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라는 말을 하면서 함께 어울렸던 정말 오래된 지인들이 있다.
예전에는 근처 근처에 살다보니 거의 매일 보다시피 하고 살았었다, 성인이 되고 각자의 삶을 찾아 떠나다 보니 얼굴보기가 정말 힘들어 지었다. 어쩔수 없다~ 라고 생각은 하지만 뭔가 아쉬움을 감출수는 없었는데, 최근에 지인중 한명이 모두 소집하는 바람에 한 곳에서 모여 식사 한끼를 할 수 있었다.
우리들 모두, 끼리끼리 논다고 다들 육류면 대환장 하기 때문에 근처에 먹을 만한 곳이 있나 찾아봤었는데- 오, 바로 눈에 들어오는 곳이 있었다.
#제주도중문맛집 방문해본 적이 없으니, 다녀온 사람의 평을 믿을 수 밖에 없었다. 지인과 함께 찾아봤을 때 대부분 만족하는 경우가 많아서 일단 이곳에서 식사를 해보기로 했다..
예전과 변함없이 다들 도전하는 건 또 엄청 좋아했다.
이 사진은 아직도 기억한다. 그냥, 오랜만에 괜찮은 음식점 소개해드려야겠다 싶어서 사진을 찍었는데 하늘이 너무 예쁘었다. 메인은 오르막가든 이라는 음식점이었지만 먼저 시선을 확 잡아 뺏긴건 드넓고 푸른 하늘이 아닐까 싶었다. 아무튼 찾아 가려고 찾아 간건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이 곳 앞에 주차를 할 준비를 하고 있었죠. 지인들과 만나면 항상 즉흥적이게 뭔가를 결정하고 밀어붙이게 되는 것 같다. 근데 아이러니한게, 이렇게 즉흥적으로 결정하고 밀어 붙이는데도 뭔가 결과는 다 좋었다. 이곳도 그냥 단순히 고기가 먹고 싶었고. 지나가는 길목에 있어서 지인들이 "저기 들어가보자!" 해서 들어가게 된 거였는데..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함께 먹었던 지인들은 또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우리는 정말 이곳을 다시 찾기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먼길 달려갈 수 있겠다! 싶었다. 저도 나름 입맛 까다로운 편이라 그리 자주 이런 마음 먹는게 아니다.
모든 음식점의 기본은 주차장이라고 생각 하는 사람 중 하나가 저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사실 주차장이 없는 곳은 아무리 맛있는 곳이라도 그냥 피해버리기 때문에 유명한 음식점일수록 주차공간은 필수 조건 중 하나라고 생각 하다. 이곳은 정말 기분 좋게 엄청 넓은 주차장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냥 얼핏 보기만 해도 10대 이상은 주차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인다. 아까 음식점 바로 앞에도 주차할 수 있게 되어 있던데, 음식점 옆쪽으로도 이런 주차장이 준비되어 있었다. 이정도라면 단체손님 맞기에도 무리 없을 것 같다.
식당에 들어섰을 때, 사장님이나 직원분들, 내부모습 보다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이 저장고 였다. 솔직히, 단순히 육류 냉장고 정도로만 생각 했었는데, 숙성고라고 설명 해주시었다. 그냥 단순히 "아..기름기 줄줄 흐르는 고기 먹고 싶다" 라는 생각에 이끌려 들어온 곳인데, 알고보니 꽤나 수준 높은 숙성된 흑돼지를 판매하는 곳이었다. 확실히 숙성고 안에 빼곡히 자리잡은 각 부위, 부위들을 보니 기존에 먹었던 육류들과는 정말 다른 느낌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제주도 중문 맛집이라고 소개해드리고 싶었던 이유 중에 이 부분도 상당히 큰 퍼센테이지를 차지한다고 보고 있다. 우리처럼 육류 좋아해서 이곳 저곳 다니는 직장 동료가 저번에 한번 스치듯 말해줬던 적이 있는데, 숙성된 고기는 그 감칠맛이 기존의 육류들과는 차원이 다르고, 숙성 방법이 까다롭기 때문에 맛은 있지만 그만큼 판매하는 곳이 흔하지 않아 찾기는 힘들다. 라고 했었다. 확실히 이 섬에서 숙성된 육류를 파는 곳은 몇곳이나 될까 의문도 살짝 들었다. 뭐, 아무튼 때깔 좋고 색감 좋은 육류들이 잘 숙성되고 있으니, 우리들은 이곳에서 숙성된 고기를 제대로 즐겨보기로 했다.. 이렇게 들어오게 된 것도 인연 아닌 인연일테니까. 뭐든 긍정적인 마인드가 최고다.
