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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도가 지나간 자리' 리뷰, 삶이 끝났다 생각될 때 만난 사랑 그리고 죄책감

영화를 보고나서 어떤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많은 감정이 들게 한 영화가 바로 '파도가 지나간 자리'다. 당사자가 되지 않아도 같이 슬퍼지는 영화. 

 

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였던 톰(마이클 패스벤더 분)은 전쟁의 상처로 사람들을 피해 외딴 섬의 등대지기로 자원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이자벨(알리시아 비칸데르 분)과 편지를 주고 받으며 마음을 열게 되어 오직 둘만의 섬에서 행복한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둘의 사랑으로 얻게 된 아기를 2번이나 잃게 되고 상심에 빠질 때, 파도에 떠내려온 보트 안에서 남자의 시신과 울고 있는 아기를 발견하고 아기를 자신들이 키우기로 한다. 
 
그러나 수년 후 친엄마 한나(레이첼 와이즈 분)의 존재를 알게 되고, 톰과 이자벨 그리고 한나는 가혹한 운명에 놓이게 된다. 

이들은 어디서부터 가혹한 순간을 만들기 시작한 것일까...

 

죄책감을 가지고 살 수 있을까? 죄책감(罪責感)은 저지른 잘못에 대하여 책임을 느끼는 마음이다.
 
잘못은 누구의 기준도 아닌 '자신의 기준'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작은 잘못도 자신이 생각하기에 큰 잘못이라면 그 죄책감에 힘들어할 수 있고, 반면 다른 사람이 보기에 큰 잘못도 자신이 생각하기에 작으면 죄책감 없이 살아갈 수도 있다.  
 
배에 떠내려 온 아이를 발견했을 때, 그 아이의 부모를 찾아주기 위해 신고를 하자던 톰과 부모가 없을 수도 있고 고아원으로 보낼 수도 있으니 아이를 위해 자신들이 그냥 키우자는 이자벨. 

톰은 신고를 하지 못한 죄책감에 힘들었고, 신고를 해서 아이가 고아원으로 보내지면 되돌릴 수 없을 것 같은 죄책감을 갖게 되어 힘들 수도 있던 이자벨. 

자신의 기준에 따라 크게도 작게도 되는 죄책감.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죄책감은 그 마음이 무거우면 자신의 삶을 평범하게 살아가기 어렵게 된다. 그 죄책감에 사로잡혀서 말이다. 그래서 그 죄를 고백하고서야 평안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톰은 전쟁을 보낸 죄책감에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았던 마음으로 등대지기로 혼자 있고 싶어했던 마음을 가지는 정도로 세상에 죄책감이 있었다. 그런 죄책감을 자신 사람이었으니, 아이를 신고하지 않고, 또 아이의 엄마의 존재를 알게 되는 순간 자신의 죄책감으로 부터 벗어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그래서 자신의 그 죄책감으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쳤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사랑했던 이를 보호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톰.   

아이를 잃은 슬픔을 극복하지 못함에서 일지, 길잃은 아이를 신고없이 키운 죄책감일지, 사랑하는 이를 믿지 못하고 배신함에서 일지, 죄책감에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것은 원래 엄마에게 알려줌에서 일지... 

사랑하는 부부의 행복이 잠시의 행복을 위해 선택했던 선택으로 얼마나 많은 가혹함을 남기게 되는 지를 보면서, 그들의 마음도 이해가 가고, 또 그들 때문에 아이를 만나지 못하는 엄마의 마음도 이해가 되고... 

정말 영화 제목처럼 파도가 지나간 자리에 남겨졌던 아이로 인해 부부의 삶이, 그리고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의 삶이 어떻게 변할 수 있을지 그 엄청난 아픔을 보여주는 영화다. 그리고 그 아픔이 치료 되는 것도 함께 보여주고. 

빛과 바다의 사이(The Light Between Oceans)라는 영화 원제는 우리의 삶이 한번의 순간의 선택으로 빛과 소용돌이 치는 바다의 사이를 오갈 수 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아이를 잃은 부모의 아픔, 그리고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를 잃은 아내의 아픔,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제 3자의 아픔. 신기하게도 아이를 잃은 엄마의 마음을, 아이를 낳지 않은 이들에게도 그 마음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감동을 선사한다. 짠한 감동의 순간을.

그리고,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한 한 남자의 선택이 얼마나 대단한지도 보여준다. 

내 삶이 끝났다 생각했을 때
당신을 만났고,
당신에게 사랑을 받았어.

톰의 고백에 함께 울게 되는 순간이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같다. 

그렇게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는 용감함... 그 것에는 그는 그 어떤 죄책감도 없는 선택이었다. 톰의 선택은 요즘 흔히 보지 못했던 사랑에 대한 감동을 선사한다.

삶이 끝났다 생각할 때 만난 사랑... 자신의 죄책감을 벗어나고자 했지만, 자신의 사랑은 포기할 수 없던 한 남자의 찡한 사랑이 있는 영화 '파도가 지나간 자리'. 

로맨틱한 대사와 화사한 화면이 인상적인 영화 ‘파도가 지나간 자리’는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확인하게 되는 감성 멜로 영화다. 

ps. 감성 멜로라 두 커플이 현실에서도 사랑에 빠졌을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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