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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죽는 다는 것은 하나의 예술... '실비아(Sylvia,2005)'

이 글은 2005년 영화 '실비아'개봉당시 써둔 글입니다.

 

2009년 5월 23일 오전 들었던 현실같지 않은 전대통령의 서거 소식...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지난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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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의 죽음의 기억이 가시지 않는 시점에서 영화 '실비아'는 자살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여류시인 실비아(1932-1963)의 삶을 다룬 영화 '실비아'.

 

 

 

8살부터 약을 먹고, 혹은 물에 뛰어들며 자살을 시도했을 정도로 정신적으로 유약했던 실비아(기네스 팰트로 분)는 스물넷에 천재시인 테드 휴즈(다니엘 크레이그 분)와 열정적인 사랑을 하며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실비아는 남편 테드의 외도로 인한 스트레스로 자신 스스로를 잃어가면서 결국 자살에 이르게 됩니다.

 

영화를 보면서 처음에는 테드의 행동에 실비아가 너무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의부증에 걸린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실비아는 함께 사는 사람의 육감으로 테드가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직감한 것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마지막에 테드가 다른 여인이 있다는 얘기하는 장면에서 말이죠.

부인인 실비아를 사랑하지만, 다른 여인을 떠날 수 없다는 테드의 말이 정말 이해가 안되더군요.

 

 

 

삶의 스트레스로 인해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사람들.

흔히 말하는 어려운 일을 겪어보지 않고, 평탄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은 평소에 느끼지 못한 과다한 스트레스가 오면 그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치료를 받거나 치료조차 못받을 정도로 변하게 됩니다. 

 

반복적인 스트레스의 과다로 인해 더이상 자신이 살고 있는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게 되고, 삶이 더이상 느껴지지 않게 되는 경우 요즘 흔히들 말하는 우울증에 걸리거나, 혹은 자살이라는 최악의 수단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화 속에서 실비아가 이런 질문을 합니다.

"삶이 더이상 느껴지지 않는다. 비참해질 때까지 비참해지고도 계속 나빠지는 데 어떻게 하나?"

그러자 "그냥 산다"라고만 대답하는 출판사 사람.

 

 

 

자신의 삶을 포기하기 전에 사람은 주변의 누군가에게 자신의 상황을 알리려고 합니다. 혼자서는 버티기 힘들어서 누군가의 도움을 요구하는 무의식적인 반응인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그걸 인식하지 못하고 그냥 넘어갈 경우 그 사람을 잃게 되는 경우가 생기게 되기도 합니다.

 

"죽는 다는 것은 하나의 예술.

나는 그것을 잘해낸다.

지옥처럼 느끼게 그걸 잘한다.

내가 선택받은 사람처럼..."

 

처음 영화 시작부분에 실비아가 누워있으면서 하는 말은 너무 인상깊었습니다.

죽음, 자살을 하나의 예술로 표현하는 것이 아름답다는 생각도 들게하면서 참 섬뜩한 느낌이 들었던 장면이었으니까요.

 

영화 속 실비아는 자신의 스트레스를 통해 시를 써내려가 예술적인 발상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심오함에 굶줄여 있던 타인을 위해 자신의 고통은 자신 스스로 지고,

그 것을 예술로서 승화시키는 것에 주력했던 것 같습니다.

 

예술적인 자살이란 표현은 입에 담고 싶진 않지만,

그런 말이 어울리는 그녀의 삶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ps. 이런 상황에 몰린 누군가 손내밀때 잡아줄 수 있기를....

 

 

그런데...

우린 누구나 자신이 감당하기엔 너무 큰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갑니다.

작은 스트레스는 자신도 모르게 지나가지만, 자신이 느끼고 감당하기 힘들어 하는 스트레스는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가 버리는 것 같이 느껴지니까요.

 

전 스트레스를 받거나 큰 문제가 생기면 항상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건 지금 나에게 주어진 시험이다. 이걸 넘겨야만 또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또 시험이 올것이다. "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지나면서 굉장히 많은 시험을 치뤘던 기억이 있습니다.

시험이 너무너무 어렵고 힘들었던 적도 있고, 너무 쉽게 풀어서 뿌듯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시험은 자신의 수준에 맞게 순차적으로 주어집니다.

초등학교때는 초등학생들이 풀수 있는 문제가, 대학교때는 대학생이 풀수 있는 문제가 말입니다.

초등학생에게 대학생이 푸는 문제를 내지는 않습니다.

 

지금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너무나 큰 문제가 자신 앞에 놓여있다면, 그건 자신의 수준이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수준에 이르러 있는 것입니다. 神은 우리에게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시험을 주니까요.

지금 닥쳐있는 문제를 풀고 나면 분명히 또 한단계 수준이 올라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 입니다.

문제를 풀지 않고 피하기 위해 선택한 자살은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는 최후의 최악의 수단임을 기억하면서 말입니다.  





실비아 (2005)

Sylvia 
 7
감독
크리스틴 제프스
출연
기네스 팰트로다니엘 크레이그블라이드 대너루시 데이븐포트아미라 캐사
정보
드라마 | 영국 | 114 분 | 2005-04-15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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