흠.. 몰랐었는데 숙성도 그냥 단순히 숙성시키는게 아니었다. 각각의 방법에 따라, 서로 다른 조건 속에서 진행하게 되는 거었다. 때문에 메뉴도 2가지로 나눠졌다. 하나는 건식 숙성 방식인 드라이에이징(Dry aging)으로 숙성된 고기들이고, 또다른 메뉴 하나는 진공 숙성 방식으로 진행된 웻에이징(Wet aging) 고기들이라고 표현하면 정확한 것 같다. 아무튼, 뭐 굳이 전문가 처럼 알 필요는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지인들은 흘긋 보고 말았지만, 우리는 꿋꿋하게 한번 읽어봤다. 저라도 읽어야 주문하기 편하겠다 싶은 생각이 가장 컸었다. 우선 드라이에이징은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둔 뒤, 통풍이 되게 하면서 숙성시키는 방식인다. 지속적으로 반복할 경우, 고기의 풍미가 더해지는 건 물론, 육질 자체가 굉장히 부드러워지고 소화가 잘되는 건 물론 감칠맛이 난다고 했다.! 보통 숙성과정에서 수분이 드라이 되기 때문에 중량이 줄어든다는 부분이 있다. 이와는 살짝 다르게 일정온도에서 진공포장한 상태인 생고기를 숙성시키는 방법이 웻에이징 방법 인다. 진공포장하면 음식이 산화되거나 수분이 증발 되는 걸 막아주고, 산소를 제거하기 때문에 섬유질이 서서히 분해되어 부드러운 육질이 만들어지게 하는 거라고 했다.. 솔직히 그냥 그러려니 하고 읽었는데, 둘다 맛있어 보였다. 일단 육류니까.
궁금한거 다 읽어보고 음식점 내부를 가볍게 훑어봤다. 바로 직전에 손님이 일어나셨는지, 직원분께서 테이블을 정리하고 계셨다. 우리가 점심 먹는 시간 보다 조금 이르게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가셨을 정도면 얼마나 일찍여는 걸까.. 싶어서 조심스레 여쭤보니, 오전 10시부터 오픈한다고 한다. 그정도면 뭐 늦은 아침 식사도 가능한 시간대라, 고기집 치고는 일찍 오픈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홀에는 이런식으로 테이블이 세팅되어 있었다.
안쪽으로 들어가보면 이런식으로 좌식테이블이 정렬 되어 있는 룸이 있다. 단체모임 가지기에도 적당 해 보이고, 아이들과 함께 오는 가정 같은 경우에는 위험해 보이는 홀 테이블 보다는 안정감 있는 룸이 낫겠다 싶었다. 우리도 짐이 많았더라면 룸으로 들어갔을 것 같은데 저같은 경우 카메라와 지갑만 들고 내렸고, 각자 폰하나 들고 내린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모든 짐은 차에 두고 내렸다. 그래서 신발 벗기도 귀찮겠다 편하게 테이블에 앉아서 식사하기로 했다..
