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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포스트 잇'으로 만든 인생 '에비에이터(The Aviator,2005)'

우리의 책상에서 혹은 노트 등에서 사용하는 포스트 잇은 매우 중요한 내용을 표시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단기간에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나 약속 등이 포스트 잇에 쓰여지고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집니다. 그리고는 그 중요한 내용들이 완료되는 순간 포스트 잇은 가차없이 떼어 버려집니다.

 

다시, 버려진 포스트 잇을 대신 해서 또 새로운 중요한 일들이 새로운 포스트 잇에 쓰여져서 눈에 띄는 곳에 자리를 잡게 됩니다. 그리고, 또 완료되는 순간 버려지고

 

이렇게 포스트 잇이 붙여지고 떼어지듯이 우리의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달라집니다. 하나의 중요한 일들을 해결하고 나면 그 일은 그렇게 중요한 일로 기억되지 않고 또 다른 중요한 일들이 밀려와서 그 일들을 처리하는데 급급하게 살아갑니다.

 

 

 

그렇게 중요한 일들을 순간순간 맞이하면서 다른 누구보다도 정신 없이 살았던 흥미로운 삶의 주인공 하워드 휴즈를 영화 에비에이터를 통해서 만났습니다.

 

억만장자이며 영화제작자이자 당대 최고의 수많은 여배우들과 염문을 뿌렸으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비행사였고, 또 가장 거대한 항공사의 최고 경영자였던 하워드 휴즈.

 

18살에 고아가 된 하워드 휴즈는 선친이 경영하던 회사의 경영권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공중전쟁을 다룬 지옥의 천사들을 위해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투자하게 됩니다. 비행기도 직접 만들고, 맘에 안 드는 장면은 돈을 다시 들여서 라도 다시 찍는 열성을 가지고, 2년 동안의 촬영기간과 1년 동안의 후반 작업을 통해서 영화를 발표합니다. 그리고 이듬해에 제작비의 수 십 배에 해당하는 흥행수익을 올리게 됩니다.

 

하워드 휴즈는 자신이 좋아하는 비행기를 만들면서도 영화 제작자로서의 일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배우들을 발굴하고, 스캔들을 일으키는데 천부적인 기질을 갖고 있었습니다. 카페의 웨이트리스에 불과했던 진 할로우를 세계적인 배우로 수영복 모델에 불과했던 마릴린 먼로를 세기의 섹시 배우로 거듭나게 했습니다. 또한, 지성파 여배우 캐서린 햅번과 공인된 커플이었으며 결혼한 에바 가드너와도 정신적인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세균 감염을 두려워해서 특수한 개인 비누를 가지고 다니면서 틈만 나면 손을 씻었습니다. 나중에는 모든 물건을 휴지로 싸서 잡기에 이르게 됩니다.

 

영화 이야기를 좀더 하자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 성숙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하워드 휴즈가 일 할 때의 광기 어린 눈빛에서부터 결벽증에 시달리는 고통을 고인이 살아 돌아온 것처럼 흠잡을 때 없이 해냈습니다.

 

영화 에비에이터는 하워드 휴즈의 인생을 단편적으로 나열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각각의 순간들이 모두 중요해서 포스트 잇을 붙여놓은 듯하게 말입니다. 하워드 휴즈의 삶의 모든 부분이 하나하나 중요하게 생각되어서 영화를 만들면서도 모두다 중요하게 다루고 싶었나 봅니다.

 

영화에서 중심이 되는 포스트 잇을 찾다가 문득

우리도 중요한 포스트 잇을 남겨두는 것이 어려워서 하지도 못할 일들을 포스트 잇들에 적어만두고 버리지도 못한 채 그렇게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업무적으로 해야 하는 일들은 시간을 많이 투자해서 중요도를 선정해 포스트 잇에 적어두고 해결하면서 가는데, 정작 자신의 개인적인 인생에서 중요한 일은 포스트 잇에 조차 올리지도 못하고, 생각조차도 못하고 지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중요한 일들이 수없이 나열되어 있고 앞으로도 나열되어 있을 텐데

과연 어떤 내 인생을 포스트 잇에 적어두고 기억하면서 해결해 가야 하는 것인지

 

이번 주말에는 시간을 갖고 개인의 인생 포스트 잇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포스트 잇에 적어두지 않고도 많은 일들을 해낸 하워드 휴즈를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에비에이터 (2005)

The Aviator 
7.8
감독
마틴 스콜세지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이트 블란쳇, 케이트 베킨세일, 존 C. 라일리, 알렉 볼드윈
정보
로맨스/멜로, 어드벤처, 드라마 | 미국, 독일 | 169 분 | 2005-02-18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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