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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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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백조·백수들을 사랑합니다. '위대한 유산' 누구나 방바닥에 배를 깔고 누워서 오늘은 뭐하고 시간을 보내나 하고 빈둥거리며 고민할 때가 있습니다. 아주 가끔 휴일에 그런 고민을 한다면 행복한 고민이겠지만, 그 고민이 매일 반복되는 고민이라면 괴롭기 그지 없겠죠? 하루종일 집에서 빈둥거리며, 곱지 않은 시선의 가족들과 매시간 마주치고, 하는 일이 없어 서서히 모임에 나가는 것을 꺼리기 시작하며, 누군가에게 연락할 때 반가운 맘으로 맞아주는 사람보다 ‘이 인간 왜 또 연락했나’라는 뉘앙스로 마지못해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한 느낌… 이런 분들은 백수·백조 생활이 길어지고 계신 분들이 아닐까 합니다. 너무 잘 안다구요? 다 경험해본 일이니까요. 다들 그런 경험은 한번쯤 하지 않으셨을까 하는데.. ^^; 지난 주에 봤던 영화 ‘위대한 유산’은 이런 백조..
살아남은 자의 잔인함 '실미도(Silmido, 2003)' 2003년 말 강우석 감독의 대작 를 보고 나서… 뭐라고 할말을 잃게 했던 영화이기에, 단 한줄의 글도 쓰지 못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핑계라면 핑계지만, ‘너무 멋지게 만든 영화다.’라는 한마디로 끝냈던…) 사형집행대신 군인이 된 범법자들은 김일성 목을 가져오면 국가의 공로자로 모든 죄를 사해줄 뿐 아니라 돈도 주고, 명예도 준다는 사실에 자신의 목숨을 건 혹독한 훈련을 시작합니다. 사회에서 버려졌던 그들. 그러나 임무만 완수하면, 자신들도 이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단 하나의 희망을 간직한 채, 훈련 없는 실전훈련에서 살아남으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그러나 남북 회담이 개최되고 ‘평화통일’로 국가의 정책이 전환되면서 훈련 받았던 31명의 북파공작원들은 제거되어야 하는 군인들로 탈바꿈 합니다..
이런 절망, 극복하고 싶어! '씨비스킷(Seabiscuit,2003)' 매일 쏟아지는 스팸메일(무적스팸은 매일 안쏟아집니다.)과 업무관련메일 속에서 개인적으로 친숙하고 좋아하는 이의 이름을 발견할 때의 그 즐거움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지난 주말 무적스팸을 보내고 나서 받았던 친구의 메일이 저에게 그러한 즐거움을 주더군요. 매일 정신없이 반복되는 무료한 생활에서 그런 메일은 삶의 활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경제가 어렵고, 정치는 복잡하고, 먼 나라에선 전쟁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발생하고, 삶이 나아지기보다 더 암울해진다는 통념들이 난무합니다. 자신의 주위 상황도 좋지않게 변하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일들도 없어집니다. 서서히 자신에 대한 상실감에 사로잡히고,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살아야 할 이유가 뭘까?’ 등의 고민에 빠집니다. 무언가를 갈급하며, 그..
그리움을 찾아서... '냉정과 열정사이(Calmi Cuori Appassionati,2003)' 인간이 열정적 사랑을 품으면 독이 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에서.. 그런데, 열정이 아니라 냉정으로 돌아선다면? 제가 예전 스팸에 보냈던 글중에 츠치 히토나리와 에쿠니 가오리에 의해(아래의 답글을 참조해 잘못된 부분 수정했습니다.) 쓰여진 소설 ‘냉정과 열정사이’라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나는 군요. 사랑에 대한 여자의 입장과 남자의 입장을 각각 2권으로 나눠서 쓴 사랑 이야기. 오늘은 그 책을 감명(!)깊에 봤던 기억을 간직한 채 본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에 대해서 이야기 할까 합니다. 피렌체에서 중세회화 복원사로 일하고 있는 준세이(타케노우치 유타카 분)는 서른번째 생일날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에서 함께 하자던, 헤어졌으나 아직도 사랑하는 여인 아오이(진혜림 ..
당신 곁의 사람을 믿나요? '나크(Narc, 2003)' 한주가 후다닥 지나가 버렸습니다. 뿌듯한 일도 있고, 우울한 일도 있고, 즐거운 일도 있고, 황당한 일도 있던 파란만장한 한 주여서 더 그랬나 봅니다. 무슨 일들이 그렇게도 많이 일어나는지… 몸도 마음도 싱숭생숭합니다. 우리는 자신이 있는 현실 속에서 어느 정도는 앞에 일어날 일들을 예상하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 것을 벗어나는 일들이 일어날 경우에는 그 사실을 부정하고 잊고 싶어하게 되죠. 너무 복잡하고, 힘든 일들이 일어날 때는 머리 속이 텅 비어버렸으면 하는 생각을 합니다. 누군가와 헤어지거나 예상치도 못한 충격적인 일들을 당할 경우에 더욱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을 인정하려면 그만큼 힘든 과정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이 그러한 사실을 인정하도록 권하여도 그건 본인에게는 들..
죽기 싫으면, 진실을 밝힐 수 밖에, 영화 '폰부스(Phone Booth,2003)' 우린 Email이란 좋은 것이 있는데 그것도 버거워 연락도 못하고 지냅니다. 더 나아가 간편한 휴대폰이란 것도 있는데 말입니다. 전화를 걸면 누굴 바꿔 달라고 안해도 되고, 시간이 늦거나 이르거나 상관없이 바로 본인이 받을 수 있는 휴대폰. 그러나, 전화하는 상대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자신을 다르게 표현하거나, 상황을 다르게 알려줘 악용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죠. 받기 싫은 전화가 오면 바쁘다거나, 아니면, 잘 안들린다고 하거나… 정말 바쁘거나 안들릴 때도 있지만요. 영화 '폰부스(Phone Booth, 2003)'에선 이런 점을 교묘하게 이용해서, 신문사나 방송사 등에 정보를 보내고 조작해, 연예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을 스타로 만드는 미디어 에이전트 스투(콜린 파렐)가 등장합니다. 수많은 거짓들로 이..