이 곳은 키즈룸이다. 아이들을 위한 환상적인 공간이다. 제 지인들 중에는 이미 결혼한 사람들도 은근 많아서 함께 식사할 때가 되면 어떻게든 키즈룸이 있는 곳을 찾았어야 했다. 막상 아이와 함께 식사하러 오는 그 지인을 위해 키즈룸 있는 식당을 찾아보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서는 키즈룸 같은 곳이 또 없는데 말이다. 키즈룸이 있는 경우 아이들이 노는 동안 어른들은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고, 어른들 식사가 끝난 뒤 아이들 밥을 먹이거나, 아이들 밥을 미리 먹이고 키즈룸에서 노는 동안 식사할 수 있는, 이런 매력적인 장점이 있는데- 만약 키즈룸이 없다면 그곳에서는 식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 하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애들 달래랴, 밥 먹으랴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는 상황이 되버리다. 아무튼, 이번 우리 일행에는 영유아가 없었지만 육아맘들에게는 정말 좋은 고기집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오르막가든 메뉴판은 굉장히 알아보기 쉽게 깔끔하고 정리된 느낌이었다. 한마리, 반마리 통으로 주문할 수 있다, 이렇게 주문할 경우는 생갈비, 오겹살 목살, 항정살, 전지 이렇게 제공된다고 하셨다. 하지만 우리가 주문한건 흑돼지 오겹살. 단품메뉴로 준비되어 있는데, 단품메뉴로 있는 메뉴들은 모두 웻에이징 방식으로 숙성된 음식들인다. 그리고 함께 먹을 생소면과 김치찌개를 같이 주문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메뉴가 있어서 나름 고민 많이 했었는데, 일단 주문한 메뉴를 먹어보고 부족하다 싶으면 그때 추가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주문하고 나서 밑반찬이 하나둘씩 서브되었는데, 솔직히 양념게장이 나왔을 때는 밑반찬 수준에 진지하게 감탄했다.. 이 메뉴는 일부러 전문점에 돈내고도 사먹으러 가는데, 밑반찬으로 제공 된다. 따로 주문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확실히 섬이라 그런가 반찬 퀄리티가 해물스럽다. 우리들이야 그저 좋을 뿐이니 기분 좋게 맛봤다. 육류도 좋아하지만 그 못지 않게 해물을 좋아하는 우리가 통통한 게살 한조각 들고 꽉 씹어봤었다. 안쪽으로 밀려나오는 살들이 감탄을 절로 불러냈다. 메인메뉴도 아니고, 서브메뉴 주제에 양념은 또 왜이렇게 맛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었다. 제대로 멍~한 시간이었다.
제주도 중문 맛집에서는 밑반찬으로 김치전도 서브해주셨다. 방금 막 구워주셨는지 여전히 온기가 있었다. 솔직히 김치전 뿐만 아니라 모든 전은 따뜻할 때 먹어야 훨씬 맛있기 때문에 이것부터 먹어치우기로 의견을 모았다. 물론 먹고싶은 대로 먹을 수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가장 맛있을 때 먹는게 좋으니까 그 맛을 같이 즐기기로 한거다. 김치전은 보통 제대로 익은 김치로 만들어주시었다. 우리는 그런 경우 살짝 신맛이 강해서 조금 꺼려지는데, 이곳에서는 살짝 덜 익은 김치로 만들어 주시나 본다. 먹다 보니, 아삭한 식감의 김치가 씹혔다 그게 그렇게 맛있었다. 그래서 김치전에 후한 점수를 줬다. 지인중에서는 완전 익은 김치로 마든 전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다, 처음에 한 입 먹고 거의 안 먹길래 기분 좋게 우리가 다 먹어치웠다. 김치전의 그 아삭함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고기 먹을 때 빠져서는 안될 명이나물인다. 역시나 밑반찬으로 제공되다. 명이나물 특유의 향이 있다. 이 향이 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잡아준다고 하다. 우리가 먹었던 육류를 퀄리티가 좋아서 그런가 누린내는 나지 않았었는데, 저급 육류들일수록 명이나물과 함께 먹으면 더 맛있게 맛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파 겉절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파겉절이 역시 육류 먹을 때 빠져서는 안될 서브메뉴다.
양배추 샐러드인다. 방금 막 무쳐서 내주신게 틀림 없었다. 안그러면 그렇게 바삭할 수 없었다. 뭔가 아삭한 식감 때문에 평소에 야채를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맛있게 먹었던 것 같다. 뭔가 이거 먹고 나니까 식욕이 돋궈지는 느낌도 들다. 산뜻한 채소를 먹었으니 기름기 있는 무언가를 먹고 싶은 욕구. 그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에피타이저였다. 이래서 스테이크 집 가도 항상 제일 머저 스프와 샐러드가 나오나본다. 입맛과 위를 자극 시켜 스테이크를 더 맛있게 느껴지게 하기 위해서 말이다. 아무튼 양배추 샐러드 먹고 나니, 얼른 단백질 덩어리를 섭취하고 싶은 느낌이 들었다.
양파 간장절임과 파무침 인다.둘 다 밑반찬으로 나오는데, 곁들여 먹기 좋은 반찬들이었다. 간도 적당했다.
