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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우린 내진 설계가 잘된 커플일까?

결혼을 하고 나서 변신(!)하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아니 결혼하기로 정하고 나서 변하기도 한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그 아내는 결혼전과 아주 많이 다르다.

 



예쁜 외모에 요리도 완벽한 아내의 모습을 지닌 정인(임수정 분). 그러나 그녀가 말을 하기시작하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많은 불평과 독설을 쏟아 낸다. 그리고 그녀는 화장실에서 조차 혼자 있을 수 없게 따라와서 말을 하고 먹을 것을 먹인다. 그걸 매일 듣고, 참고 살아야 하는 남편 두현(이선균 분)은 결혼생활을 끝내고 싶다. 그래서 이혼을 결심하지만, 아내의 독설이 무서워 이혼조차 못한다.

 

그러던 두현은 출장을 간 곳에서 전설의 카사노바 성기(류승룡 분)를 만나게 된다. 두현은 카사노바에게 돈을 주면서까지 자신의 아내 정인을 꼬셔 달라고 부탁한다. 카사노바 은퇴를 선언했던 성기는 이것이 자신의 마지막 미션이라 생각하고 정인을 유혹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불만이 많던 정인이 점점 불평과 불만의 말이 줄어들고 두현에게 쏟아내던 불평의 말조차 줄어들기 시작한다.

 

정인은 두현이 원하던 대로 바람이 나서 이혼을 하게 될까?

 

이 영화의 선택 이유는 다들 재미있다고 말해서였다. 그런데 뭐가 재밌다는 걸까? 처음 일본에서 만나서 일본어로만 말을 했기에 말이 적었던 걸 몰랐다가, 결혼하고 나서 한국말을 하기 시작하니 말 많은 여자가 자신의 아내였다는 사실이 재미있다는 것이었나? 아니면, 자신의 아내를 꼬셔달라고 하는 남편이 재미있었다는 것이었나? 아니면, 카사노바가 꼬시기는 것이 재미있었다는 것이었나? (카사노바 자체는 재미있다.)

 

재미라기 보다는 관계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게 만드는 영화였다. 사랑하고, 많이 좋아하다가도 연애가 길어지거나, 결혼을 하고 익숙해지면 사람이 변하고, 저렇게 모든 것이 헤어지고 싶어지는 이유가 되는 걸까?

 

건축을 할 때 내진 설계를 잘해야 지진이 일어나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드라마 상에서도 지진이 일어나는 일이 있는데, 내진 설계를 잘해 놓은 건물들은 지진이 일어나도 크게 흔들리거나 무너지지 않는다.

 

인간관계에서 상대방이 변했다고 느끼는 건 환경이 변하고 삶이 변할 때 그 사람과의 관계가 변한 것이지 그 사람이 변한 건 아니다. 만약 상대가 변했다고 느낀다면 내진설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상대를 제대로 못봐서 둘의 관계가 변해버려서 변했다고 느끼는 것이다.

 

인간관계, 부부관계에서도 그런 것 같다. 살아가면서 순간 순간 관계를 흔들만한 어떤 일들이 일어난다. 그때 그 관계가 내진설계가 잘된 건물처럼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갖는 관계라면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내진설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없는 관계라면, 큰일이 아니라 작은 일에도 상대방이 변했다며 그 관계를 틀어버리고 끝내버린다.

 

지금 커플, 부부라면, 그런 관계를 갖고 있는지 아니면 누군가의 작은 험담에도 흔들리고 믿지 못하는 관계인지 한번쯤 점검해야 할 것 같다. 내진 설계가 잘되었으면 괜찮지만, 흔들리는 관계라면 내진설계를 다시 해서 서로의 근본적인 모습을 믿고 튼튼한 관계로 만들어가길 바란다.

 

그래서 이 영화는 다들 말했지만 나에게도 재밌는 영화였다. ^^:

 

나의 관계들은 정말 내진 설계가 잘되어 있을까? 한번 되돌아보게 만드는 영화였다



내 아내의 모든 것 (2012)

8.2
감독
민규동
출연
임수정, 이선균, 류승룡, 이광수, 이도아
정보
| 한국 | 121 분 | 201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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