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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패배하면 인생이 끝난다구? '윔블던(Wimbledon,2005)'

오랜만에 뿌듯하고 따뜻한 로맨틱 코메디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 ‘윔블던’이 바로 그 영화인데요. ‘노팅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 ‘러브 액츄얼리’를 재미있게 본 분들이라면 분명히 ‘윔블던’도 좋아하시리라 생각됩니다.

 

 

 

테니스 칠 때 나는 공치는 소리로 시작되는 영화 ‘윔블던’은 세계 최고의 스포츠 경기인 윔블던 테니스 대회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테니스라는 스포츠의 전율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였습니다. 테니스 좋아하시면 더 좋아하실 듯합니다. 저도 좀 좋아하는 스포츠라서...

 

실제 경기가 열리는 영국의 윔블던 테니스 경기장에서 처음 시도된 촬영. 마지막 14분은 실제 2003년 윔블던 챔피언쉽의 경기가 벌어질 때 촬영했는데요. 관람석 가득한 관중들은 배우들이 테니스 코트에 나타나자 함성으로 환호하면서 마지막 중요한 경기 장면을 완성하는데 도움을 줬습니다.

 




그럼, 영화 속 얘기를 시작해볼까요?

 

세계 랭킹 11위까지 했던 피터(폴 베타니)는 이제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서 돈 많고 시간 많은 아줌마들에게 테니스를 가르치는 한물간 테니스 선수입니다. 우연히 윔블던 경기에 참여하게 된 그는 거기서 또 우연히 테니스 미녀 스타 리지(커스틴 던스트)와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우연히 만났던 그들은 테니스 선수로 잘나가는 리지의 경기에 방해가 된다는 리지의 아버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둘은 사랑을 키워갑니다.

 

 

 

그런데, 피터는 이번 윔블던 경기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했었습니다. 비록 아무도 안 들어주는 선언이었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테니스 경기마다 또 우연히(!) 승리하면서 결승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모두다 우연이라고 하기보다는 승부욕이 없었던 피터에게 경기에 나가는 건 이기기 위해서라는 연인 리지의 말의 힘이 작용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경기에 집중하면서 한 게임, 한 게임 이기게 된 것 입니다. 의미가 부여된 자신의 삶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피터.

  

누구나 운동경기를 해보신 분들이라면 짧은 경기 중간 중간 드는 생각이 얼마나 많은지 느껴보셨을 것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체육대회에서 반대표로 농구 선수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상대편의 반칙으로 자유투(프리드로:a free throw)를 던지게 되었는데, 그 순간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꼭 성공시켜야 한다”라고 생각하고 처음 공을 던졌던 기억.

그 공이 들어가자 이번 에는

“마지막 공도 성공 시켜야 한다…

혹시 안 들어가면 어떻게 하지…

아니야, 방금 전과 같은 방법으로 던지면 들어갈 거야…

이 걸로 우리의 점수가 몇 점이 되는 거지…

아이들이 보고 있어…

아까 어떻게 넣었더라…

다 넣어야 한다…” 등의 짧은 순간 다양한 생각이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갔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공은 못 넣었습니다. -.-;

 

 

 

영화 속의 피터가 경기 중간 중간 속으로 되뇌고 있는 것을 보면서 과거의 운동 경기하던 순간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경기에서 지면 안될 것 같았던 절실함에 대한 생각도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그 짧은 순간에 그렇게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은 패배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떤 순간, 경기가 되었든, 시험이 되었든, 패배하면 그 걸로 내 인생이 끝날 것 같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경쟁이나 시험에서 무조건 이기고 통과하려고 합니다. 실력으로든 운으로든 말입니다.

 

우린 경기를 하는 중에는 “난 승리자가 된다”라고 믿고 경기에 임해야 합니다.

“혹시…”라는 의심을 품는 순간부터 패배의 길은 시작된 것입니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잡념에 사로잡히는 순간을 저버려야 합니다.

 

반면, 패배에 대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모두가 승리자가 되었으면 좋겠지만, 세상에는 승리하는 사람들 보다 패배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합니다.

 

패배하면 인생이 끝날 것 같아 두려움을 갖게 되지만, 그 상황이 지나면 언제나 새로운 인생이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습니다.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그 순간이 있었기 때문에 피터는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승리를 위해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자신의 삶에서 조차도 그 승리를 끌어 들여 불편하게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승에 올라갔던 피터가 원래 쓰던 선수 대기실을 사용하는 것이나, 징크스가 있으니 경기장에 참여 안 한다는 가족들을 경기장에 초대하는 것이나, 사랑이 중요하기에 경기와 상관없이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가는 것이나…

 

삶을 편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결국 자신의 마음가짐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승리자를 위한 영화이듯 하지만 모든 패배자들도 위한 영화 ‘윔블던’. 사랑이 모든 것을 극복하게 해준다는 것도 하나의 큰 획이긴 한데, 그건 다른 분들도 많이 말씀해주실 것 같아서… 다른 각도로 말씀드립니다.

 

개봉하면 한번 더 보고 싶은 영화입니다. ‘러브 액츄얼리’의 로라 리니(오빠가 병원에 입원해있어서 맨날 전화가 오던, 디자이너를 짝사랑하던 여인)의 벨소리와 같은 벨소리가 들려서 다시금 ‘러브 액츄얼리’가 떠올랐습니다. 




윔블던 (2005)

Wimbledon 
9.2
감독
리처드 론크레인
출연
커스틴 던스트, 폴 베타니, 샘 닐, 존 파브로, 버나드 힐
정보
코미디, 로맨스/멜로 | 영국, 프랑스 | 98 분 | 2005-03-25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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