김이 모락모락 나오고 있는 계란찜도 갖다주셨다. 따로 주문한 메뉴가 아니어서 잘못 나온게 아닌가.. 싶었는데, 직원분께서 이 메뉴는 서비스로 제공 되는 거라고 했다.. 우리가 또 서비스면 대환장 하는 사람들이라 "감사한다"로 정중하게 인사 해드리고 정신없이 먹었다. 숟가락으로 푹 떠봤는데, 굉장히 부드럽고 야들했었다. 참 아이러니한게 우리가 집에서 밥 반찬 해결하기 위해 가끔 이렇게 만들 때가 있다, 그때는 뭔가 뻑뻑한 느낌이고 이렇게 부풀어 오르지도 않다. 뭔가 공감하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지 않을까 생각 해보는데, 계란찜이 가운데가 옴폭 파이듯 만들어 지었다. 수분감도 거의 날아가다. 여전히 제대로 못만들고 있는 상황이라 어떻게 이렇게 완벽하게 쪄내는지 궁금한다. 하긴, 식당 아주머니의 실력을 따라가려고 하는건 언감생신이다.
그래도 이 부드러움은 잊지 못한다. 간도 적당하게 잘 맞추셔서 너무 싱겁지도 않고, 짜지도 않은게 입맛에 잘 맞었다. 아, 그렇다고 밥과 함께 먹는 그런 밥반찬 느낌은 아닌게, 그냥 계란찜만 떠 먹었을 때 어느정도 삼삼하게 맛있다 느끼는 부분이라 반찬으로 드시려면 다른 밑반찬들도 함께 먹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근데 전 원래도 너무 자극적이거나 짠 음식은 싫어하는 편이라 이정도가 딱 적당하다 싶었다. 건강에도 좋고 말이다. 지인은 뜨거운 걸 잘 못먹는 편이라 계속 식힌다고 후후~ 부느라 바빴는데, 나머지 인원들은 약올리듯 엄청 스무스하고 쉽게 호록 먹었다. 역시 맛있는건 먼저 먹는게 임자가 아닐까 싶었다.
제주도 중문 맛집에서 맛볼 수 있는 웻에이징 흑돼지 오겹살인다. 솔직히 딱 받자마자 지인들과 함께 "와~ 비쥬얼 진짜 좋네" 라고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숙성시켜서 더 그렇게 느껴졌을지는 모르겠다만 고기 색깔이 너무 예쁘었다. 일부러 이런 색깔을 내려고 해도 힘들지 않을까 싶었다. 숙성시키면 다들 이런 컬러감을 내는건가. 싶기도 했었다. 아무튼 구워서 냄새 맡는 것도 아니고, 직접 맛보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냥 두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벌써 그 맛이 느껴지는 듯한 그런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거기다가 그냥 통으로 된게 아니라 일정한 간격을 두고, 정성스럽게 칼집이 내어져 있었다. 보통 칼집이 나있는 고기는 구울 때 더 부드럽게 구워진다고 들었다. 거기다가 부드럽게 구워지는 것과 함께 육즙이 고여서 풍미가 더 깊어진다고 했다.. 즉 더 맛있게 굽고, 먹기 위해서는 이런식으로 칼집을 내주는게 정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튼, 따로 낼 필요 없이 이렇게 완벽하게 칼집까지 세팅되어 있다 보니 흐뭇 할 수 밖에 없었다. 이건 맛있을 수 밖에 없는 고기였다.
정말 좋아하는 버섯인다. 고기와 함께 구워먹을 수 있도록 새송이버섯 슬라이스 된 것과 양파 단면을 주시었다. 고기와 함께 구워먹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 없는 메뉴들이다. 잘 구운 버섯은 고기맛을 내는데, 이것 때문에 저 한창 다이어트 할 때는 버섯으로 끼니를 떼우기도 했었다. 생각보다 정말 괜찮았었는데~ 덕분에 지인들에게 다이어트 방법 추천해줄 때, 식이요법으로 항상 버섯을 권하고는 한다.
쌈은 빠질수 없다. 그냥 먹으면 질릴때도 있기 마련. 함께 싸먹어 주면 훨씬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걸 항상 깨닫고는 하다. 덕분에 이번에도 엄청 맛있게 먹었다. 최대한 다양한 방법으로 먹으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기 마련인데.. 그러려면 밑반찬이 다양해야 하다. 보통 이렇게 까지 다양하게 주는 곳은 없기 때문에 이곳이 더 만족스러웠다.쌈채소 뿐만 아니라 찍어먹을 수 있는 소스까지 다양하게 세팅해 주셨었다.
고기를 굽기도 전에, 주문했던 김치찌개가 나왔다. 보글보글 끓는 걸 보니 바로 한숟가락 떠먹어봐야 겠다 라는 생각이 번뜩 스치었다. 어차피 숯불 들어올 때 까지 기다려야 하니, 먼저 맛보기로 했다..