달콤한 기억 하나만으로... '튜브(Tube, 2003)' 휴일에 잠시 시외로 나갔었습니다. 섬이라 하기엔 너무도 큰 강화도에 갔었죠.(섬에 무슨 산이 그리도 많은지.. ) 아침 일찍 조각공원에 도착했는데, 아침 공기가 서울과는 정말 다르더군요. 얼마 만에 느껴보는 상쾌함이던지.. 한적한 시골로 MT나 혹은 수련회를 가서 새벽에 일어나 약간 안개가 낀 풍경 속으로 아침 산책을 할 때의 그 느낌. 오랜만에 느껴보는 그 향기와 신선함 속에 아직도 머물러 있는 듯합니다. 이렇게 불현듯 찾아오는 과거의 기억들… 우리는 현실에 얽매여 살다가도 어떤 계기가 되면, 과거의 추억들이 순간 떠오릅니다. 강화도에서 그 아침의 상쾌함에 과거의 기억들이 떠오르듯이… 더 나아가서 그런 짧은 순간이 아니라 누군가와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추억들로 이루어진 기억이라면 떠올리게 하는 존재가 ..
어떤 선택이 어떤 결과를.. 영화 '매트릭스2 리로디드(The Matrix Reloaded,2003)' 어제 나는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더군요. 왜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일까? (예전에 스팸에 '디아워스'를 보면서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 경우와 자신을 위해 사는 경우로 단순하게 구분해서 생각했던 기억이 나는 군요.) 이런 생각을 하게 한 건 얼마 전 보았던 영화 '매트릭스2 리로디드'(5/23 개봉) 때문이였습니다. 시스템(세상)을 만든 창조자는 프로그램(사람이나 기계)을 통하여 시스템을 제대로 굴러가길 원합니다. 즉, 처음에 주어진 역할 만에 충실하길 바라죠. 불량한 프로그램들은 삭제하기도 하고, 문제가 있는 프로그램들은 다시 업그레이드 시키기도 하면서. 그러나 삭제되지 않은 파일 바이러스들이 무단 복제를 해서 문제를 일으킵니다. 이 영화에선 컴퓨터의 프로그램처럼 정말 자신의 역할에만 충실한 사람..
여자가 남자를 떠날 때 영화 '파 프롬 헤븐(Far From Heaven,2003)' 리뷰 아픈 것... 사랑하는 거... 어떤 것도 정체되는 건 없는 걸까? 시간이 갈수록 나이가 들수록 달라지는 걸까....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고 어른이 되면서 어쩌면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일에 익숙해진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기에 울지 못하기도 하고, 또 울고 싶은 것조차 잊고 살아가기도 한다. 그냥 그런 것이 참 슬픈 것 같다. 어떤 아픔이 가장 클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2번이나 봤던 영화 '파 프롬 헤븐(Far from heaven,2002)'. 영화 속에서 삶에 크나큰 변화와 아픔을 맞게 되는 여인 캐시(줄리안 무어 분)는 엄청난 배신?같은 상황에 그 아픔을 견뎌내기 위해 노력하다가 아픔을 넘어 사랑을 만나게 된다. 행복한 가정, 아름다운 집, 잘 나가는 남편을 갖고 있어 남들이 너무도 부러..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어떤 열정이.. '어댑테이션(Adaptation,2003)' 요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언가에 열정을 가지고 수집하거나 찾는 사람들은 그 수집하고 찾는 대상보다 찾는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자신의 모습을 즐기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는... 어렵게 찾게 되는 것일수록 찾는 과정에서 그 것에 열정을 쏟게 되고, 대상을 얻어서 그걸 가지고 뭔가를 한다는 것보다, 자신이 무언가 해내었다는 자신감에 뿌듯해 하는 거죠. 근데, 너무 복잡한 사람들은 한가지에 열정을 쏟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안그런가요? ^^; 얼마 전에 본 영화 ‘어뎁테이션’에서는 열정을 가진 두 부류의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유령난초를 도둑질이라도 해서 갖기 위해 찾아다니는 탐험가 존 라로쉬(크리스 쿠퍼)와 '존 말코비치되기'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하고 또 다른 작품을 위해 고민하는 각본가 찰리 카..
영화'별(Star, 2003)', 별이 보고 싶어서..그랬나봐 언제 밤하늘에 별을 보셨나요? 요즘 서울 하늘에선 별을 보기가 정말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렵습니다. ^^; 서울이 아닌 다른 곳에 계신 분들은 많이 보셨을 수도 있겠네요. 전 별을 원없이 많이 봤습니다. 어떻게 봤냐구요? 여행을 한건 아니고, 영화 '별'속의 별을 봤습니다. ^^: 유오성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별' 에서 그가 파견 근무를 나가는 곳은 밤에는 정말 별천지가 되는 곳입니다. 너무나 조용하고 평화스럽고, 그런 곳에 사는 것이 왜 그렇게 부럽던지…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곳이 장소 때문이 아니라 그곳에서 만나는 연인 때문이 였던 것 같습니다. 말없이 떠나간 남자를 찾아오는 여자(박진희). 그들은 연인 사이도 아니였는데 말입니다. 영화를 보는 중 알퐁스 도데의 '별'이 떠오릅니다. '아무리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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