톰에게 온 편지를 읽게 되며 톰의 가족이 그가 보낸 돈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톰이 자신과 도망가게 되면 그의 가족은 살길이 막막하게 됨을 알게 된다. 

그리고 나서 그녀는
과감하고 단호하게 그와의 도망을 포기하고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자고 한다.
 
그 때 제인이 톰에게 말한다. 

"죽을 만큼 사랑하면서 시작하지만,
주변 가족들의 불행을 보면서
그 사랑이 지속될 수 있을까,
그렇게 되면
서로를 원망하기 시작할 수도 있다.
그 사랑은 오래가지 못한다"

이런 현실적인 말을 하고 제인은 톰과 헤어진다. 물론 톰은 삼촌의 의지대로 결혼하고, 제인은 혼자서 살면서 작가가 된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을 잃지 않으려고 헤어진다.  

어려운 상황에 내몰려서 자신의 사랑이 퇴색해 버릴 것을 고민하며,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서, 사랑이 힘들어서 포기하게 될 것이 두려워 자신의 사랑을 접는 것이다. 헤어져서 있지만, 그 사랑은 유지될 수 있으니까.
 
헤어지고 나서 참 고통스러웠을 제인. 자신의 그 안타까운 사랑을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 고통이 어쩌면 그녀의 멋진 작품으로 승화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엄청난 감정적인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듯, 사랑하고 열정을 가질 수 있는 작가의 꿈에 더 열정을 쏟았을 테니 말이다. 

사랑으로 힘들어 하고 있다면, 자신만의 색다른 꿈이 존재해야 할 것 같다. 꿈을 가져야 비극적 사랑의 폭풍 속에서도 견딜 수 있는 것 같다. 사랑이라는 고통이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아픔이니까. 그 가장 고통스러운 아픔을 가장 열정적인 꿈으로 치유해보는 것이다. 

음... 그래서, 예술가들은 아픔 후에 더 거대한 작품들을 낳는가 보다. 

지금 사랑에 슬퍼진다면, 곧 사랑이 끝날 것 같다면, 사랑을 그만 두는 선택은 어떨지. 

그 사랑 말고 자신이 사랑하는, 열정을 쏟을 수 있는 다른 무언가를 찾아 자신의 사랑을 쏟는다면, 새로운 예술가의 탄생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실연의 아픔에 고통스러워하는 분들에게 "혹시나 "해서 전하고 싶은 영화였다. 그리고 나에게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