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 드라마 중 하나인 '태양의 후예' 이후 최고의 드라마를 뽑으라고 한다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뽑을 거 같다. 드라마가 따뜻하고, 정교하고, 그리고 연기하는 모든 이들이 다 사랑스럽다. 권모술수 권민우까지도. 태양의 후예 때 만큼 부지런하지 못해 모든 회차 리뷰를 남기지 못하지만, 기억하고 싶은 장면이 있어서 글을 쓴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장면장면이 다 감동적이다. 그래서 더 쉽게 시작을 못했다. 그런데 이 명장면 명대사는 남겨야 해서 노트북을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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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연,
너는..
봄날의 햇살 같아
바로 우영우(박은빈)와 최수연(하윤경)이 구내식당에서 "우당탕탕 우영우"를 시작으로 해서 "봄날의 햇살 최수연"을 얘기하던 장면이다. 다시 보고 다시 봐도 울컥하며 감동하는 그 장면, 그 대사...
길지 않은 1분 30초동안의 두 주인공이 주고 받는 대사는 듣는 모두를 감동해 오열하게 했다. 이유가 뭘까? 그러면서 대사를 다시 보고 다시 봤다.
최수연 : 우영우가 웬일이야 구내식당 밥을 다 먹고
우영우 : 오늘 저녁 메뉴가 김밥이라서
최수연 : 김밥 나오는 날은 말해줘야겠네
최수연 :너 권민우 변호사한테 그거 말했나 보더라
우영우 :어?
최수연 :권모술수 권민우
우영우 :아! 나를 자꾸 우당탕탕 우영우라고 불러서
최수연 :뭐야, 사건 하나 같이 하더니 서로 별명 부르는 사이 됐냐
우영우 :우당탕탕 우영우는 내 별명 아니야
최수연 :나도 그런 거 만들어줘
음... 최강동안 최수연 어때?
아니면? 최고 미녀 최수연!
우영우 :아니야!
최수연 :아니야?
우영우 :너 그런 거 아니냐
최수연 :그럼 나는 뭔데?
우영우 :너는...
최수연 :나는?
우영우 :봄날의 햇살 같아
최수연 :어?
우영우 :로스쿨 다닐 때부터 그렇게 생각했어.
너는 나한테 강의실의 위치와 휴강 정보와 바뀐 시험 범위를 알려주고
동기들이 날 놀리거나 속이거나 따돌리지 못하게 하려고 노력해
지금도 너는 내 물병을 열어주고
다음에 구내식당에 또 김밥이 나오면 나한테 알려주겠다고 해
최수연 :....
우영우 :너는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야
"봄날의 햇살" 최수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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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구내식당에 앉아서 밥을 먹기 시작할 때부터 물을 따주는 최수연. 그리고 김밥을 좋아하는 우영우에게 구내식당 김밥 메뉴를 알려준다고 하면서 시작하는 장면.. 권모술수 권민우를 얘기하면서 재미있게 시작하는 이 장면은 감격의 오열을 끌어내는 크라이맥스 명장면으로 탈바꿈했다.
자폐 스팩트럼을 가지고 있는 우영우를 곁에서 조용히 배려하고 도와주는 최수연은 자기가 우영우를 배려하고 있음을 영우가 인식하든 안하든 친절함을 품고 영우를 도와준다. 첫 회에서도 회전문 앞에 있는 우영우를 도와주는 장면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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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를 다른 사람들과 같이 평범하게 대하고, 또 장난도 치면서 우영우와 관계를 이어가는 친구.
우영우가 알거나 알지 못하거나 최수연은 따뜻하게 우영우를 도와준다. 최수연은 그렇게 자신이 배려하는 것을 우영우가 모를 거라고 생각했던 거 같다. 드라마를 보는 우리 모두도 그랬다. 영우가 그런 배려를 알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봄날의 햇살
최수연
그래서 우영우가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라고 말을 할 때 극 중 최수연 뿐 아니라, 현장에서 촬영하는 스탭들도, 그리고 드라마를 보는 우리 모두... 더 많이 감동해 눈물이 나지 않았을까?
알고 있었구나 우리 영우도...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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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의 배려로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라는 얘기를 듣게 될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을 최수연도 그렇고, 자폐 스팩트럼을 가진 사람이 배려를 알고 있을거라 생각지도 못한 우리도 그랬고... 우리가 너무 미안하기도 했고, 그리고 어디서도 들어볼 수 없는 너무 아름다운 칭찬에 감동해 눈물이 났던 건 아닐까? 바로 나를 향한 감동의 칭찬이 아님에도 말이다.
"봄날의 햇살"이라는 한마디의 말로 최수연은 그동안 배려와 도움을 다 돌려받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우리가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이런 말을 누군가에게 들었다면 그 사람의 모든 잘못을 용서할 것 같은 마음의 동요가 있던 것처럼 말이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 속담이 괜히 나온 게 아니란 생각이 든다.
너는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야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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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도 또 다시 들어도 계속 울컥하는 건 우리가 이런 아름다운 말을 들어보지 못해서가 아닐까 한다. 누군가에게 듣기 어렵다면 먼저 해보는 건 어떨까?
곁에서 나를 배려하는 이가 있다면 오늘 한번 이렇게 말해보는 건 어떨까?
"당신은 나에게
봄날의 햇살 같은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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