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 2008)
영화 제목 '다크 나이트'는 그냥 듣기에는 '어두운 밤'의 의미 정도로 얼핏 지나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문의 나이트는 night가 아니라 knight입니다. 어두운 밤이 아니라 '어둠의 기사'정도를 의미하는 거죠.
이미 볼 사람들은 다 본 영화를 평할 때 가장 좋은 것은 영화의 구석구석 많은 이야기를 해도 누가 뭐라 하지 않는 것입니다. 영화의 장면이나 결론을 신비롭게 남겨두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죠.
제가 이 영화를 봐야지 했던 이유는 '배트맨 비긴즈'를 만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만들었다는 것, 그 때 주인공인 크리스찬 베일이 나온다는 점, 그리고 세상에 작별을 고한 배우 히스레저가 나온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배트맨 시리즈는 제 스타일의 영화인 듯했습니다.
고담시를 지키려는 배트맨(크리스찬 베일)은 범죄와 부정부패를 제거하기 위해 짐 고든 형사(게리 올드만 )와 패기 넘치는 검사 하비 덴트(아론 에크하트)와 함께 도시를 범죄 조직으로부터 영원히 구원하고자 합니다.
이들 때문에 위기에 처한 악당들은 의기투합을 위해 자리에 모이게 됩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양복에 폭탄을 설치하고 얼굴에 짙게 화장을 한 괴이한 광대 조커(히스 레저)가 나타나 '배트맨을 죽이자'는 제안을 합니다.
그리고 나서, 조커는 배트맨을 잡기 위해 도시에 제안을 합니다. 배트맨이 가면을 벗고 정체를 밝히지 않으면 시민들을 하나둘씩 죽이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고 협박하면서 말이죠.
이 제안에 의해 점점 시민들이 죽으면서 사람들은 배트맨이 정체를 밝히기를 바라게 됩니다.
조커를 막기 위해 영원히 존재를 감춘 밤의 기사가 될 것인가... 하비 덴트에게 모든 걸 맡기고 이제 가면을 벗고 대중앞에 나갈 것인가...
갈림길에 섰던 배트맨은 법을 통해 도시를 구원하는 하비 덴트야말로 진정한 영웅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배트맨은 자신이 정체를 밝히고, 앞으로의 도시의 문제를 검사인 덴트에게 맡기려고 정체를 밝히려고 합니다.
그때 덴트가 배트맨이라고 밝히며 자리에 나서게 됩니다. 그러면서 배트맨이 자신을 구해주고, 또한 조커도 잡을 것이라는 믿음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돈이 목적도 아니고, 세상을 지배하는 것도 목적이 아닌 미치광이와 같은 광대 '조커'는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한 점이었습니다.
그런 조커의 목적은 다름 아닌 "선하고 선한 이를 악하고 악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조커가 세상에 대한 바라는 것은 다름 아닌 "선한 것들의 변질"이었습니다.
그래서 배트맨 보다 더 정의롭게 세상을 구하고자 했던 검사인 하비 덴트를 악질로 변하게 만들려고 했던 것이었습니다.
영화가 중간에 끝나나보다 할때 쯤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 드는 부분에서 긴박하게 선택하는 순간이 나옵니다.
조커가 죄수들을 태운 선박와 일반인들을 태운 선박에 각각 폭발물을 설치하고, 상대 선박을 폭파시킬 수 있는 전폭장치를 각자의 선박에 넣어둔 것입니다. 상대 선박을 폭파시켜야만 자신의 선박은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죠.
죄수들을 태운 선박에서는 죄수들이 살기 위해서 힘으로라도 버튼을 뺏어서 상대선박을 폭발시키려고 하고, 일반인들을 태운 선박에서는 죄수들이니 우리가 살고 그들을 폭발시켜야 한다고 투표까지도 합니다.
남을 죽여야 자신이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인간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고 싶었던 조커는 서로 죽이는 모습을 보고 싶어 이런 장치를 한 것입니다.
어떤 죄를 짓더라도 혼자 살아 남고 싶은 욕망이 있는 인간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이들에게 큰 피해를 끼치고 살아남는 것에 죄책감을 갖게 되는 인간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자신을 희생해서 다른 이를 구하기도 하고, 배려하게 되는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인간의 살고 싶은 본능을 가지고 '치사하게(!)' 선택하는 모습을 만들려던 조커의 계략이 무산되는 영화의 장면은 굉장히 통쾌한 장면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어떤 순간 자신만을 고려해 선택을 하기도 하지만, 또 어떤 순간에는 그 선택이 누군가에게 미칠 영향을 고민해 자신보다 남을 위한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간은 그런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인간의 생존 본능에 대해 생각하게 했던 영화 '다크 나이트'. 진정 선한 것은 끝까지 선할 수 없는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볼만 한 주제였습니다. 그리고 두개의 얼굴을 가진 이들이 많아지는 세상에서 아직도 순수한 하나의 얼굴로 선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세상에 많이 존재한다는 것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선이라면 어떤 상황이 와도 끝까지 지켜지길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그리고 히스레저...
그의 마지막 작품에서 연기는 그가 떠나기 전에 모든 것을 바쳐서 만든 것과 같은 느낌이 들게 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중간 중간 히스레저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생각나서 짠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와일드 로봇' "때로는 살아남으려면, 프로그래밍된 자신을 뛰어넘어야 해' (2) | 2024.11.07 |
---|---|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리뷰, "어쩔 수 없는 선택? 결국 니가 선택한 거야!" (1) | 2024.10.26 |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천국과 지옥? 지옥만이 기억나는 불편한 영화 (0) | 2024.08.07 |
윙카 OST. for a Moment 가사 번역 첨부. 좋은 일은 모두 꿈에서 시작됐다 (0) | 2024.02.24 |
애니메이션 영화 '위쉬(Wish)' "꿈을 이뤄주는 왕에게 내꿈을 맡기다" 디즈니 100주년 기념작 (1) | 2024.0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