가볍게 안쪽을 휙휙 저어보니, 생각보다 고기가 엄청 푸짐했다.. 다른 건더기들도 엄청 많은 편이었다. 그냥 국물만 있는 김치국과는 차원이 달랐다. 재료를 아끼지 않고, 푸짐하게 끓여둔 진짜 김치찌개 였다. 국물 한숟가락 부터 호로록 떠먹어 봤었는데, 살짝 새콤하면서 입안을 확 정리 해주는게, 끝맛이 굉장히 깔끔하다 싶었다. 고기 먹다가 중간 중간 먹어주면 정말 좋을 것 같았다. 물론 그 예상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불판 위에 한덩어리씩 턱턱 얹었다. 잊지 않고 함께 구워먹으라고 제공해 주신 버섯도 함께 올려 줬다. 나름 열심히 구워보려고 각오를 다지고 있는데, 직원분께서 오셔서 고기 굽는걸 도와주셨다. 음.. 사실 도와주셨다기 보다는 직접 구워주셨다는게 가장 올바른 표현일 것 같다. 처음에는 뭔가, 우리가 틀리게 구워서 그런건가! 우리가 뭔가 답답해서 그런가! 싶어서 살짝 고민하면서, 우리들이 굽겠다고~ 괜찮다고 말씀 드렸었는데, 직원분께서 손님이 많지 않고, 바쁘지 않는 경우에는 직접 고기를 구워주신다고 했다.. 그편도 손님들이 더 편해 하셨다고도 하셨다. 뭐 사실상 우리들도 미숙하게 구울 바에야 전문가가 구워주는게 육즙도 더 잘 살릴 수 있겠다 싶어서 다소곳하게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확실히 전문가는 뭔가 다르긴 다르구나 라는 걸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이 바로 고기 뒤집는 타이밍이었다. 보통 우리가 고기 구울 때는 언제쯤 뒤집는게 좋을까 고민하다가 휙 뒤집고, 아직 뭔가 묘하게 덜익은 모습을 보고 다시 원상복귀 한다고 또 뒤집고 그랬다. 그렇게 하다 보면 머금고 있던 육즙을 다 흘려 버리기 때문에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다, 직원이라 그러신지 타이밍 하나는 정말 기가막히게 잘 잡으시었다. 그냥 가만히 있으시다가 휙 뒤집으셨는데, 보시는 대로 노릇하게 제대로 잘 구워져 있는 걸 확인 할 수 있었다. 진지하게 놀랍었다. 이 타이밍은 어떻게 배우면 되는 걸까 지인들과 진지하게 고민했었는데, 뭐 별다른 결론이 나오지는 않았었다. 우리야 항상 그렇다 뭐. 그래도 역시 이렇게 다 같이 모이는게 재밌는 것 같다.
여기서 제공되는 음식들이 더 맛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숙성되어 있어서 풍미가 깊어진 상태에서 칼집까지 나 있으니 칼집 난 곳 사이사이로 육즙이 고일 수 밖에 없겠었다. 진짜 맛있게 잘 굽는 사람은 이 사이사이 고인 육즙들이 빠져나가지 않게 굽는다고 하던데, 우리들에게는 상상도 못할 일이긴 하다. 육류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아직 수련이 덜 된 것 같다. 일단 엄청 좋아한다는 부분에서 만족하기로 했다.
제주도 중문 맛집 에서 맛본 고기들인다. 익기 시작하면 먹기 좋은 사이즈로 적당하게 잘라 준 뒤, 다시 노릇하게 잘 구워준다. 불의 화력이 생각보다 강해서 굽는데 오래걸리지는 않었다. 기분 좋게 구워주고 난 뒤,
다 익었다 싶었을 때 급하게 한점 주워들었다.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진데다가 육즙까지 좔좔 흐르고 있으니 정말 맛있어 보였다. 일단 고기 본연의 맛을 느껴보기 위해 아무것도 찍지 않고 그냥 먹어봤다. 확실히 깊은맛이라는게 뭘 나타내는지 정확히 알겠었다. 풍미가 정말 제대로 느껴졌다.
그 뒤로 다양하게 제공해주신 소스들과 맛봤다. 소금과도 먹어보고 섬의 특산물이라고도 불리는 멜젓에도 찍어먹어봤다. 멜젓 같은 경우는 고기 구울 때 함께 끓여줬었는데, 끓여주는게 훨씬 맛있다. 고기에 찍으니 살짝 짭쪼롬한 맛도 느껴지고, 생각보다 괜찮았다. 제기준 소금보다 더 낫다고 판단했었다.
