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vies

마블 영화 '이터널스(Eternals, 2021)' 믿고 있던 신념을 버리고 자유 의지가 필요한 순간이 온다

믿고 있던 신념이 흔들릴 때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영화 '이터널스 (Eternals, 2021)'를 보면서 그런 생각에 빠졌다. 


마블 스튜디오의 '이터널스'는 
수 천 년에 걸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 간단하게? 설명만 있는 영화다. 

그래서 영화에 대한 자잘한 이야기를 접고, 큰 그림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한다. (개봉하고 나서 혹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영화를 볼 거라면 보고 나서 리뷰를 참고길..누군가 옆에서 그냥 리뷰 보겠다고 한다.)


지구에 와서 몇 천 년 동안 살고 있는 이터널스 멤버들은 테나(안젤리나 졸리), 길가메시(마동석), 이카리스(리차드 매든), 킨고(쿠마일 난지아니), 에이잭(셀마 헤이엑), 세르시(젬마 찬), 파스토스(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스프라이트(리아 맥휴), 드루이그(배리 케오간), 마카리(로런 리들로프) 등이 있다. 역사학자로 사는 세르시, 영화배우로 사는 킨고, 인적이 드문곳에서 사는 테나, 길가메시, 동성애로 아이를 키우면서 살고 있는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등 그 외의 다양한 방식으로 살고 있다. 

각각의 능력을 설명하기에 좀 애매한데, 일단 초반의 리더는 에이잭이다. 그런데 에이잭이 살해 당하고 세르시가 리더로 에이잭에 의해 선택된다. 에이잭은 치유의 힘을 가졌고, 세르시는 바위를 물로 바꾸든, 괴물을 나무로 바꾸든 하는 능력을 지녔다. 


멤버들의 능력이 다 다양한데, 이 영화의 문제는 능력을 설명하기도 서로 간의 관계를 소개하기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영화 진행 시간도 처음에 과거로 시작해 현재로 왔다가 다시 과거의 일정 시간들로 오가면서 보여줘서 집중력과 이해를 흐리게 하는 최악의 단점을 지녔다. 처음 보면서 이해하기 어려운 세계관에 너무 시차를 두고 오가는 시공을 제공해서 너무 복잡하게 느껴지게 한다. 시간을 오간 이유라고 한다면 에이잭이 이카리스에서 살해된 걸 나중에 알려주기 위해 그랬을 수도 있으나 그건 큰 이슈는 아니였고...

여기부터 완전 스포일러다.
이들이 지구를 지키고 데비안츠를 제거하기 위해 지구에 온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거대한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해 지구 인구가 많아져야 했기에 그들도 모르는 미션 속에서 지구인들이 늘어나게 하면서 머물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터널스는 곧 파괴될 지구를 인정하고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도우려는 그룹과 지구의 삶의 가치를 인정하고 지구의 파멸을 막기 위한 그룹으로 나뉘게 된다. 


이때 가장 힘이 세다고 여겨지는(눈에서 레이져가 나오고 날라 다닐 수 있다) 이카리스가 지구의 파멸을 선택해 다른 멤버들과 싸움을 시작한다.

이들이 나뉘는 이유는 명확하다. 자신들의 존재가 의미가 없고, 단지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 도구로 사용되도록 두는 이카리스가 선택한 그룹은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는 편이다. 그리고 반대편은 지구의 생명 하나하나의 소중함을 깨닫고 자신들이 보내진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선택으로 소중한 지구를 지키는 것이 더 값지다고 여기는 편이다. 


이터널스에게 닥친 현실처럼 믿고 있던 자신들의 신에게 자신들의 가치가 없음을 깨닫게 된다면 그 실망감은 어떨까? 자포자기 하고 하라는 대로 하기만 하면 될까?

세르시와 같이 자신들을 창조한 이에게 반대하며 자신들의 의지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맞을까?

영화 '이터널스'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신념을 가지고 믿던 일이 전혀 다른 신념으로 진행될 수 있겠구나... 혹시 지금 그렇게 생각했던 일들이 의도치 않게 진행되는 일이 있을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누군가의 목적을 위해 조종 되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그래서 조종 되는 순간 의지가 없다면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을 테지만, 조종 되더라도 깨어서 현실을 제대로 본다면, 그래서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판단할 수 있다면 중요한 순간 선택을 할 수 있게 되고, 자신만의 의지로 조종을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신이 인간에게 준 자유 의지가 바로 그게 아닐까?

세상을 바꾸는 건 바로 인간의 그 자유 의지, 결국 자신의 의지다. 그런 심플한 생각이 남는 영화 '이터널스'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