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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영화 '공모자들(2012)' 조금만 비겁해지면 된다고??

연일 계속되는 범죄들을 보면서, 영화 '공모자들(2012년 8월 29일 개봉)'의 대사가 떠올랐다. 


"조금만 비겁해지면 참 살기 좋은 세상이야 "


이 말은 그냥 보기엔 대스러운 대사 같지 않지만, 영화 '공모자들'을 보고 나면 이게 얼마나 많은 사건들을 유발시키는지 소름끼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장기밀매업을 하다가 친한 선배를 잃었던 영규(임창정 역)는 다시는 그 일을 하지 않고 중국에서 온 물건들을 밀매를 하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장기밀매업에 다시 가담하게 되고 장기 출장 외과의사 경재(오달수 역)와 운반을 담당하는 준식, 망을 보는 대웅 등 함께 중국 웨이하이행 여객선에 오른다. 세관원 매수에서부터 불법으로 만들어(?)낸 장기 운반까지 극비리에 진행되는 이 작업은 한치의 실수도 생기면 안되는 긴박한 장소와 짧은 시간내에 이뤄져야 하는 것들이다. 


한편, 상호(최다니엘 분)와 채희(정지윤 분)는 둘만의 첫 중국 여객선 여행으로 행복하다. 하지만 배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 나간 그날 밤 여객선 안에서 아내가 장기밀매의 타겟으로 사라진다. 이 사실을 모르는 남편 상호는 아내를 찾으러 배안을 돌아다닌다. 상호는 중국에 도착하여 아내의 실종을 신고하려 하지만, 여행 중 아내와 함께 찍은 사진도, 아내의 물건도 모두 사라졌고, 탑승객 명단에조차 아내의 이름이 없는 것을 알게 된다. 


장기밀매의 대상이 된 재희는 장기를 뺏기는(?!) 상황에 놓인다. 왜 그녀는 장기밀매의 타겟이 되었을까?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이제 막 개봉한 영화라 스포일러를 할 수 없지만, 보다가 보면 중반 이후 왠지 그럴 것 같은 그런 사람의 반전 아닌 반전이 나타나며 영화를 끝을 맺는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장기를 매매하기 위해서 인체를 짜르고 찌르는 장면들이 나온다. 그리고 그것과 관련되어 일어나는 싸움들에서도 많은 살인과 피들이 스크린을 적신다. 개인적으로 아주 싫어하는 영화스타일이다. 


그런데, 그런 징그러움과 포악함의 몸서리쳐질 때 더 충격적으로 소름끼치며 무섭게 다가오는 말이 바로 이 말이다. 


"조금만 비겁해지면 참 살기 좋은 세상이야"


'조금의 비겁함'이라고 표현했지만, 그 '조금'의 기준은 어떤 이에게는 '굉장한 비겁함'일 수도 있는 것이다. 


조금 비겁하게 장기 매매를 돕고, 

조금 비겁하게 다른 사람의 부모를 살인으로 몰고, 

조금 비겁하게 같이 일하던 선배를 배신하고, 

조금 비겁하게 고객의 장기를 판매하고,

조금 비겁하게 사랑하는 척하며, 죽음으로 사람을 몰고 간다...


우리가 그렇게 쉽게 조금 비겁하게 결정한 일들이 어느 순간 보면 엄청나게 충격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조금씩 조금씩 사악한 것들에 매료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것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자신이 철저하게 숭고하게 살아간다고 해도 주변의 사상과 환경이 사악하여 그 숭고함을 버티게 하지 못하고, 조금씩 조금씩 그 숭고함을 더렵히면, 어느 순간 그 숭고함은 사라지고 사악한 존재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하고 있을 수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말이다. 


이것이 잘못이지만, 이번 한번만 조금 넘어가야지...라고 생각하며 지은 잘못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잘못의 수렁에 빠지게 만드는 시작이 될수 있다.  


지금 내가 별거 아니라며 '조금 비겁하게' 생각하며 저지르는 잘못은 무엇이 있을까?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사건, 사고들이 이렇게 시작된 것은 아닐까?

다시금 뒤돌아보게 만드는 영화였다. 


치열한 싸움에서 피가 범벅이 되고 살인이 일어나는 현장에서 눈은 그것을 따르지 못해 감고 있었지만, 

처절하게 들리는 소리를 통해 마음 속에서는 너무나 힘들게 그 모든 걸 다 겪은 것 같게 만든 엄청난 영화였다. 


특히, 지금까지 코믹한 스타일로 스크린에 비춰졌던 임창정의 연기가 전환되는 영화였다. 연기력 뛰어난 배우라는 걸 새삼 느낌게 만든 영화였다. 드라마 촬영을 하다 첫 스크린 신고식을 치룬 감독 김홍선도 상영시간 111분 동안 관객이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는 박진감 넘치는 구성으로 제대로 된 스크린 신고식을 치룬것 같다. 나야 피나오는 부분부터는 제대로 못봤지만... ^^:

잔인한 영화를 즐기는 분들만 편히 볼 수 있는 영화다. 참고로 난 스크린 자체는 1시간정도도 제대로 못봤다. -.-;;;


ps. 

'CGV골드클래스'라는 곳에서 영화를 보게 된 것이 2번 째인데, 

첫번째는 '스캘리톤 키'였고, 이번에는 '공모자들'이었다. 

왜 이런 무서운 영화들만 보게 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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