굉장히 맛있게 먹는 방법인다. 생고추냉이를 주시기 때문에 다른 소스 찍지 않고 그냥 고추냉이만 얹어 먹는 거다. 고추냉이가 이렇게 맛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진지하게 놀랐다. 뭔가 이제 집에서 고기 먹을 때도 고추냉이 찾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제주도 중문 맛집에서만 제공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고기와 곁들여 먹는 무침과 같이 먹는 것도 꽤나 괜찮았다. 이 곁들임 무침에는 파무침, 콩나물, 무생채 등이 들어있었다. 익은 상태여서 함께 씹어먹으니까 식감이 좋었다. 쌈 싸먹는 것도 괜찮았다.
강된장도 주셨는데, 역시나 고기와 먹으니까 기가막히게 잘 어울리었다. 사장님 쎈스가 정말 멋지신 것 같다. 어떻게 먹어야 고기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연구하신 느낌이었다. 우리야 덕분에 맛있게 식사 한끼 할 수 있었다.
생소면 인다다. 메뉴가 생소해서 주문해 본건데, 먹어보길 잘했다. 싶었다. 전복과 새우, 바지락 등 해물이 가득 들어있기 때문에 국물이 굉장히 깔끔하고 괜찮았었다.
면 먹는 재미도 있었지만 해산물 골라먹는 재미도 쏠쏠 했다.. 보통 섬에서는 딱새우를 사용하던데, 이곳에서는 일반 새우를 사용해서 까먹기 편했다..
면요리 먹을 때 김치가 빠질 수는 없다. 밑반찬에서 빠질리도 없다. 김치까지 곁들여서 맛있게 호로록 했다..
추가로 주문한 비빔냉면 인다. 일단 양은 적당 한 것 같아 보였다. 과하게 많아 보이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부족해 보이지도 않았다. 만약에 우리가 앞서 식사를 하지 않았던 상황이라면 조금 부족함을 느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우리야 뭐 이미 고기 구워먹고 다양한 밑반찬들을 주워먹은 상태라 배는 어느정도 찼다고 생각해도 무방했다. 지인 하나가 먹고싶다고, 끌린다고 해서 주문한건데 생각보다 모양새가 괜찮게 나왔다. 비빔 양념도 듬뿍 넣어 주셨고, 고명으로 오이와 배, 그리고 삶은 계란 반쪽 까지 얹혀져서 나왔다. 생각하던 그 느낌이어서 지인들과 얼른 먹어보기로 했다.. 면을 자르냐, 안자르냐에서 약간의 의견 충돌이 있었다. 우리는 튀는게 싫어서 항상 잘라 먹었었는데, 지인들은 면이란건 끊기면 안된다고, 절대 자르면 안된다고 했다.. 살짝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뭐, 저만 잘라야 된다고 하는 상황이라 그냥 안자르고 슥슥 비볐다.
역시, 비빔면 만큼 고기와 잘 어울리는 서브메뉴는 없다고 생각 했다.. 빨갛게 잘 비벼진 비빔면 살짝 거들고, 그 위에 고기 한점 얹어서 입으로 밀어넣었는데, 그 순간 느껴졌다. '아.. 이건 완벽한 내스타일이다' 라는 사실. 물론 사람마다 다 다를수도 있지만 저와 제 지인들도 모두, 정말 잘 어울린다고 비빔냉면 안시켰으면 큰일 날뻔 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거기다가 식사의 끝물이라 그런가 뭔가 깔끔하게 정리해준다는 느낌도 있었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뭔가 굉장히 잘 어울리는 조합이었다고 생각 했다.. 원래 도전하기 좋아하는 저와 지인들이지만, 이번만큼 도전하기를 잘했다.고 생각 했던 집은 최근 기억을 뒤져봐도 없었다. 지인들이 제주도 중문 맛집 답다고 끄덕 거리던데.. 저도 덩달아 끄덕거렸다. 의도적으로 찾으려고 해도 못찾았을 것 같은 곳인데. 뭐 횡재한것 같다~
오르막가든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포중앙로 12
업체명 : 오르막가든
주소 : 제주 서귀포시 대포중앙로 12
영업시간 : 아침 10시부터 밤10시까지 매월 첫째 둘째 넷째 수요일 휴무
전화번호 : 064-738-7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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